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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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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가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정책 프레임은 최상목표 '역동경제'다. 수출 강세로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선방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역동경제를 구현해 한국경제를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물가 불안이 지속됐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 고환율 등 대외적 변수마저 장애물로 등장했다. 뉴시스는 여소야대의 상황 속에서 최상목호가 나아가야 할 핵심 방향이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초 취임 때부터 '역동경제'를 키워드로 꼽으며 "우리 경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혁신과 이동성이 선순환하는 역동경제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재된 리스크를 질서 있게 연착륙시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우리 경제에 역동성을 살리겠다는 뜻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그 온기가 내수까지 이를 수 있게 하겠다고 자신감 보였다.

물가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최근 중동 분쟁 리스크가 점화하고 환율 급등에 고금리 기조 등 숙제들이 산적하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규제 혁신과 민생안정책을 어떻게 구상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향후 기재부의 굵직한 일정으로는 다음 달 대통령 주재로 중장기 재정계획을 구상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 6월 역동경제 로드맵, 7월 세제 개편안, 8월 내년도 예산안 등이 있다.

윤 대통령 주재로 실시해 온 민생토론회에 따른 재정 청구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각지에서 재정·세제 정책을 남발했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국회 입법의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총선 청구서의 독주 막으려면…"재정준칙 법제화 우선"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올해 여야의 포퓰리즘 질주를 막기 위해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외 변수의 영향이 커지는 때일수록 건강한 재정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안창남 교수는 "대외변수가 요동칠수록 우리나라는 종속변수가 돼버린다. 자원이 많거나 돈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기에 재정건전성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여야 할 것 없이 내세운 공약들에 담긴 재정 건전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은 시행돼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수입을 늘려야 지출을 늘려가는 것이다. 세금이 들어오는 범위 안에서 지출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재정준칙을 법제화해서 여야 모두 재정지출을 함부로 증가시킬 수 없도록 공정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준칙 법제화는 정부가 지난 2022년 9월 처음 발표 후 1년 반 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3% 이내로 유지하는 걸 골자로 하는데, 정부는 이미 2년 연속 이를 지키지 못했다.

건전재정을 위해서는 일부 증세 정책과 취약계층에 국한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 교수는 "서민과는 상관이 없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은 국제적 추세와 거꾸로 가고 있다. 폐지나 유예가 아니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야당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처럼 전 국민을 상대로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에 향한 핀셋지출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미 만성적 퍼펙트스톰…내수 진작 우선돼야"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퍼펙트 스톰은 두 종류인데, 급성과 만성이 있다. 한국은 이미 만성으로 퍼펙트스톰에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오냐 안 오냐가 문제가 아니라 이미 와 있다"고 진단했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물가는 서민의 소비 여력을 떨어뜨리고, 그러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내수는 부진하게 된다.

신세돈 교수는 총체적인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내수를 가장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내수 부진을 풀어가는 주력은 기업과 민간이 돼야 한다. 민간은 쓸 돈이 있어야 하고, 기업은 돈벌이가 되는 일을 해야 된다. 정부의 '역동경제'는 그 실체가 뚜렷하지 못하고, 야당은 기업을 죽이는 거꾸로 가는 경제방향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수 중에서도 소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소득세율 인하와 부가가치세율 인하와 같은 일반 서민들을 위한 세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부가세율을 10%에서 5%로만 낮춰도 체감 물가가 크게 낮아진다"며 "부가세 인하를 전격 단행하면 일단 가격이 많이 떨어지니까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전에 일부 가공식품의 부가세를 10%에서 5%로 낮추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그러면서 "같은 재정을 놓고 어떻게 투입하느냐다. 야당이 말하는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지원했을 때 드는 비용이 13조원인데, 이는 부가세율을 2%포인트(p) 정도 낮추는 효과다. 전자는 안 줘도 썼을 돈을 정부가 주는 돈으로 대체하는 효과만 있지 성장효과는 없다. 반면에 후자는 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400원까지 치솟은 환율에 대해서는 "현재 최대 관건은 환율 방어인데, 우리나라가 운영해 온 외화자금 유치 제도들이 다소간 효과는 있겠지만 큰 흐름을 막아내는 데는 힘이 부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체력 떨어진 소상공인·중소기업…금융 부담 완화해야"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체력이 떨어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을 완화해 경제 기반을 살리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정희 교수는 "최근에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돼왔는데, 최근 그 어려움이 좀 더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파산과 폐업이 많이 늘었다. 그 기저에 삼중고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물가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결국은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금리도 높다 보니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이 점점 커지면 소상공인의 순수익 자체가 줄어든다. 환율이 올라 원재료 비용이 커지니 중소기업의 가격 인상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정된 재정을 갖고 어떤 사안이 가장 시급성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여러 제도가 있지만 지금은 서민의 부담을 가중하는 금융 비용을 줄여줄 방법을 더 강구해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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