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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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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가 보조배터리로 인한 사고일 수 있다는 추정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간 국내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배터리 관련 화재사고가 발생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적기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건수는 2020년 이후 총 13건이었다.
연도별 기내 배터리 화재 건수를 보면 각각 ▲2020년 2건 ▲2023년 6건 ▲2024년 8월까지 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사별로 보면 각각 대한항공 4건, 제주항공·에어부산 2건, 아시아나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1건 등이었다. 최근 5년간 발생 건수가 없다고 보고한 국적사는 에어서울·에어로케이항공 두 곳 뿐이었다.
화재는 객실 좌석, 선반, 후방 갤러리 등에서 발생했으며 대부분 연기 및 그을음 정도로 그쳤다. 객실 좌석 및 후방 갤러리에서 발생한 화재는 최대 3분 내에 진압됐으며, 객실 선반에서 발생한 화재도 5분 이내 진압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제조사의 경우 ▲ALLO 3건 ▲샤오미 1건 ▲CASIO 1건 ▲미니덕트 1건 ▲코끼리 1건 ▲VMATE E 1건 ▲에이투인터내셔널 1건 등이 확인됐고, 나머지 4건은 제조사 확인이 불가했다.
한편 기내 배터리 화재 사고는 해외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자국 항공사들로부터 보고받은 '리튬 배터리(배터리, 보조배터리, 전자담배, 휴대폰, 노트북 등) 사고 현황'을 보면, 2020년 39건에 그치던 사고는 2021년 54건, 2022년 75건, 2023년 77건, 2024년 78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2006년에서 지난해까지 발생한 587건의 리튬 배터리 사고 중 74.6%(438건)가 화물기가 아닌 여객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 역시 보조배터리, 전자담배 등 기내 보관된 수하물에서 불이 났거나 기내 상부 전기 합선 등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번 화재가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의 증언이 나왔고,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결과에서도 사고 항공기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기체 문제로 인한 화재는 아님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한 현직 기장은 자신의 SNS에 "선반 안에 있던 보조배터리나 전자담배 훈증기 같은 수하물에서 불이 났거나 화장실 내 흡연, 기내 상부 전기 합선 등으로 화재 원인이 좁혀진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에 향후 기내 보조배터리 등 전자 장비 반입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행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방침과 국토부 고시에 따르면, 리튬메탈 배터리를 탑재한 전자장비는 리튬 함량 2g 이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기기는 배터리 용량이 100와트시(Wh) 이하면 위탁수하물로 부치거나 기내에 휴대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
단 보조배터리의 경우 짐으로 부칠 수는 없고, 100Wh~160Wh 용량 한도 내에서 탑승객이 기내에 들고 탈 때에만 반입이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발화점이 보조배터리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에 국토부 등 관계 기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항철위 관계자는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초기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이날 오전 중 항철위와 BEA측 전문가가 사고기 위험관리평가를 실시한 후 본격적인 합동 화재감식 등 조사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부산에서 홍콩으로 운항하려던 에어부산 BX391편은 김해공항 계류장에 머무르던 중 항공기 내부 뒤편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 동체 상부를 태웠다. 당시 탑승했던 170명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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