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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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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그 근거로 든 '대미 관세'가 실제 관세와 달라 그 계산법에 의문이 남고 있다.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름만 '상호 관세'일 뿐 실질적으론 무역흑자를 내기 위해 숫자를 도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상호 관세 계산'이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세율 산정 방법을 설명했다.
USTR은 "상호 관세는 미국과 각 무역 파트너 간 무역 적자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관세율로 계산된다"며 "지속적인 무역 적자가 무역 균형을 방해하는 관세 및 비관세 요인의 조합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한다"고 제시했다.
그 요인으론 규제 장벽, 환경 심사, 소비세율 차이, 규정 준수 장애물 및 비용, 환율 조작 및 저평가 등을 열거했다.
USTR은 "각국의 수만 가지 관세, 규제, 세금 및 기타 정책의 무역 적자 효과를 개별적으로 계산하는 건 복잡하다"면서 "양자 간 무역 적자를 0으로 만드는 데 부합하는 관세 수준을 계산해 그 효과를 합산하면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 기호를 사용한 다소 복잡한 공식을 제시했는데, 본질적으론 무역 적자를 해당 국가 수출로 나눈 값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대미 관세와 상호 관세를 보면 이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한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미국은 660억 달러 적자를 봤는데, 이를 한국에서 수입한 상품 총액인 1354억6000만 달러로 나누면 약 0.49라는 숫자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한국의 대미 관세율(50%)에 근접한다.
이를 절반으로 나눠 상호 관세율을 산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해서도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는 2954억 달러였고,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4399억 달러였다.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누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67%에 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환율 조작과 무역 장벽을 포함한 대미 관세'를 67%로 발표했다. 그에 따라 상호 관세를 34%로 책정했다.
CNN에 따르면 존스트레이딩의 최고마케팅전략가 마이크 오루크는 이날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관세 조치는 '상호' 관세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론 무역흑자를 겨냥한 정책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율 계산에 사용된 관세는 없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대미 수출 대비 무역 흑자가 큰 국가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들이 공급망에서 크게 의존하는 국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 관세율은 주요 다국적 기업의 수익률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나이키, 갭, 룰루레몬 등 미국의 다국적 의류 브랜드가 제품을 생산하는 캄보디아(49%), 베트남(46%), 스리랑카(44%) 등에 높은 세율이 책정됐다.
보여주기식 정책에 급급한 나머지 졸속으로 관세율을 계산하다 보니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에밀리 킬크리즈 전 USTR 부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매우 정확한 상호 관세율을 도출하는 건 늘 어려운 일"이라며 "무언가를 빨리 내놓고 싶어 하는 그들의 욕구를 고려할 때 정책 목표와 일치하는 근사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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