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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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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 치솟는 공사비에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늘어나자 정부가 공사비 검증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기준 개정을 추진한다.

1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지난 9일 시공자의 공사비 증액 요청이 제기되면 30일 이내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하도록 하는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사비 검증을 신청할 때 조합이 검증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 종류를 보다 명확히 규정했다.

기존에는 ▲공사비 목록 및 사유서 ▲사업개요 및 추진경과 ▲단계별 도급계약서 ▲시공자 입찰 관련 서류 ▲사업시행계획 인가서 등 인·허가 서류 ▲변경 전·후 설계도 및 시방서 ▲지질조사서 ▲자재설명서 ▲공사비 총괄표, 변경 전·후 공사비 내역서, 물량산출서, 단가산출서 등 공사비 내역을 증빙하는 서류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입찰공고문과 입찰 제안서를 비롯해 공사도급계약서, 협약서, 산출내역서, 품질사양서 등 계약서류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하는 애용이 담겼다. 설계도면은 국토부장관이 고시한 '주택의 설계도서 작성기준'에 따른 기본설계도면 수준 이상으로 구체화해 내도록 했다.

아울러 검증기관이 제출서류의 보완을 요구하는 경우 조합이나 시공자는 검증기관 요청을 받고 30일 이내에 보완을 마쳐야 한다.

국토부가 같은 날 행정예고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일부개정고시안에는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단계부터 공사비 검증이 가능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공사계약 체결 전에 정비사업지원기구에 계약내용을 검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공자가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려는 경우 공사비 세부 내역서 등 증빙자료를 포함해 요청해야 한다.

공사비 검증은 조합이나 시공사가 공사비를 일정 비율 이상 증액하는 시점에 정부 산하기관 등에 의뢰해 증액 여부나 규모가 적정한지 검증받는 제도다.

정비사업의 사업기간이 수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물가상승에 따라 초기 계약 때보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기존 계약금액으로 시공할 수 없다며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공사비 분쟁이 많아지자 생겨난 제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67곳 중 27곳(39.1%)은 2년 이상 사업이 지연됐다. 이 중 19곳이 공사비 문제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검증제도가 도입된 2019년에는 한국부동산원이 검증기관 역할을 담당했으며 서울시는 올해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공사비검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건수는 2019년 3건→2020년 13건→2021년 22건→2022년 32건→2023년 30건으로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공사비 분쟁이 발생했을 때 검증을 요청하면 일정 기간 내 회신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서류 미비 등으로 거듭 반려되거나 공사비 검증이 제시간에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현장에서 제기된 바 있다.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8·8 부동산대책)에도 재건축·재개발 사업 기간을 단축해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큰 폭으로 늘리기 위해 가칭 '재개발·재건축 촉진법'을 제정한다는 내용이 남겼다. 나아가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 지원단'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일정 규모(1000세대) 이상 사업장에 공사비 갈등이 발생할 경우 현장 갈등을 조율할 전문가 파견을 의무화해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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