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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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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바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준이 금리를 4.25~4.5%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 것과 관련,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롬 파월(연준 의장)과 연준이 자신들이 만든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나는 미국 에너지 생산 활성화, 규제 완화, 국제 무역 재조정, 미국 제조업 재부흥을 통해 이를 해결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경제적으로 그리고 여러 면에서 다시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은행 규제와 관련해 형편없는 일을 해왔다. 재무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노력을 주도할 것이며, 모든 미국 국민과 기업을 위한 대출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젠더 이념 등 진보적 의제에 치우쳐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연준이 DEI(다양성·형평성·포용), 젠더 이념,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가짜' 기후 변화에 시간을 덜 할애했더라면, 인플레이션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결과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게 됐다"고 꼬집었다.

앞서 연준은 이날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기존과 동일한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3차례(9월·11월·12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다만 연준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기에 "정책 입장을 조정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특히 연준이 FOMC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문에서는 이전에 포함됐던 '2% 목표 달성을 위한 진전'에 대한 언급이 삭제됐는데, 파월 의장은 이 같은 변화가 정책 전환이 아니라 '정리 작업'(cleaning-up exercise)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달간 이어져 온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통화 정책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아직 아니라는 입장인 것이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 온 관세 장벽, 감세 및 규제 완화, 불법 이민자 강제추방 정책 등이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가로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우리가 비판하거나 칭찬할 일이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넣고 있는 것에도 반응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나 논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그와 백악관 사이에 아무런 접촉도 없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금리 인하' 방향으로 강한 압박을 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5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유가 인하와 함께 저는 즉각적인 금리인하도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기대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다보스포럼 화상 참석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금리가 얼마나 인하되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많이(a lot) 인하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와 세금 인하 등을 통해 미국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연준의 매파적 통화 정책은 눈엣가시로 보일 수 있다.

연준의 고금리 정책으로 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계획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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