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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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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그룹 '(여자)아이들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멤버들의 잔속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리더 소연이 이를 언급한 퍼포먼스로 불을 붙이면서다. 양측 모두 협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간극이 적지 않은 만큼 절충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연은 지난 3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열린 세 번째 월드투어 '아이들(iDOL) 인 서울'에서 솔로 무대 도중 랩 가사를 "11월 계약 종료 누가 날 막아"라고 개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를 두고 (여자)아이들의 재계약이 불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퍼포먼스의 일부"라고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해당 퍼포먼스의 사전 협의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소속사는 "언급된 시기는 계약 종료 시점이 맞다"고 입장을 밝혔다. 소연도 지난 6일 SNS를 통해 "이번 퍼포먼스에 거짓을 적지도, 굳이 회사에 숨기지도 않았다"면서 "회사의 미흡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소연의 퍼포먼스로 폭발된 재계약 문제는 올해 데뷔 7년차를 맞이한 (여자)아이들의 상황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2018년 미니음반 '아이 엠'(I am)으로 데뷔한 (여자)아이들은 발표하는 노래마다 크게 히트 시키며 4세대 간판 걸그룹으로 도약했다. 특히 리더 소연은 직접 만든 곡들로 걸그룹 홍수 속에서 팀의 음악적 정체성을 지켜냈다.
리더이자 프로듀서 역할을 하는 소연이 공개적으로 재계약 문제를 꺼내든 점에서 (여자)아이들의 존속 여부는 소연에게 달려있다고도볼 수 있다. 소연이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하는 대신 타회사로 이적하거나 개인 회사를 설립할 경우 미연, 우기, 슈화, 민니 등 다른 멤버들의 향후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로선 (여자)아이들의 잔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여자)아이들을 제외하고 매출을 뒷받침해줄 아티스트와 IP(지식재산권)이 부재한 상태다. 2016년 야심차게 선보인 보이그룹 '판타곤'은 멤버 절반이 소속사를 떠나면서 그룹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데뷔 4년차 걸그룹 '라잇썸'과 올해 데뷔한 보이그룹 '나우어데이즈'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최근 발매한 미니 7집 '아이 스웨이'(I SWAY)로 초동 102만6973장을 기록했고, 올 1월 발매한 정규 2집 '2'은 일주일간 153만7083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독보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연겨기준 매출 1423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122.6% 상승한 성과다. (여자)아이들이 지난해 발매한 미니 6집 '아이 필'(I feel)'이 초동 116만장을 기록하고, 타이틀곡 '퀸카'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킨 것이 큰 몫을 했다.
소연의 퍼포먼스 논란 이후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원만하게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속내는 급급하다.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여자)아이들의 재계약 여부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룹 '블랙핑크' 재계약 문제로 반년이나 골머리를 앓은 YG엔터테인먼트의 사례도 고려해야할 점이다.
지난 3~4월 서울에서 공연을 마친 (여자)아이들은 오는 24~25일 홍콩을 시작으로 도쿄, 타코마, 오클랜드, 휴스턴 등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일각에선 월드투어 마지막 무대인 시드니(11월2일) 공연 전까지 (여자)아이들의 재계약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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