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ESG 등급 하향된 이유는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전자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 등급을 올해만 두 번에 걸쳐 하향해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부회장 실형 선고에 이어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제재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G) 등급을 연이어 내린 영향을 받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원은 삼성전자 ESG 통합 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한 단계 하향했다. 지난 4월 기존 'A'에서 'B+'로 한 단계 내린 지 3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A'에서 'B'로 두 단계 하향 조정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환경(E), 사회(S) 관련 개별 등급은 우수한 편으로, 각각 'A', 'A+'로 나타났다. 오직 지배구조 관련 등급이 두 단계 내려가며 통합 등급 하락에 영향을 줬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회사별로 E, S, G 항목에 다른 가중치를 두고 있다. 가중치에 따라 한 항목의 개별 등급 하락이 통합 등급 하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통합 등급 하향은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 관련 부당지원 행위로 검찰 고발과 과징금 부과 조치에 따라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개별 등급이 기존 'B'에서 'C'로 하향하며 통합 등급도 내려가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 4곳과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과징금은 계열사 중 가장 많은 1012억1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외 회사별로 과징금 내역을 보면 삼성웰스토리 959억73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삼성 미래전략실이 지난 2013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사내 급식 물량 전부를 삼성웰스토리에 수의 계약 방식으로 몰아줬다고 봤다. 그러면서 ▲식자재비 마진 보장 ▲위탁 수수료 명목으로 인건비 15% 추가 지급 ▲물가·임금 인상률 자동 반영 등 조건으로 삼성웰스토리에 높은 이익률을 보장했다.

이에 앞서 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4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별 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내렸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통합 등급은 기존 'A'에서 'B+'로 하락했다. 당시 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돼 등급을 하향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총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등급 평가는 기업 공시 자료, 미디어 자료, 감독기구 등의 자료를 통해 기초 데이터를 수집, 검증한 뒤 ESG 위험 및 기회 관리 시스템, 이슈 중대성 검증, ESG 쟁점 발생 여부를 평가하고 기업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기업지배구조원은 ESG에 대한 개별 등급을 조정한 뒤 종합적으로 통합 등급을 매기게 된다. ESG 등급은 S, A+, A, B+, B, C, D 등 7등급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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