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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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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유튜브 해보니까 진짜 너무 재밌어요. 영상 기획하는 것도 재밌고, 영상 찍어서 만들어내는 과정도 재밌어요."

배우 남보라(34)의 큰 눈망울은 유튜브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해 2월 유튜브 채널 '남보라의 인생극장'을 개설하고 가족과의 일상·요리·메이크업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하고 있는 그녀는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는데 저한테 맞는 일인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안하게 전달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올리고 구독자 분들과 소통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지난 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남보라와 만났다. 따스한 미소가 아름다웠던 그녀는 13남매 장녀답게 다부졌다.

◆다음은 남보라와 일문일답


-유튜브 '남보라의 인생극장'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니까 "천사다" "힐링되네요" 등 반응이 좋더라구요.

"좋은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그리고 저도 콘텐츠를 만들면서 많이 고민하는 지점이 늘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힐링을 했으면 좋겠다'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진짜 많이 하거든요. 영상 만드는 사람으로서 뭔가 사람들한테 전달 할 게 있어야 되잖아요. 제가 구독자 분들한테 마냥 얻기만 하지 않고, 저도 주는 사람이 돼야 하잖아요. '내가 갖고 있는 것 중에, 내가 줄 수 있는 것 중에 좋은 게 뭘까' 고민을 하면서 만들어요."

-유튜브 보니 가족 분들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가족이 많아 든든할 거 같아요.

"진짜 든든한 것도 있고 그리고 제가 친구들이 많은 편은 아닌데 그래도 외롭지 않은 건 동생들이 많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것도 있어요. 이제 동생들이 크고 사회생활 시작하니까 대화도 잘 돼요. 서로 힘든 거 있으면 대화하면서 많이 풀어주기도 하고 위로 받기도 하고, 저도 위로해주기도 하면서 서로 든든한 관계가 돼서 좋아요."

-동생들 챙기는 모습을 보니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힘든 건 없어요. 오히려 이제 어머님들이 '자식 다 키워 놓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하시는 시기가 딱 오신다'고 하시잖아요. 제가 지금 그 시기를 맞은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이제 비로소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하기 시작했어요. 어릴 때는 동생들한테 제 손이 닿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도 거의 없고 하니까 '이제 비로소 뭔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겠구나, 나한테 그럴 시간이 생겼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유튜브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하고 싶었던 외국어 공부도 좀 하고 있어요."


-혹시 막내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저 맨날 하고요.(웃음) 뭔가 다른 사람들을 돌볼 때 힘들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뭔가 '막내들은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요. 저희 막내 보면 위에 언니, 오빠들이 다 챙겨주거든요. 그럴 때 좀 부러워요. 근데 제가 그걸 알아버렸어요. 저는 제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남을 돌보는 걸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뭐든지 다 잘 키우더라고요. 예를 들어 지금 강아지도 제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강아지도 잘 키우고, 식물도 지금 9개나 키우고 있거든요. 저 식물도 잘 키워요.(웃음)"

-지난달에 올라온 '남보라의 인생극장' 영상 보니 여동생 분들이 보라 님을 위해 일본 여행을 보내줬더라구요.

"10년 전에 제가 그 둘을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갔었어요. 근데 저는 동생들이 '그거를 꼭 기억해줘' 이런 건 아니었거든요. 근데 그거를 다 기억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동생들이 그러는 거예요. '옛날에 언니가 우리들 다 데리고 다녔었는데 이젠 우리가 언니 챙겨줄게' 이러더라고요. 거기서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고, '정말 많이 컸구나' 생각도 했고, 키우길 잘했다 생각했어요."

-동생 분들이 기특하네요.

"고맙죠. 저는 그냥 언니로서 동생들 제주도 보여주고 싶어서 데리고 간 거였는데 그런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 안 하고, 커서 갚으려고 하는 모습이 대견하죠."


-유튜브 보니 요리 실력이 출중하시던데 언제부터 요리를 잘하신 건가요?

"언제부터라고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저희 집은 가족이 많다 보니까 음식 양이 많잖아요. 그걸 엄마 혼자서 하실 수 없으니까 항상 저한테 소일거리를 주셨거든요. 예를 들어서 김밥 쌀 때 '당근 썰어라' 하고 칼이랑 당근을 주세요. 그럼 제가 그 칼을 집고 엄마가 하는 거 옆에서 그냥 천천히라도 따라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칼질을 익혔던 것 같아요. 근데 사람들이 제가 요리 실력이 좋다고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열무김치도 잘 담그시고, 두부조림·미나리전·소불고기도 잘 만드시던데요.

"저는 저보다 요리 잘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셔서 제가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배워가는 학생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요리를 정식으로 깊게 공부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이렇게 어깨 너머로 배운 요리들이 대부분이라서 요리를 잘한다고 자랑을 선뜻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요리하는 걸 좋아하긴 해요."

-식구 분들은 보라 님이 만든 음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요?

"'맛있다'고 할 때도 있고 '이건 좀 짜다' 할 때도 있고 솔직한 맛 평가를 해주고 있어요.(웃음)"

-영상 보니 혼자 메이크업도 잘 하시고, 관련 지식들도 잘 알고 계시더군요.

"제가 어릴 때 데뷔를 해서 메이크업 해야 되는 일들이 굉장히 많았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화장품에 관심이 많이 가게 됐어요. 해가 바뀔 때마다 신제품들이 나오는데 점점 화장품들이 기능성도 좋아지고, 기술도 좋아져서 신제품 나올 때마다 샵에서 많이 물어봤어요. 그렇게 공부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이 가게 된 영역이에요."

-사업도 하고 계신데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근데 이제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사업에 대한 뜻을 펼치지 못하다가 내가 이거를 끝까지 못 해버리면 나중에 정말 너무 후회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시작을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거예요."

-현재하고 있는 사업은?

"지금 과일 통조림 유통 사업을 하고 있어요. 단골 고객들이 많이 생겼어요."

-잘 되고 있는 건가요?

"엄청 호황이다' 그건 아니에요. 유지 정도만 되고 있어요."

-최근 한 보육원에 승합차를 기부하셨더라구요.

"2년 전부터 보육원에 매달 아이들 생일 선물을 보내줬어요. 특히 어린이날에는 항상 보육원에 방문해 아기들 얼굴 한 번씩 보고 이랬었는데 원장님한테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보니까 원장님께서 '차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당황스러웠는데 뭔가 그때 '기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차 구매를 목표로 세우고 열심히 돈을 모으기 시작을 했죠. 딱 1년 되니까 제가 목표한 금액에 딱 도달을 했어요. 그 순간 '이게 되네?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라는 자신감을 또 얻게 됐어요."

-힘들게 번 돈을 기부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돈이 아깝거나 하지는 않으셨어요?

"제가 어차피 하기로 했던 거여서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다만 어려웠던 점은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 때였어요. 기부금이 큰 금액이어서 '내가 못하는 건데 내가 괜한 욕심 부리는 게 아닌가' 자기 의심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럴 때마다 '해보자'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쉽진 않았어요."


-연예계 데뷔하신 지가 거의 20년 가까이 되셨는데 과거로 돌아가도 이쪽 일을 하실 건가요?

"네.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다시 이 일을 할 것 같아요. 근데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좀 더 이 일을 되게 소중하게 생각하고 일을 할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마냥 일하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일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모르고 시간을 보냈었던 것 같아요. 내가 뭔가 배우로서 그리고 어떤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생산자로서의 애티튜드(마음가짐)가 분명히 있어야 되는데 어릴 때는 그냥 너무 멋 모르고 일을 하다 보니까 그런 거에 대한 게 조금 부족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그런 거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 같은 걸 좀 확고하게 잡고 더 좋은 사람으로서 일에 임하고 싶어요."

-이름 앞에 '13남매 장녀' 'K장녀'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그 수식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특히 K장녀라는 수식어는 진짜 누구한테도 뺏기고 싶지 않고요. 저만큼 K장녀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웃음) 저는 그 K장녀라는 수식어에 대해 굉장히 만족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앞으로 희망하는 수식어가 있다면?

"100만 유튜버 수식어요. 100만 유튜버를 희망해요.(웃음)"

남보라에게 "본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 세 가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했다. 그는 일과 음식 그리고 예상대로 가족을 꼽았다.

"전 일을 좋아해요. 일하는 것도 좋아하고, 재미도 많이 느껴요. 일을 하면서 저의 존재감을 찾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을 할 수 있음에 정말 너무 감사해요."

-음식을 꼽은 이유는?

"맛있는 음식 먹을 때 진짜 너무 행복해요. 맛집 투어가 저의 취미이자 스트레스 푸는 비법이에요."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요?

"가족이 어떨 때는 '나한테 짐이 돼서 너무 힘들다'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 제가 가족 덕분에 성장한 부분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고맙고 내가 장녀로 태어났다는 거에 대해서 감사해요. 또 가족들이 제가 지원을 한 거에 대해서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다 돌려주려고 해요. 참 착한 가족들을 만나서 감사함을 많이 느껴요. 그래서 '나는 이 집에 태어나서 참 다행이다' '좋은 가족들을 만나서 고맙다' 이런 마음이 커요."

-인간 남보라의 꿈은 뭔가요?

"제 꿈은 그냥 제가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남보라 참 좋은 사람이었어'라고 평가해 주는 거예요."

13남매 장녀치곤 꿈이 소박한 거 같아 "또 다른 꿈 없어요?"라고 물었다. 남보라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좀 더 좋은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밝고 똑 부러졌던 남보라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훗날 그녀의 꿈이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36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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