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상징 충무로 대한극장 66년만에 문 닫는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충무로를 대표하는 극장이었던 대한극장이 문을 닫는다. 개관 66년만이다.

세기상가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9월30일 대한극장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영업 정지 사유로는 극장사업부 영화상영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를 해소하고,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대한극장이 있던 자리엔 빌딩을 개조해 문화예술공연 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공연장 재개관 예정일은 내년 4월이다.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바로 앞에 있는 대한극장은 1958년 개관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20세기폭스가 설계한 거로 잘 알려져 있다.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을 국내 최초 공개한 곳이기도 하다. 1900석 규모 단관 극장으로 운영되다가 2000년 5월21일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개조하기 위해 약 1년 7개월 간 휴관, 2001년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대한극장은 이후 11개관을 운영하며 2000년대 후반까지 시사회 등 각종 행사를 활발히 열렸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를 상징하는 박찬욱 감독 '올드보이' 같은 영화들이 이곳에서 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2000년대 후반 대기업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하자 힘을 잃었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시사회를 연 게 사실상 마지막 굵직한 행사였다.

한편 대한극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머시브 공연인 '슬립노모어'를 수익 공유 방식으로 유치한다. ‘슬립노모어’는 관객이 원하는 인물을 찾아 자리를 이동하며 연극을 보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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