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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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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노동계 및 노동 전문가들이 배달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고(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들을 새로운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피해자로 꼽았다. 이들은 이중구조를 한국 사회 불평등의 원인으로 봤는데, 특히 특고·플랫폼 종사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사회 불평등 연속토론회: 노동시장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에서 이 같은 내용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노동계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의 공동주최로 진행됐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란 임금, 일자리 안정성 등 근로조건에서 질적 차이가 있는 두 개의 시장이 공존한다는 의미다.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등으로 인한 임금격차가 대표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정규직과 정규직, 남성과 여성,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 그 형태는 다양하다.
최근 들어선 디지털 산업의 발달로 택배·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고·플랫폼 종사자의 숫자가 늘며 이들의 근무환경, 임금 등에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아 최저임금, 산재보험 등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전병유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새로운 분절 형태로 특수고용, 플랫폼노동, 자영업 등을 꼽았다. 전통적 분절의 경우 성, 규모, 고용형태 등이다.
토론에 참여한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정보통신, 플랫폼산업의 발달과 함께 사용자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특고, 플랫폼노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확산되는 특고·플랫폼노동에 따른 노동자성 오분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사용자들이 책임회피를 위해 이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실장은 "사용자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이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근로기준법의 노동자 정의 확대를 통해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는데, 특히 특고·플랫폼 종사자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프리랜서, 특고노동자가 400만명, 플랫폼 노동자가 220만명에 이른다"며 "이들에게도 단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조합, 단체교섭은 불평등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기구의 입장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ILO(국제노동기구)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지난 2018년 "결사의 자유의 적용대상이 되는 자를 결정하는 기준은 고용관계의 존재에 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영적 근로자 등은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그럼에도 단결권을 향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특정한 자에게 종속적이지 않거나 의존적이지 않은 자영적 근로자의 노동조합을 금지하는 것은 제87호 협약에 반한다고 명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단체교섭, 특히 초기업(산업별) 교섭이 플랫폼 종사자 등에 대한 불평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OECD는 2019년 "플랫폼 노동 등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단체교섭 활성화는 필수적"이라며 "특히 초기업교섭은 플랫폼 등 취약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실효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사무처장은 "특고·플랫폼 노동자 등 기존 노동관계법체계에 포섭되지 못하는 이들의 권리보호 및 증진을 위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다른 토론 참석자인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기술혁신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증가해 기업규모별 임금격차가 악화됐다"며 "규제 없는 디지털 플랫폼이 이런 추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관계의 보호 안에서 하던 일을 고용보호를 받을 수 없는 자영업처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 앞서 이 실장이 언급한 특고·플랫폼 종사자 '오분류'와 관련해서도 "노동자성 판단 기준을 완화하고 그 입증 책임을 사용자가 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영업자로 오분류된 독립계약자가 수수료, 알선료, 소개료 등을 과다 부담하는 다단계 구조가 양극화를 악화하고 빈곤노동자를 양산하는 주범"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날 참석자들은 정규직·비정규직, 남성·여성, 대기업·중소기업 등 전통적인 형태의 이중구조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특히 성별 임금격차와 관련해서 이주희 교수는 "우리나라 성별임금격차는 OECD 평균의 3배 가까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사회 전체적인 불평등 수준을 악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 상대적 빈곤률도 16.6%로 남성(13.6%)보다 3%p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사회 불평등 연속토론회: 노동시장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에서 이 같은 내용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노동계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의 공동주최로 진행됐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란 임금, 일자리 안정성 등 근로조건에서 질적 차이가 있는 두 개의 시장이 공존한다는 의미다.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등으로 인한 임금격차가 대표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정규직과 정규직, 남성과 여성,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 그 형태는 다양하다.
최근 들어선 디지털 산업의 발달로 택배·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고·플랫폼 종사자의 숫자가 늘며 이들의 근무환경, 임금 등에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아 최저임금, 산재보험 등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전병유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새로운 분절 형태로 특수고용, 플랫폼노동, 자영업 등을 꼽았다. 전통적 분절의 경우 성, 규모, 고용형태 등이다.
토론에 참여한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정보통신, 플랫폼산업의 발달과 함께 사용자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특고, 플랫폼노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확산되는 특고·플랫폼노동에 따른 노동자성 오분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사용자들이 책임회피를 위해 이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실장은 "사용자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이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근로기준법의 노동자 정의 확대를 통해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는데, 특히 특고·플랫폼 종사자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프리랜서, 특고노동자가 400만명, 플랫폼 노동자가 220만명에 이른다"며 "이들에게도 단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조합, 단체교섭은 불평등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기구의 입장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ILO(국제노동기구)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지난 2018년 "결사의 자유의 적용대상이 되는 자를 결정하는 기준은 고용관계의 존재에 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영적 근로자 등은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그럼에도 단결권을 향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특정한 자에게 종속적이지 않거나 의존적이지 않은 자영적 근로자의 노동조합을 금지하는 것은 제87호 협약에 반한다고 명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단체교섭, 특히 초기업(산업별) 교섭이 플랫폼 종사자 등에 대한 불평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OECD는 2019년 "플랫폼 노동 등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단체교섭 활성화는 필수적"이라며 "특히 초기업교섭은 플랫폼 등 취약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실효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사무처장은 "특고·플랫폼 노동자 등 기존 노동관계법체계에 포섭되지 못하는 이들의 권리보호 및 증진을 위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다른 토론 참석자인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기술혁신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증가해 기업규모별 임금격차가 악화됐다"며 "규제 없는 디지털 플랫폼이 이런 추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관계의 보호 안에서 하던 일을 고용보호를 받을 수 없는 자영업처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 앞서 이 실장이 언급한 특고·플랫폼 종사자 '오분류'와 관련해서도 "노동자성 판단 기준을 완화하고 그 입증 책임을 사용자가 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영업자로 오분류된 독립계약자가 수수료, 알선료, 소개료 등을 과다 부담하는 다단계 구조가 양극화를 악화하고 빈곤노동자를 양산하는 주범"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날 참석자들은 정규직·비정규직, 남성·여성, 대기업·중소기업 등 전통적인 형태의 이중구조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특히 성별 임금격차와 관련해서 이주희 교수는 "우리나라 성별임금격차는 OECD 평균의 3배 가까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사회 전체적인 불평등 수준을 악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 상대적 빈곤률도 16.6%로 남성(13.6%)보다 3%p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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