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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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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집계되면서 근 1년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석 달 연속 2%대인 건데, 고공행진하던 석유류와 채소·과일값이 둔화하면서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산적해 있습니다. 최근 가스요금 인상과 중동의 정세 불안, 폭우와 태풍과 같은 기후요인이 하반기 물가를 자극할 전망입니다. 정부의 올해 물가 전망인 2.6%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평균 물가가 2.4%를 기록해야 가능합니다. 과연 달성이 가능할까요?

7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4%로 지난 4월부터 석 달 연속 2%대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입니다.


특히 농축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7.3%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 2.2% 하락하면서 지난 3월 정점 이후 안정되는 모습입니다. 제철을 맞은 참외와 수박의 가격은 출하지가 늘면서 전월보다 각각 25.1%, 23.4% 감소했습니다. 지난 겨울과 봄 기상 악화로 상승세를 보이던 채소류 가격도 배추(-22.9%), 대파(-13.0%), 풋고추(-16.2%) 모두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견인했습니다.

아직 햇과일이 출하되지 않은 사과(63.1%)와 배(139.6%)는 전년보다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생육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사과와 배가 지난해처럼 가격이 폭등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과와 배의 생육 상황도 양호한 상황이고, 지난 3일 기준 과수화상병과 흑성병 역시 전체 면적의 0.15%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는 겁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최근 배경브리핑에서 "사과는 7월 하순부터 쓰가루(아오리)와 썸머킹, 8월 하순부터 홍로가 본격 출하될 예정이다. 배 역시 8월 중순 원황, 하순부터 신고 품종이 본격 출하될 것"이라며 "작황이 양호한 조생종 사과 등이 출하되기 시작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습니다. 당초 정부의 전망대로 하반기로 갈수록 2%대 초중반으로 안정되는 흐름일 거라는 관측입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물가상승률을 평균 내면 약 2.8%입니다. 단순계산하면 하반기에는 평균 물가상승률이 2.4%를 기록해야 정부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물가 둔화세는 확실하지만 몇 가지 변수는 존재합니다. 지난달 상승했던 국제유가로 당장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보다 반등할 거로 기재부는 보고 있습니다. 폭염과 태풍 등 기상이변도 농축산물 물가를 좌우하는 키입니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농산물은 7월에 계절적으로 폭염, 태풍 등 기상이변 많아서 불확실성이 있고, 유가와 환율 등 외부적인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7월은 (6월에 비해) 반등요인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안정 흐름으로 가고 있지만 불안요인이 남아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8월부터 오르는 주택용 가스요금과 인상폭을 논의 중인 우윳값도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재무상황이 악화하면서 지난 5일 도시가스 요금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다음 달 1일부터 주택용 도매요금을 서울시 소매요금을 기준으로 MJ(메가줄)당 1.41원 인상하는데, 이렇게 되면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 요금이 3770원 정도 오를 전망입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 만의 인상입니다.

지난달부터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며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원윳값 인상폭도 관건입니다. 낙농업계는 생산비 상승 등을 감안해 올릴 수 있는 최대치인 ℓ당 2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윳값 상승은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을 야기합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 역시 중동정세의 불안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국제유가 상승을 일으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변수는 환율과 국제유가다. 중동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고 달러 강세 현상은 지속될 거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지난달 물가 발표 중 눈에 띄는 것 중 한 가지는 생활물가지수입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지수인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년 대비 2.8%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건 지난해 7월(2.0%) 이후 11개월 만입니다. 물가를 끌어올릴 여러 변수가 많지만 정부의 전망대로 이번 하반기에는 서민의 체감 물가가 2%대 초반으로 안정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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