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국가안보 이유로 폴크스바겐 자회사 사업 中 매각 차단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독일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폴크스바겐 자회사 사업부의 중국 매각을 막은 것으로 전해진다.

4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폴크스바겐의 자회사 MAN에너지솔루션이 가스터빈 사업을 중국 국영기업 'CSIC 롱장 GH 가스터빈'에 매각하는 것을 차단하기로 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면서도 "공공 안보와 관련된 기술은 우리와 항상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국가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자회견에서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부 장관도 안보 상의 이유로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MAN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가스터빈 사업을 중국 국영기업 CSIC롱장GH가스터빈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독일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검토를 실시한 결과, 중국이 가스터빈을 군함 동력 공급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독일 정부의 이런 결정에 대해 이날 "중국은 정상적인 상업 협력의 정치화에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독일이 중국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들에 공정하며 비차별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MAN에너지솔루션 측은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통계에 따르면 독일과 중국은 지난해 2550억 유로(약 381조3000억원) 상당의 상품을 교역했다. 그러나 독일이 자국 제조업체를 보호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최근 몇 년 간 독일과 중국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또 천연가스 등 러시아와 긴밀한 경제관계를 맺어 온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곤란한 상황을 맞은 만큼, 독일은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할 위험을 줄이고자 한다고도 CNN은 설명했다.

독일은 2022년 11월에도 보안 상 문제를 이유로 한 반도체 공장을 중국 기술 기업에 매각하는 거래를 차단한 바 있다.

이번 매각 차단 조치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이에 맞서 중국이 유럽산 돼지고기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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