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이 女때려""죽어야 끝나"…'XY권투선수 옹호' IOC에 해리포터 작가도 분노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올림픽 여자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된 복싱선수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에 대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에 출전할 권리를 가진 여성"이라며 두둔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여성들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며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두 선수의 성별 논란을 촉발한 국제복싱협회(IBA)와 IBA를 주도하는 러시아가 "파리 올림픽 이전부터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왔다"고 비판했다.

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두 선수가 XY 염색체를 가졌다며 실격 처분을 내렸지만,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고 규정에 따라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문제가 없다고 봤다.

칼리프는 여성이지만, XY 염색체를 갖고 있으며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오는 성발달이상(DSD)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았다.

그는 "복싱이 올림픽 정식 종목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IBA 대신) 새로운 단체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기자회견 후에도 논란은 진행 중이다.

4일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여자 57㎏급 8강전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린위팅 선수와 대결한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는 경기가 끝난 뒤 두 검지를 교차시켜 'X' 모양을 만들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스테네바는 이 행동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묻는 언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며 "여성을 뜻하는 XX 염색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스테네바를 지도하는 보리슬라프 게오르기에프 코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린위팅이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면,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명 인사들도 IOC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은 4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방송과TV 등 언론 매체가 생물학적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러한 왜곡으로 곧 누군가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날 그는 "IOC가 여성 운동선수를 차별한다. 파리올림픽이 '남성 폭력'을 중계하는 것으로 기억에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를 폐지했다"며 유전자 검사인 '뺨 면봉 검사'를 도입하라고 말했다.

롤링은 지난 1~2일에도 "DSD를 가진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방식을 바꿀 수 없지만 속이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다. 여성에게서 메달을 받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다. 부상을 입히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다" "젊은 여성 권투 선수(이탈리아 안젤라 카리니)가 함께 링에 오른 남성 선수(이마네 칼리프) 때문에 그동안 노력해온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썼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이 미친 짓을 끝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여성 복서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부상을 당하는 것? 여성 복서가 살해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같은 날 엑스에 칼리프의 일방적인 펀치에 상대 선수가 맥을 못추는 모습이 담긴 과거 경기 영상을 올리며 "이건 미쳤다"고 적었다. 그는 "남성은 여성 스포츠에 속하지 않는다"는 글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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