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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KBO리그 경기가 펼쳐진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9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화 최재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경기장 전체가 술렁였다.

23년 동안 SSG에 몸담았던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SSG가 아닌 한화 유니폼을 입고 인천 SSG랜더스필드 타석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이었기 때문.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김강민은 7회말 수비 때 중견수 대수비로 출전했고, 9회초 공격 때 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잡았다.

원정팀 관중이 자리한 3루 측에서 김강민의 등장곡인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Butterfly)'가 울러퍼지자 홈팀 팬들이 모인 1루측 관중석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적잖은 SSG 팬들이 음악에 맞춰 김강민의 SSG 시절 유니폼을 흔들었다.

7회말 수비에 들어가기 전에도 팬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던 김강민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도 헬멧을 벗고 1, 3루측 관중석과 외야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주심도 홈플레이트를 정리하면서 시간을 끌어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김강민이 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홈, 원정 팬들은 입 모아 김강민의 응원가를 불렀다. 이제 타 팀 선수지만, SSG 팬들도 김강민이 SSG 시절부터 사용한 응원가를 익숙하게 따라불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강민과 한화 포수 이재원은 큰 관심을 받았다.

김강민은 2001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23년간 한 팀에서만 뛰었다. SK 왕조 시절 주축이었고,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에는 5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날려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이재원 또한 2006년 SK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8년을 한 팀에 몸담았다. 역시 SK 왕조 시절을 떠받쳤던 선수다.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떠났다. SSG는 은퇴에 대해 의논 중이던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35명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고, 한화는 4라운드 전체 22순위로 김강민의 이름을 호명했다.

'원 클럽맨'의 갑작스러운 이적에 SSG 팬들은 충격을 받았고, 실망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출발을 원한 이재원은 스스로 방출을 요청한 뒤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재원은 이날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김강민은 뒤늦게나마 그라운드를 밟았다.

23년 동안 '우리 팀 선수'였던 김강민이 이제 '다른 팀 선수'가 됐지만 SSG 팬들은 목놓아 응원가를 부르며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김강민은 팬들의 응원 속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김강민이 중계진과 방송 인터뷰를 할 때도 1루에 자리한 SSG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의 SSG 시절 유니폼을 든 채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김강민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경기 전 김강민 팬 카페는 그를 응원하기 위해 선수, 프런트에 간식을 선물하기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친정팀을 적으로 만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지만, 경기 중이면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도 같다"고 했던 김강민은 경기를 마친 뒤에는 "내가 응원했던 선수들의 타구를 잡아야하니 색다르더라"고 털어놨다.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최재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지 않았다면,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설 기회도 오지 않았을 터다.

김강민은 "최재훈이 출루하길 무척 바랐다. 빨리 타석에 들어가고 싶었다"고 떠올린 뒤 "결과가 좋아서 좋은 모습으로 인터뷰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홈, 원정 팬들이 하나가 돼 불러준 응원가에 대해 묻자 김강민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김강민은 "뭉클하더라. 다른 팀 선수인데도 선수 하나를 위해 응원가를 불러준다는 사실에 무척 감동했다"고 말하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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