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외치던 클린스만, '무색무취' 전술에 요르단전 완패…亞컵 결승진출 무산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김진엽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아쉽게 실패했다. 자신 있게 우승을 이야기하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이 아쉬웠다.

클린스만호는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배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으나, 요르단에 패배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과 함께해 한국 역대 최고의 전력이란 평가가 따랐으나 준결승에서 좌절을 맛봤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제대로 된 수비 안정을 구축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전략이 한국의 약점을 공략한 요르단의 모래바람에 무너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순간부터 제대로 된 지지를 받지 못했다.

현역 시절에는 세계적인 공격수였지만, 감독이 된 후에는 뚜렷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 부임 전까지 현장을 떠나 있는 시간이 길었다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둬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후 첫 승전보가 가장 느린 감독이란 오명을 썼다. 또 한국 대표팀에만 집중하지 않고 방송 활동을 하고 자주 한국을 떠나 있는 등 외유·태업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그나마 지난해 9월부터는 분위기를 뒤집었다. 11월까지 이어진 A매치를 통해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달리며 선수단 분위기를 반전했다. 아시안컵 대비 최종 모의고사로 치렀던 이라크전에서도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기세를 조별리그까지 잇지는 못했다. 1승2무로 무패는 이어갔지만, 바레인(3-1 승), 요르단(2-2 무), 말레이시아(3-3 무) 등 약체를 상대했음에도 내용이 좋지 않았다. 또 조 1위가 아닌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토너먼트에서도 진땀승을 반복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0-1로 끌려가다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조규성(미트윌란)의 극적 동점골로 경기를 연장전까지 이었다. 이후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신승을 거뒀다.

8강 호주전에도 비슷한 흐름은 계속됐다.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51분에 나온 황희찬의 동점골로 또 한 번 연장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연장 전반 14분에 나온 손흥민의 극적 프리킥 득점으로 어렵게 준결승전에 올랐다.

질 것 같지만 끝내 지지 않고 생존하며 '좀비 축구'란 별명이 따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별명은 얼마든지 지어주셔도 괜찮다"며 불안한 과정이 아닌, 준결승전에 오른 결과를 강조했다.

결과의 스포츠인 축구에서 준결승까지 오른 점은 인정받을 수 있지만,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도 크게 개선된 모습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23위인 한국이 87위의 요르단보다 크게 앞서는 데다, 객관적 전력에서도 상대보다 강했으나 무색무취의 전술은 계속됐다.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 HD)으로 구축한 포백라인은 요르단 수준에서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디테일이 떨어진 전략은 상대에게 공간을 내줬고, 결국 후반전에 두 골을 내어주며 무너졌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요르단을 만나 3승3무로 무패를 달렸으나, 아시안컵 준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첫 패배를 내주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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