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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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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으쌰라으쌰!"
2022년 10월1일 밤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펼쳐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2' 첫날 현장. 강렬한 록으로 편곡된 '아파트'가 울려 퍼질 때마다 나오는 추임새가 밤하늘까지 멀찌감치 울려 퍼졌다. 이 노래를 부르는 대다수는 '아파트' 발표 당시 태어나지도 않은 20~30대가 대다수였다.
올해 데뷔 48주년을 맞은 가수 윤수일(69)은 오래되고 새롭다. 윤수일밴드로서 1984년 발표한 3집 타이틀곡인 '아름다워'는 몇년 전 MZ세대에서 '한국 시티팝 원조'로 통하며 디깅(digging)돼 재조명됐다. 현재는 '아름다워'에 앞서 1982년 발표한 정규 2집 타이틀곡 '아파트'로 리빌딩되는 중이다.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27·박채영)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39)와 지은 '아파트(APT.)'로 다시 소환되고 있다. '아파트'가 11월2일 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8위를 차지하며 해당차트에서 K팝 여성가수 최고 성적을 거두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자 동명이곡(同名異曲)인 윤수일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두 곡은 완전히 다른 노래지만, 시대의 분위기를 잘 읽은 대중가요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특히 국민 응원가로 통하는 윤수일 '아파트'는 국내에서 아파트 소재의 노래 중 유일한 대명사였다. 그런데 로제의 '아파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윤수일의 '아파트'를 재건축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윤수일은 자연스럽게 이 재건축의 조합장이 됐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 역주행 중이다.
윤수일은 자신의 밴드를 이끈 1980년대 당시 신시사이저 활용 등 상당히 앞서가는 음악을 했다. '아름다워'와 '아파트'를 비롯 자신이 부른 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싱까지 도맡았다. 그런 음악적 재능이 끊임없이 재조명되는 기반이다.
이 대중음악 거장은 최근 폭발적인 관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로제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며, 지금과 같은 K팝의 선전에 대해 우리 대중음악 신 전체에 공을 돌렸다. 다음은 로제가 K팝 여성가수의 기록을 쓴 29일 윤수일과 전화통화로 나눈 일문일답.
-오늘 새벽에 로제 씨가 빌보드 '핫100'에서 K팝 여성가수 신기록을 썼어요. 관련 소식을 들으셨는지요.
"대단히 고무적이고 축하할 일입니다. 빌보드 톱10에 랭크에 된 것이 같은 가수로서 뿌듯하고, K-뮤직으로 국격을 이렇게 높인 것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축하한다는 말로는 모자라죠."
-우리 음악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트렌드에 맞는 음악을 한국 뮤지선들이 잘 만들어내죠. 물론 이번 로제 씨 '아파트'가 외국의 유명 작곡가분들, 음악 디자이너 분들과 협업을 해서 만든 걸 저도 알고 있어요. 브루노 마스도 함께 해서 멋진 음악이 탄생 됐겠죠. 그럼에도 한국 뮤지션들이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과 작업하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앞서 시티팝 열풍에 '아름다워'가 조명된 것도 그렇고 이번 '아파트'가 재조명된 것도 그렇고 선생님이 항상 앞서 가셨던 음악을 했기 때문에 시대를 타지 않고 계속 소환되는 듯합니다.
제가 그룹(사운드)과 같이 활동해오다 보니까 아무래도 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데뷔 시절부터 모토는 이거였어요. '한국적인 음악을 하되 기존 가요 역사를 답습하지 않겠다'요. 그리고 혁명이라는 단어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가요계 흐름에 새로움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성이 활동 목표였죠. 물론 저뿐 아니라 슈퍼 스타급들이 이런 훌륭한 생각을 합니다. 그런 뮤지션들이 시도를 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정신이 모여서 오늘날 K-팝이 세계를 감동시키는 게 아닌가 해요."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에서 젊은 세대가 '아름다워' 그리고 '아파트'를 따라 부르는 순간은 여전히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로제 씨 '아파트' 덕분에 40년 전 제 '아파트'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시니까요. 제가 만든 '아파트'는 운동장에서도 간간이 들려왔기 때문에 대중이 친근감을 느끼셨겠지만 주로 응원가로 생각하시는 음악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아파트 붐이 막 시작할 때, 그 숫자가 많지 않아 서울 시내 갈대 숲 근처에 드물게 아파트가 세워지기 시작할 때 가사에도 나오지만 '쓸쓸한 너의 아파트'를 노래한 곡이거든요. 저 원곡자는 나름의 서정적이고 감성적으로 만든 곡인데 제 본의와 다르게 운동장에서,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업그레이드를 할 때 부르는 곡이 되다 보니까 아이러니하기도 해요. 곡의 운명은 그렇게 원곡자의 의도와 다르게 정해지는 거 같아요."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에서 뵀을 당시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시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2014년 24집 이후 무려 10년 만의 앨범이 되는 셈입니다.
"이제 95% 정도가 됐어요. 믹싱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아파트 2'를 혹시 만드실 생각이 있나요?
"아니요. '아파트2'가 자연스럽게 나왔잖아요.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2022년 10월1일 밤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펼쳐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2' 첫날 현장. 강렬한 록으로 편곡된 '아파트'가 울려 퍼질 때마다 나오는 추임새가 밤하늘까지 멀찌감치 울려 퍼졌다. 이 노래를 부르는 대다수는 '아파트' 발표 당시 태어나지도 않은 20~30대가 대다수였다.
올해 데뷔 48주년을 맞은 가수 윤수일(69)은 오래되고 새롭다. 윤수일밴드로서 1984년 발표한 3집 타이틀곡인 '아름다워'는 몇년 전 MZ세대에서 '한국 시티팝 원조'로 통하며 디깅(digging)돼 재조명됐다. 현재는 '아름다워'에 앞서 1982년 발표한 정규 2집 타이틀곡 '아파트'로 리빌딩되는 중이다.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27·박채영)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39)와 지은 '아파트(APT.)'로 다시 소환되고 있다. '아파트'가 11월2일 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8위를 차지하며 해당차트에서 K팝 여성가수 최고 성적을 거두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자 동명이곡(同名異曲)인 윤수일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두 곡은 완전히 다른 노래지만, 시대의 분위기를 잘 읽은 대중가요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특히 국민 응원가로 통하는 윤수일 '아파트'는 국내에서 아파트 소재의 노래 중 유일한 대명사였다. 그런데 로제의 '아파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윤수일의 '아파트'를 재건축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윤수일은 자연스럽게 이 재건축의 조합장이 됐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 역주행 중이다.
윤수일은 자신의 밴드를 이끈 1980년대 당시 신시사이저 활용 등 상당히 앞서가는 음악을 했다. '아름다워'와 '아파트'를 비롯 자신이 부른 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싱까지 도맡았다. 그런 음악적 재능이 끊임없이 재조명되는 기반이다.
이 대중음악 거장은 최근 폭발적인 관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로제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며, 지금과 같은 K팝의 선전에 대해 우리 대중음악 신 전체에 공을 돌렸다. 다음은 로제가 K팝 여성가수의 기록을 쓴 29일 윤수일과 전화통화로 나눈 일문일답.
-오늘 새벽에 로제 씨가 빌보드 '핫100'에서 K팝 여성가수 신기록을 썼어요. 관련 소식을 들으셨는지요.
"대단히 고무적이고 축하할 일입니다. 빌보드 톱10에 랭크에 된 것이 같은 가수로서 뿌듯하고, K-뮤직으로 국격을 이렇게 높인 것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축하한다는 말로는 모자라죠."
-우리 음악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트렌드에 맞는 음악을 한국 뮤지선들이 잘 만들어내죠. 물론 이번 로제 씨 '아파트'가 외국의 유명 작곡가분들, 음악 디자이너 분들과 협업을 해서 만든 걸 저도 알고 있어요. 브루노 마스도 함께 해서 멋진 음악이 탄생 됐겠죠. 그럼에도 한국 뮤지션들이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과 작업하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앞서 시티팝 열풍에 '아름다워'가 조명된 것도 그렇고 이번 '아파트'가 재조명된 것도 그렇고 선생님이 항상 앞서 가셨던 음악을 했기 때문에 시대를 타지 않고 계속 소환되는 듯합니다.
제가 그룹(사운드)과 같이 활동해오다 보니까 아무래도 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데뷔 시절부터 모토는 이거였어요. '한국적인 음악을 하되 기존 가요 역사를 답습하지 않겠다'요. 그리고 혁명이라는 단어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가요계 흐름에 새로움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성이 활동 목표였죠. 물론 저뿐 아니라 슈퍼 스타급들이 이런 훌륭한 생각을 합니다. 그런 뮤지션들이 시도를 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정신이 모여서 오늘날 K-팝이 세계를 감동시키는 게 아닌가 해요."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에서 젊은 세대가 '아름다워' 그리고 '아파트'를 따라 부르는 순간은 여전히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로제 씨 '아파트' 덕분에 40년 전 제 '아파트'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시니까요. 제가 만든 '아파트'는 운동장에서도 간간이 들려왔기 때문에 대중이 친근감을 느끼셨겠지만 주로 응원가로 생각하시는 음악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아파트 붐이 막 시작할 때, 그 숫자가 많지 않아 서울 시내 갈대 숲 근처에 드물게 아파트가 세워지기 시작할 때 가사에도 나오지만 '쓸쓸한 너의 아파트'를 노래한 곡이거든요. 저 원곡자는 나름의 서정적이고 감성적으로 만든 곡인데 제 본의와 다르게 운동장에서,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업그레이드를 할 때 부르는 곡이 되다 보니까 아이러니하기도 해요. 곡의 운명은 그렇게 원곡자의 의도와 다르게 정해지는 거 같아요."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에서 뵀을 당시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시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2014년 24집 이후 무려 10년 만의 앨범이 되는 셈입니다.
"이제 95% 정도가 됐어요. 믹싱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아파트 2'를 혹시 만드실 생각이 있나요?
"아니요. '아파트2'가 자연스럽게 나왔잖아요.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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