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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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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지난 3일 밤 온 국민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그 충격은 곳곳에서 여전하다. 특히 우리 경제에 불어 닥친 후폭풍에 금융·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1억원대에 고공행진 중이던 비트코인은 8000만원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코스피 2400선이 붕괴되고, 불과 닷새 만에 시총 144조원이 증발하는 등 계엄 선포 이후 2주간 우리 시장에 다시 쓰여진 기록들이 수두룩합니다.

우리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여러 대내외 불확실성에 속절 없이 요동치는 한국 경제, 견고하게 쌓아온 성장세가 꺾일까 크게 우려됩니다.

계엄사태 이후 탄핵정국으로 이어진 대한민국이 어떤 기록을 다시 썼고 그 숫자의 의미는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1.4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주간거래 종가 기준 환율이 1450원을 넘겼습니다. 지난 19일 주간거래 종가는 1451.9원, 주간거래 종가 기준 환율이 1450원을 넘긴 것은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처음입니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이 기록을 위협하는 데다 일부 전문가들은 1500원선까지도 예상한다고 하니 걱정이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번 환율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미 계엄사태 이후 크게 급등했던 터라 대외적 요인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4일 새벽 1440원을 돌파한 뒤 최근 1430원대에 머물러 왔거든요.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서만 50원 넘게 상승한 겁니다.

불안한 것은 환율뿐이 아닙니다. 20일 거센 외국인 매도세 속에서 코스피가 2400선을 겨우 지켰고, 코스닥도 2% 하락했습니다. 역시 연준발 여진이 영향을 끼쳤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은 계엄사태 이후 정신없이 요동쳤습니다.


코스피는 탄핵소추안 의결이 불발됐던 첫 본회의 이후인 지난 9일 종가 2360.18를 기록하며 2400선이 붕괴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이후 10일에도 장중 2400선을 밑돌았습니다. 코스닥은 9일 630선까지 내주면서 4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계엄 선포 이튿날인 4일 이후 9일 장 마감까지 5일만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이 144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는 충격적인 기록도 나왔습니다. 시총 기준으로 현대자동차(42조원) 같은 대기업이 3개 이상 사라진 셈입니다.

비트코인도 계엄 사태 당시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3일 비트코인 가격은 1억3000만원에서 8800만원까지 폭락했습니다.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 이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1억4700만원까지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계엄사태 이후 2주가 넘게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 날의 기억만큼은 생생합니다. 아직 모든 사태가 마무리되지도 않았습니다. 계엄 이후 탄핵정국으로 이어져 당분간 우리 정국은 혼란을 피하기 힘들 전망입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은 불안정한 추이를 보였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8년 전과 상황이 다릅니다.

2016년에는 주력 수출 제품인 반도체 해외 수요 증가로 수출 호조가 이어졌고 내수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던 시기였지만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상승세 둔화, 내수 부진 장기화 속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산적했던 상황입니다.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산적했던 경제상황 속 계엄사태가 불을 지핀 겁니다. 안그래도 위태롭던 우리 경제는 더 거센 바람 앞 등불이 된 셈입니다. 우리 경제, 앞으로 괜찮은 걸까요.

"한국은 과거에도 유사한 정치적 어려움을 겪은 바 있지만 그때마다 헌법시스템, 경제시스템, 비상 대응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해 회복탄력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번에도 건전하고 회복력 있는 경제시스템에 의해 신속하게 안정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경제팀을 이끌며 시장 안정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세계 언론인 앞에 나서서 한 발언입니다. 그는 한국의 저력을 믿어달라고 호소하며 신속한 경제 안정을 확신했습니다.

언제나 위기에서 우리 경제를 구해준 것은 한국인의 저력이었습니다.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사에 깊게 새겨질 작금의 한국경제 상황. 또 한번의 '한강의 기적'이 쓰여지기를 바랍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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