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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지난달까지 이어진 폭염과 호우로 이달 상순 배춧값이 지난해보다 100% 가까이 상승했다. 상추와 토마토는 두 배 넘게 뛰었다.

폭염과 호우로 배추를 포함한 원예농산물의 생육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정이다. 정부는 작황이 회복되는 이달 말부터 생산량이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지만 향후 이상기후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9월까지 이어진 폭염의 영향으로 배추를 비롯한 원예농산물의 생육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8~9월 지속된 고온 영향과 9월20~21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생육이 부진해 공급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배추·무·상추·깻잎·시금치·오이·애호박의 10월 상순 도매가격은 전년보다 최고 107%, 최소 22%가량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만 보면 배추 98.4%, 무 91.9%, 상추 107.2%, 깻잎 33.4%, 시금치 39.8%, 오이 22.4%, 애호박 64.6%, 토마토 103.9% 등이다.

특히 고온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배추와 주산지에 침수피해가 발생한 상추, 기온변화의 타격을 입은 토마토·애호박 등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10월 상순 기준 배추 1포기 도매가격은 8299원으로 전년 대비 98.4% 상승했다.

배추는 추석 이후까지 이어진 고온으로 이달 중순까지는 출하량이 다소 적을 전망이다. 다만 이달 하순부터는 경북, 충북 등으로 출하지가 확대되고, 해당 지역의 가을배추 작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향후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진단했다.

출하량이 적은 이달 중순까지는 정부가 출하장려금을 지급해 공급량을 늘리고, 김치·외식업체 대상으로 신선배추를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폭염·침수 피해로 무·상추·토마토 등 전년比 가격 강세

무는 개당 2422원으로 전년보다 91.9% 올랐다. 무는 여름무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 부진이 겹치면서 전년·평년 대비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이 오른 배추에 대한 대체 수요도 작용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들어 생육 여건이 좋아지고, 작황이 회복세를 보여 본격 김장철 무가 출하되는 11월부터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추는 4㎏당 8만577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1401원)보다 2배 넘게 상승했다. 깻잎은 100속에 5만1234원으로 33.4% 올랐다.

상추·깻잎의 경우, 주산지인 논산과 익산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해 출하량이 줄었다. 시금치는 추석 이후 수요가 둔화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경북 포항 등으로 출하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토마토·오이·애호박은 폭염과 일조시간 감소, 기온변화로 전북 장수(토마토), 충남 천안(오이) 등 주요 출하지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토마토는 10㎏당 7만5621원으로 103.9% 뛰었고, 오이는 100개 7만9078원으로 22.4%, 애호박은 20개에 3만993원으로 64.6% 상승했다.

토마토는 강원 철원·전북 장수, 오이는 충남 공주, 애호박은 충북 청주가 출하지인데, 이곳들의 작황이 회복되는 10월 하순에 공급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양파·대파·양배추·청양고추·사과·포도 등의 공급량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품목별 전년 대비 도매가격을 보면 양파 16.1%, 대파 31.7%, 양배추 26.6%, 청양고추 8.0%, 사과 38.8%, 포도 42.4% 각각 낮다.


◆사과·배, 전년比 하락…배, 기후 피해로 생산전망 조정

사과와 배도 전년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사과는 10㎏당 전년 대비 39.0% 하락한 5만361원이고, 배는 15㎏당 전년보다 27.7% 떨어진 4만4121원이다.

다만 배의 경우 폭염·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일소(햇볕 데임)와 열과(쪼개짐) 증상이 발견되고 있어 향후 가격 동향이 주목된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과 지자체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이번 피해로 인해 배 생산량 전망도 조정된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배의 생산량이 평년 대비 15.6% 증가할 거로 전망했다"며 "그 양이 21만3000t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햇볕 데임과 열과 증상 등으로 급하게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는 중"이라며 "생산량은 평년 수준 정도로 보고 있고, 19만5000~19만8000t 정도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추 작황 호전 전망에 일부 업체, 수입배추 구매 취소

한편 중국산 수입배추 현황과 관련해서는 수입이 원활히 추진되고 있는데, 배추 작황 호전 전망 등으로 일부 구매 의향을 밝혔던 업체들의 취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박 정책관은 "중국산 수입배추는 48t이 들어와 판매를 완료했다. 54t의 경우, 17일 평택에 입항 예정으로 추진 중"이라며 "현장에서는 당초 구매 의향을 밝혔던 업체들이 조금 취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의 접점인 업체들에서 선호 문제가 있고, 배추 작황이 호전되고 있어 가격 부분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전날 원예농산물 생육관리협의체를 개최해 전남·경남권 폭우 대응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배추·대파 등 노지채소 주산지인 전남 남해안에 배수로를 정비하고, 비가 그친 후에는 정부와 민간이 지원한 영양제를 살포하는 등 철저한 생육관리를 당부했다. 시설채소류는 당분간 이어질 흐린날씨를 대비해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이산화탄소 시비를 강화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급격한 기온 변화나 흐린 날씨가 지속되어 일조량이 부족할 경우 원예농산물에 수급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상기상에 대비한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농작물 안전 관리 요령 안내 등 생육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달 말까지 김장재료 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해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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