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SSG 1루 후보…전의산 "올해 기회 기필코 잡는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3시즌을 마친 뒤 새롭게 SSG 랜더스 지휘봉을 잡은 이숭용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명확한 주전이 없는 1루, 2루에 대해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올해 주전 1루수 후보 중 하나인 SSG의 거포 유망주 전의산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전의산은 2022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1군 데뷔 시즌 전의산은 타율 0.249 13홈런 45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797의 성적을 냈다. 시즌 막바지에는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6월 1군 무대를 밟은 뒤 18경기에서 타율 0.333 3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전의산은 2022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고, 우승 반지도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전의산에게 적잖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잡지 못했다. 56경기에서 타율 0.201 4홈런 21타점에 머물렀다.

지난해 6월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전의산은 8월에 복귀한 뒤 7경기에서 타율 0.389로 활약했지만, 9월 이후에는 타율 0.059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타격에서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전의산에게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전의산이 타격에서 부진을 이어가자 기회도 줄어들었다.

전의산은 "2022년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주위에서 기대하는 부분도 타격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22년과 비교해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내 아쉬움이 크다"며 "지난해 많이 내려놨었다. 타격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데, 인정해야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공수에서 발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서도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전의산은 "수비도 수비지만, 타격을 놓고 싶지 않았다. 타격 훈련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며 "지난해 수비 때문에 경기에 나가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 시즌을 보내고 나니 장점인 타격보다 수비에 더 큰 신경을 쓰고 있더라. 수비도 당연히 잘해야하지만, 장점을 더 살리고 싶어 타격에 조금 더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힘으로 밀어붙이는 타격을 하는데, 타격코치님과 간결하게 스윙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배트를 힘으로 돌리지 않고 회초리처럼 휘두를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고 하셨다. 하체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며 "나의 가장 큰 장점은 힘이지만, 힘을 발휘하려면 정교함이 필요하다. 이번 캠프에서 한층 정교한 타격을 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자체 홍백전을 한 차례 밖에 하지 않았지만, 훈련 효과를 느꼈다. 전의산은 "준비한 부분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어 기쁘다. 뿌듯했다"고 자평했다.

전의산은 2023시즌을 마친 후 현역으로 군에 입대할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구단과 상의 끝에 입대를 일단 미루기로 했다.

병역 문제 해결까지 미룬 만큼 전의산은 올해 반드시 주전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 감독이 '1루 무한 경쟁'을 선언한 것에 대해 전의산은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1루가 제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항상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하는데, 말로 하기보다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군대를 가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렇기에 더욱 더 후회없이 잘하고 싶다. 수치적인 목표를 갖고 있지만 얽매일 것 같아 일단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의산은 "새로운 감독님, 코치진이 오셨고, 이번 기회까지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내가 걷어찬 꼴이었다"며 "올해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번 기회는 기필코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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