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포인트 없이도 빛난 왼발…이강인 득점왕 도전 계속(종합)

[알라이얀·서울=뉴시스]김진엽 안경남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차세대 간판'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이 아시안컵 8강을 도우며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을 1-1로 비긴 뒤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의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던 이강인은 이날 스리백으로 전환한 3-4-3 포메이션에서 스리톱의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날카로운 왼발을 뽐냈지만,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내내 날카로운 왼발을 뽐내며 한국이 8강에 오르는 데 이바지했다.

이강인은 조별리그에서 3골 1도움으로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생산했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 멀티골로 3-1 승리를 견인했고,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선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트렸다.

사우디와 16강전에서도 이강인의 왼발은 가장 확실한 공격 루트로 기대받았지만, 상대 집중 견제에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진 못했다.

이전 경기보다 다소 중앙으로 들어와 플레이한 이강인은 전반에 사우디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로베로토 만치니 감독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인 이강인을 제어하기 위해 모하메드 카노 또는 압둘라 알카이바리에게 적극적인 압박을 주문했다.

이로 인해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최소 1명이 달라붙거나 많게는 2~3명이 압박해 공간을 찾기가 어려웠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강인은 전반에 왼발을 활용해 찬스를 만들려고 했지만, 크로스가 길거나 상대 오프사이드에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이강인의 왼발은 후반에 더 바빠졌다. 후반 1분 만에 사우디에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총공세에 나섰고, 이강인의 크로스를 활용해 사우디 골문을 두드렸다.

이강인은 코너킥을 전담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또 측면으로 넓게 이동해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조규성(미트윌란)의 머리를 노렸다.

둘은 2022 카타르월드컵 때 조별리그 가나와의 2차전에서 득점을 합작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를 맞췄으나,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강인의 발끝에서 동점골이 나오진 않았지만, 사우디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린 한국은 후반 54분 조규성의 헤딩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이강인은 더욱 적극적으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도 있었다. 연장 후반 10분에는 황희찬(울버햄튼)의 컷백 패스를 잡아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땅을 쳤다.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는 나오지 않았지만,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오른 이강인의 아시안컵 득점왕 도전은 계속됐다.

6골로 득점 랭킹 선두인 이라크의 아이엔 후세인이 탈락한 가운데 이강인은 아크람 아피프(카타르 4골)에 이어 우에다 아야세(일본), 오데이 다바(팔레스타인) 등과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이강인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승리하려고 경기를 준비했고, 승리해서 매우 기쁘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또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후반 막판 총공세에는 "골을 넣고 싶은데 안 들어가서 아쉽지만, 마지막까지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매우 기쁘다"고 했다.

사우디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는 "아시안컵은 쉬운 경기가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가 우승이란 목표를 이루는 데 기폭제가 될 것 같냐는 말에는 "항상 얘기하지만, 하나가 돼서 최선을 다해서 꼭 목표하는 걸 이루고 싶다. 많은 응원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강인은 이날 김영권(울산)과 함께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한국에서 경고를 받은 선수는 총 10명이 됐다. 이에 이강인은 "어떤 선수든 카드 부담을 생각하고 뛰진 않는다. 8강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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