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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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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 내부 투쟁을 고집했다, 장외 투쟁으로 전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더 이상 하이브 내부에서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는 인수가 아닌 하이브가 내부에서 처음 세운 레이블이다. '올 도어스 원 룸(All Doors One Room)'의 약자인 어도어(ADOR) 사명은 민 전 대표가 직접 지었다.

그런데 민 전 대표는 이런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이날 사임한다.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도 해지한다고 예고했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와 하이브에 꾸준히 요구해온 건 어도어 대표로서 프로듀싱과 경영 모두 맡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뉴진스 프로듀싱은 일부 열어두면서도 대표 복귀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밝혔다.

하이브 다른 레이블들이 프로듀싱과 경영이 별개로 움직인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프로듀싱·경영의 조합으로 효율성 등을 따지는 민 전 대표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지다. 뉴진스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를 언급하는 배수의 진을 치면서, 민 전 대표 복귀를 요구했으나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 모두 요지부동이었다.

여기에 자금 압박도 민 전 대표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판단된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로부터 피소당한 소송 건수는 열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 1월부터는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이 자신에게 청구한 20억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마주해야 한다.

민 전 대표는 지난 9월 말 한 경연에서 하이브와 소송전을 벌이면서 당시까지 쓴 돈이 23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위해 "집을 팔아야 한다"고도 했다. 앞으로 계속될 소송전에선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어도어에 몸 담고 있는 상황에선 돈을 외부에서 융통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자유의 몸이 되면 자금 조달이 더 수월해진다.

민 전 대표가 이달 초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이브에 통보한 것도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주식 풋옵션 행사 가격은 '최근 2개연도 어도어 영업이익 평균치에 13배를 곱한 뒤 총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금액'이다. 이에 따라 산정연도는 2022~2023년이다. 뉴진스가 데뷔한 2022년 어도어의 영업이익은 적자 40억원이었다. 전년도 영업 이익은 335억 원이었다. 앞서 알려진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보유 지분 18% 중 75%인 13.5%를 풋옵션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민 전 대표가 받을 수 있는 돈은 26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미 민 전 대표와 주주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풋옵션 행사 관련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민 전 대표는 이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 더불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민 전 대표는 이날 하이브 퇴사 의사를 밝힌 직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미국 데니스 윌리엄스(Deniece Williams)의 '프리(Free)'라는 곡을 공유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곡이자 영화 '풋루스' OST '렛츠 히어 잇 포 더 보이(Let's Hear It for the Boy)'로 유명 가수다.

이후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멤버들이 공조할 지도 관심이다.

뉴진스 다섯 멤버들인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은 지난 13일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전달했다. 내용증명엔 자신들이 시정을 요구한 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내용의 주요 골자 중 하나는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 복귀였다. 이에 따라 시정 요구를 한 당일로부터 14일의 유예기간이 끝난 이달 말 뉴진스가 어떤 결정을 할 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그간 민 전 대표의 편에 계속 서온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뉴진스는 팬덤 버니즈의 막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뉴진스 이름을 버리고 활동해도 팬덤은 확실하다고 판단할 만큼 화력도 세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16일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 수상 소감에서 "언제까지 뉴진스일지는 잘 모르지만" "뉴진스가 아니더라도 뉴진스는 네버다이"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발언을 쏟아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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