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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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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상호 관세 협상 여지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참모 간 말이 달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참모들은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는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여지를 남겨둬, '졸속 관세'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 담당 선임보좌관은 3일(현지 시간) 미국 CNBC에 출연해 "(상호 관세 정책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대국과 무역 조건 협상을 위한 수단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미국 제조업 부흥 등을 위한 '국가적 비상사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히 선 그었다.
이같은 입장은 백악관 내부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관료들이 '관세를 협상 출발점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만난 취재진에 협상이 가능한지에 대해 "매우 경이로운 것을 주겠다고 하는 경우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 예로 중국이 틱톡 강제 매각에 동의할 경우 관세를 인하해 줄 수 있다고 들었다. 다만 중국과 관련 대화를 실제 한 것은 아니라고 선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무역 협상을 시도하는 마지막 나라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에릭은 "먼저 협상하는 쪽은 이기고, 마지막에 협상하는 쪽은 완전히 패배한다. 평생 이런 영화를 봐왔다"며 협상을 독려하는 듯 발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에릭이 행정부를 대변하는 건 아니라고 선 그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간과하기 어렵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관세 발표 이후 증시가 폭락하자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는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 전망이 커지면서 2020년 3월 코로나19 창궐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하루 증발한 시가총액은 약 3조1000억 달러에 달했다.
달러 가치도 올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유로, 일본 엔, 스위스 프랑에 비해 1% 넘게 떨어졌다.
미국의 상호 관세에 반발해 해외 정상들이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경제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완화할 것이라는 광범위한 기대가 없었다면 증시가 더 폭락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전략회사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사장은 "상호 관세가 협상 끝 타결돼 1930년대식 '맞불' 무역 전쟁이 촉발되질 않길 바란다"며 "우린 여전히 거래의 예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기를 부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 가능성에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FWD본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크 크리스 럽키는 "이론적으론 협상이 있을 거라고는 하지만, 관세를 철회하는데 어떤 협상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들 트럼프 대통령 말을 제대로 듣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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