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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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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소현 이승주 기자 = 중동지역 긴장 확산과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대선, 일본 자민당 과반 실패 등 국제 정세 불안 요소가 가중되며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내년 우리 경제는 길었던 내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 내수 회복세에 한계가 예상되며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2024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보다 0.3% 감소했고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같은 기간 0.4% 줄었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물가 속 소비 역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정세에 우리 경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경제 성장률 전망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미국 대선, 중동사태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경기 하방 위험 자체는 커졌다고 판단한다"며 "내부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다시 하고 있는데 확실히 말씀 드릴 순 없지만 (당초 전망) 숫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올해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예상보다 더딘 경기 회복에 미 대선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내년 우리 경제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2% 전후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에 집중된 수출 구조 탓에 수출로 경제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의 성장 기여도가 높지만 완전한 회복이라고 생각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내년도 수출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부교수는 "반도체 부문을 보면 좀 빨리 꺾이고 있다"며 "비(非)반도체 부문의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출 쪽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것은 이제 힘들다"고 언급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구조가 너무 자동차하고 반도체에 집중돼 있으니까 불안정하고 중국이 우리나라 산업을 거의 대부분 반도체를 빼고는 이미 추월했기 때문에 우리 수출 경쟁력에서 앞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여기에)미국 11월 대선 등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미국 대선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해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면 동상이몽 시대로 갈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가 되면 과감한 좌충우돌이 될 것"이라며 "어떤 경우이든 한국은 동분서주 바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내수 회복 없이는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내수는 내년 점진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보고있지만 그 속도와 한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좋았던 수출과 부진한 내수 사이 불균형은 내년 더 완화될 전망"이라며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겠으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지식재산생산물 투자의 반등을 예상한다. 하지만 내수 회복세가 경기 전반의 확장세를 이끌 만큼 강하지는 못해 25년 성장률은 1.9%로 둔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긴축재정이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정부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류덕현 교수는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동맹 강화에 집중해 국제경제 질서를 유지하고 중국은 기술자립, 글로벌 공급망 장악으로 전 세계 각국 열강이 다른 꿈을 꾸고 경쟁하는 시대"라며 "우리나라는 산업과 기업, 정부 등이 동분서주해야만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김정식 교수는 "기재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정책을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쓰지 않겠다고 하니 정책 수단이 없는 것"이라며 "별 방법이 없이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여전히 내수"라며 "지속되는 긴축재정은 내수 회복에 계속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의 온도 차이는 여전히 크고 격차는 더 확대되고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조정의 가장 주된 동인은 수출 경기 조정에 대한 우려지만 미국과 중국 성장률 조정 전망을 감안하면 성장률 둔화 폭이 크지는 않고 여전히 2% 전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 교수는 "기업에는 각국이 내세우는 친환경 규제나 관세 같은 보호정책이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이라며 기업과 정부간 대화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한국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선방하는 기업과 괴리되는 국민의 삶을 메꿀 수 있는 가치사슬 공급망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이 정부가 할 정책"이라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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