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돔구장 짓는 동안 잠실주경기장 사용 확정…1만8천~3만석(종합)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홈경기가 오는 2027년부터 5년간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잠실돔구장 건립공사가 진행되는 약 5년 간 잠실주경기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활용하기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와 두산은 2026년 시즌까지 잠실야프로야구 구장을 이용하고, 2027~2031년까지 총 5개 시즌의 경기를 잠실주경기장에서 펼친다.

시는 지난해 9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복합개발사업의 하나로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돔구장으로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잠실 복합개발사업은 잠실 운동장 일대에 돔구장, 전시컨벤션센터, 스포츠콤플렉스 등 스포츠·마이스 시설과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복합 조성하는 사업이다. 잠실야구장 위치에는 호텔과 연계한 3만석 이상의 돔구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새 돔구장을 짓는 동안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던 LG·두산 측은 대체 야구장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이에 서울시와 한국야구위원회(KBO), LG·두산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에 걸친 통합협의체(TF) 회의와 현장 점검, 실무 협의 등을 벌였고, 지난 2일 잠실주경기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경기장 좌석은 그라운드와의 거리 등 관람 여건을 고려해 내·외야를 중심으로 1~2층에 총 1만8000여 석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잠실야구장을 찾는 프로야구 평균 관객 수가 평일 기준 1만7000~1만8000석 정도인 점을 감안해 좌석 규모를 정했다.

최대 6만명까지 수용 가능한 잠실주경기장의 관람석 규모를 제한한 것은 이 일대에 잠실 복합개발사업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동 통로가 제한되는 탓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경우 안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주변이 공사 현장이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 귀가할 때 인파가 한번에 쏟아져 나올 수 있어 어떻게 인파를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통로 폭을 최대한 확보해 최대 1만8000~3만석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향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관람객 안전이 확인되면 주말 경기와 라이벌전, 포스트시즌 등에는 3층 관람석까지 개방해 총 3만석 이상까지 관람석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 인원을 3만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각 구단에서 경기 때마다 안전관리대책과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그라운드와 거리가 먼 외야 부분에는 이벤트석을 설치하고, 최대한 내야 부분을 좌석으로 활용해 관람에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장 통로는 잠실 주경기장의 관람객 안전을 위해 '봉은교' 방향의 서쪽 진출입로뿐 아니라, '백제고분로' 방향의 동쪽 진출입로를 추가로 확보했다. 잠실종합운동장 북쪽 부근의 공사영역 조정으로 진출입로 추가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서쪽 진출입로는 봉은교의 인도 폭을 4~8m로 넓히고 인근 보·차도도 정비한다. 동쪽 진출입로는 올림픽대로 지하화 구간과 잠실 복합개발사업 공사구역 등과 구분되는 6m의 폭의 보행 전용통로를 별도로 설치할 예정이다.

잠실 주경기장 내 축구장과 육상 트랙은 KBO 매뉴얼에 맞춰 프로야구 필드로 교체한다. 일부 실내 공간은 야구장 '더그아웃(경기 진행 시 감독·선수·코치 등의 대기 장소)', 선수 지원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5년 후에는 다시 주경기장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야구장 시설을 철거할 계획이다.

이번 대체 구장 조성비용으로는 300억~4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잠실민간투자사업자가 선투자를 진행하고, 서울시는 대체야구장 상업광고 사용료를 조정하는 등 두 구단과 함께 비용 보전방법을 협의할 예정이다.

두 구단과 KBO는 관람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람객 안전 관리 대책·운영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시와 협의해 관람 안전에 철저를 기한다는 계획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어려운 이해 관계와 난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야구계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LG트윈스 김인석 대표이사도 "구단은 대체구장 사용기간 동안 팬들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고, 두산베어스 고영섭 대표이사도 "야구 팬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잠실 주경기장은 돔구장 건립 기간 동안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지만 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람객의 편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야구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할 수 있는 잠실 돔구장 건립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개발 사업과 함께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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