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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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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HYBE)를 상대로 낸 어도어(AOR) 대표이사 선임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29일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민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 8월27일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제작과 경영의 분리가 어도어의 이익, 멀티레이블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것이 해임의 주된 이유였다. 어도어 이사회는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를 어도어 대표로 선임했다.

민 전 대표는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하이브를 상대로 자신을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시키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신과 하이브 사이 체결된 주주간계약 상 정해진 대표이사 임기를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이브는 이미 주주간계약이 민 전 대표의 귀책으로 인해 해지된 상황이라며 대표이사 복귀는 불가하다고 맞섰다.

지난 11일 열린 가처분 심문에서 민 전 대표 측은 ▲민 전 대표와 뉴진스를 비방하거나 성과를 축소하는 이른바 '역바이럴'과 차별 대우 ▲하이브 산하 타 레이블이 소속 그룹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또한 주주간계약의 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계약 당사자간의 신뢰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하이브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 하지 못하면 뉴진스 연예활동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반면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 어도어를 빼돌리려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 이를 실제 실행했다"고 반박했다. 지난 2~3월 이를 감지했고 4월 감사를 통해 계획의 전모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브는 민 전 대표 측이 주주간계약 원본을 기자에게 통째로 전달해 비밀유지의무를 어겼다고 말했다. 뉴진스 표절 의혹, 역바이럴 의혹 등에 대해선 전면 부정했다.

또한 이번 가처분 신청에선 주주가 이사들에게 의결권 행사 등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는 '프로큐어(procure)' 조항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대주주 자격으로 어도어 이사들에게 자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하이브는 다수의 판례와 학설에 비춰볼때 법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가처분 승소로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의 분쟁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조항의 채권적 효력을 인정해도 조항의 내용을 강제로 이행할 것을 구하는 청구가 가능하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법원이 판단, 민 전 대표의 추후 가처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이브는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 하이브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어도어 정상화, 멀티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가 이번 법원의 각하 결정으로 선택지가 다소 좁아졌다. 여기에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로부터 피소당한 소송 건수는 열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지난달 말 한 경연에서 하이브와 소송전을 벌이면서 당시까지 쓴 돈이 23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위해 "집을 팔아야 한다"고도 했다.

민 전 대표가 끝까지 법적으로 싸우겠다고 예고한 만큼, 뉴진스 제작 등에 더 다가갈 수 있는 법적 방안을 찾는데 우선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 전 대표는 또한 이날 오후 김영대 대중음악 평론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는 날인 만큼 각하와 인용 투 트랙을 각각 두고 대응 방향에 대한 말할 거리를 준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일부가 공개된 뒤 세간에 퍼진 타 기획사 아이돌에 대한 평을 수집해 구설에 올랐던 하이브 내부 리포트 등에 대해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 민 전 대표는 이미 해당 문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었다고 밝혔었다. 하이브는 해당 문건에 대해 이재상 대표 명의로 사과하고, 내용을 수집하거나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B씨를 직위해제했다.

이와 별개로 향후 대응방향 등에 대한 내용도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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