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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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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노동조합 전임자의 노조활동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가 타임오프 한도를 넘어선 노조 간부들을 무더기 해고한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에 대해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내린 데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향후 정책 방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 지노위, '타임오프 위반'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 부당해고 판정

23일 고용노동부와 지노위 등에 따르면, 지노위는 지난 20일 서울교통공사에서 32명을 해고처분 한 것에 대해 징계 양정이 과다하다며 부당해고 결정을 내렸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노조 전임자 급여를 사측이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를 빌미로 사용자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등 문제도 지속됐다. 이에 2010년 타임오프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됐으나, 여전히 타임오프제 관련 노사간·노노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5월 말 근로자 10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중 노조가 있는 521개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타임오프제 위반 의심 사업장 202곳에 대한 대대적인 근로감독을 벌였다.

서울교통공사도 그 중 하나였는데, 서울교통공사의 타임오프 사용 한도는 32명이었다. 하지만 서울시 감사 결과 실제로 타임오프를 사용한 근로자는 한도를 10배 초과한 311명으로 조사됐다. 타임오프 대상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사후 승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한도를 위반한 32명에 대해 무계결근한 기간을 산정한 후 90일 이상은 파면, 50일 이상은 해임 징계를 내렸다. 이에 노조 측은 지노위에 사측을 상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이들은 "수십년 간 노사관행으로 정착됐고 사측의 승인 또는 협조가 있었으므로 무계결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노위는 32명의 비위행위가 중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리긴 했다. 하지만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봤다.

지노위는 "잘못된 관행을 시정함에 있어서 개선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곧바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해고처분을 행한 것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판례에 비추어 양정이 과다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반발…입법처도 "타임오프제 위반 자체가 부당노동행위 아냐"

고용부는 지난 1월 타임오프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위반 사업장에 시정을 지시하고 응하지 않을 시 사법조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타임오프제 위반은 사측이 노조에 부당하게 금원을 지원하는 '부당노동행위'라는 것이다.

또 시정이 완료된 사업장에 대해서도 재점검을 통해 위법사항이 재적발되면 즉시 형사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애초에 노조법은 노동3권을 보장하며 노사 자치를 지지하는 데 있고, 일정시간 이상의 노조 활동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근로시간 면제제도는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고용부는 근로시간 면제제도가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도 "기본적으로 노사관계는 노사 자율이 지배하는 협약의 영역으로 행정력 개입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고용부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시정지시는 노사 협약자치를 침해하는 행정권한 남용"이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입법처)는 정부의 과도한 타임오프제 시정지시가 노조 자주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입법처가 19일 발간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타임오프제의 운영과 근로감독은 어디까지나 노조 자주성 유지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정부의 기획 근로감독이 타임오프제 준수라는 측면을 넘어, 시정지시서 제출 등을 강제하거나 단체협약을 곧바로 변경해 신고하도록 하는 것은 노사관계에 있어 노사자치를 벗어나 정부 지시 범위내로 노사관계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고용부가 의심 사업장 202곳에 대해 근로감독한 것에 대해 "전수조사도 아닐 뿐더러 의심 사업장 중심의 조사임에도 마치 타임오프제 관련 노조의 운영 자체가 상당비율 문제 있는 것처럼 의미가 전달될 우려가 있다"며 "그 내용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노조법 본래 취지에 역행하는 행태로 여겨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용자의 시정지시 불응 시 곧바로 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근로감독에서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나 조사는 행해지고 있지 않다"며, "지배개입은 사용자의 반조합적 행위 의사가 성립 요건이 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타임오프제 한도 초과 그 자체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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