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서 '침묵'한 황희찬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김진엽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이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클린스만호는 7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지난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이후 64년 만의 정상을 노렸던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좌절됐다.

요르단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3승3무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한국은 이날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며 아시안컵에서 탈락했다.

세밀한 공격은 없었고, 조직력 있는 중원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단한 수비력도 부재였다. 조현우(울산 HD)의 선방쇼만 있었다.

이에 후반 36분 양현준(셀틱)과 교체되기 전까지 전방에서 고군분투했던 황희찬은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희찬은 경기 후 진행한 믹스트존 인터뷰를 통해 "너무 아쉽다. 중요한 순간에 힘이 되지 못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팀원들에게도 중요한 순간에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팀에 더 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오늘 경기,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커졌다"며 "내가 더 잘 준비하고 몸 관리를 해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느낀 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요르단전을 총평했다.

황희찬의 컨디션은 100%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은 "어제 훈련부터 근육이 안 좋았다. 당연히 풀타임을 뛰고 싶었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몸 관리를 더 잘하고 아프지 않아야 한다"며 "더 잘 준비해서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패배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자신의 부진을 패배 원인으로 들었으나 대체적으로는 전술, 전략의 세밀함이 떨어지는 클린스만 감독의 미진한 대처 능력을 꼽는 상황이다.

아시안컵 이후 일정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인 만큼, 월드컵에서 이런 경기력으로 좋은 성적을 보일지 의문 부호가 따른다.

이에 황희찬은 "스스로를 더 반성하게 된다. 앞으로 대표 선수로서 자격이 주어진다면 더 잘 준비해서 이기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패배한 클린스만호는 곧장 해산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황희찬 등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현지시각으로 7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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