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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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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울=뉴시스]김희준 김주희 기자 = 아슬아슬하게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놓쳤지만 존재감 만큼은 작지 않았다. KIA 포수 김태군(35)이 공수 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을 견인했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이겼다.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9회초 2사 후 삼성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우승을 확정한 순간, 김태군은 포수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로 달려갔다. 그리곤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정해영과 얼싸안았다.

2008년 프로에 뛰어든 후 주전 포수로 처음 느끼는 우승 감격을 마음껏 누리는 모습이었다.

김태군은 이날 KS MVP 투표에서 단 1표 차로 수상에 실패했다.

팀 동료 김선빈이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46.5%)를 얻어 MVP에 올랐다. 김태군은 1표 적은 45표(45.%)를 받았다.

우승 세리머니 후 김선빈은 MVP 수상에 대해 "태군이가 받았어도 인정했을 것 같다. 시리즈 동안 워낙 잘했다"며 '경쟁자'에 엄지를 들었다.

김태군은 "(한 표를 더 준) 한 명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고는 "다른 선수가 받아도 인정했겠지만, 1989년생 친구가 받아서 인정한다"며 김선빈의 수상에 박수를 보냈다.

사실 김태군은 MVP 발표 후 이범호 KIA 감독에게 '팀 MVP는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태군은 "감독님이 조용히 하라고 하시더라. 그래도 솔직히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아쉽게 MVP 수상은 불발됐지만, 근소한 표 차이 만큼이나 김태군의 활약도 빛났다.

김태군은 지난 26일 열린 KS 4차전에서 3회 그랜드슬램을 작렬해 일찌감치 승기를 끌고 왔다. 시리즈 흐름을 KIA로 완전히 끌고 온 한 방이기도 했다.

정규시즌에도 만루 홈런을 단 한 번도 치지 못했던 김태군은 가장 큰 무대에서 결정적 순간 그랜드슬램을 그려 팀을 웃게 했다.

우승이 확정된 이날도 김태군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3-5로 추격하던 5회 1사 후 볼넷을 골라 물꼬를 텄다. 이창진의 볼넷, 박찬호의 땅볼에 2루를 지나 3루를 밟은 김태군은 상대 김윤수의 볼넷에 득점을 올렸다.

5-5로 맞선 6회 1사 1, 3루에서는 유격수 쪽 내야 깊은 곳으로 타구를 보내 3루 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불러들였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이번 KS를 통해 김태군은 공격과 수비를 두루 갖춘 포수로 다시 한번 입지를 다졌다. 그는 이번 KS 5경기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을 올렸다. 출루율은 0.400, 장타율은 0.647을 기록했다.

김태군은 지난 2016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첫 KS 무대를 밟았지만 타율 0.100(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팀도 두산 베어스에 4전 전패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NC가 우승했던 2020년엔 KS 엔트리에 들었지만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에 밀려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트레이드로 2023시즌 KIA에 합류하면서 새 출발에 나섰다.

그는 올해 주전 포수로 KIA 안방을 지키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거들었다.

KIA가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4.40)를 달리는 동안 김태군도 묵묵히 안방을 지키며 투수들을 도왔다. 타석에서도 타율 0.264, 7홈런 34타점으로 힘을 냈다.

KS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용과 함께 결정적 찬스를 살려내는 방망이를 선보였다. 팀의 통합 우승에 빼놓을 수 없는 '주전 포수'의 활약이었다.

KIA는 올해 우승 후보 평가를 받고 출발했다. '높은' 평가에 부담이 될 법했지만 정상 등극이라는 결말로 기대에 부응했다.

김태군은 "성적이 안 났다면 부담이 됐겠지만, 시작 전에 상대 팀이 그렇게 말하는 건 그런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팀의 KS 우승에도 설 자리가 없었던 2020년도 돌아봤다. "군대(경찰야구단)을 다녀오니 찬밥 신세가 됐다. 코로나 시즌이기도 했는데,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식으로 시즌을 보내니 재미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해는 큰 계약도 했고, 책임감과 부담감을 같이 느꼈다. 좋은 시즌을 보내고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따 (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 같다"며 가슴을 폈다.

김태군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3년, 총액 25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KIA가 KS에서 무너뜨린 삼성은 김태군이 직전 몸담은 팀이기도 하다.

김태군은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후 야구에 더 재미를 붙였다. 이를 계기로 KIA에 와서도 더 행복하게 야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삼성이 KS에 오길 바랐다. 내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팀과 KS를 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달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꼭 삼성이라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보탰다.

그러면서 "(4차전) 만루포를 치니 (삼성) 구자욱이 적당히 하라고 하더라"고 '뒷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왕좌에 오른 KIA는 이제 2연패를 향해 도전장을 내민다.

김태군은 "장기집권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과제'를 짚었다.

그는 "선수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 우승한다고 쉽게 얻어지는 건 없다.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다. 지금도 아쉬운 모습이 있다. 내 눈 만 이상한 게 아니고 웬만하면 다 보일 것"이라며 챔피언의 자리에서도 긴장의 끈을 더욱 조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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