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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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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강산 인턴 기자 = "'한산'보다 더 자신있습니다. 보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배우 변요한이 자신감에 가득 차 돌아왔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일본 장군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을 맡아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던 변요한이 이번엔 관음증 공인중개사가 됐다.

◇ '메이저 3관왕' 변요한의 컴백

2011년 독립영화 '토요근무'로 데뷔한 후 30편 이상의 독립영화에 출연했던 변요한은 당시 영화계에서 '배역을 가리지 않는 괴물이 독립영화계에 있다'는 평을 받았다. 드라마 '미생'(2014)의 한석율 역으로 이름을 알린 후 드라마 '구여친클럽'(2015), '미스터 션샤인'(2018),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보이스'(2021)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영화계의 평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런 변요한의 커리어는 2022년 정점을 찍었다. 변요한은 '한산: 용의 출현'(2022)으로 '메이저 3대 시상식'이라 불리는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에서 모두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변요한은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는 듯했다. "'그녀가 죽었다' 촬영이 수상 전이었어요. 수상을 하기 전에도, 한 후에도 촬영을 하는 저는 어떤 변화도 없었어요. 그리고 '한산'보다도 자신 있습니다. 아마 시사회에 오실 김한민 감독도 보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 변요한의 팬, 감독이 되다

"변요한 배우가 제 각본을 재밌게 읽어 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성덕이 됐어요."

17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작보고회에서 김세휘 감독은 변요한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는 타인을 관찰하고 훔쳐보는 게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주된 관찰 대상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우연히 목격한 후,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는 스릴러물이다.

'그녀가 죽었다'는 영화 '맨홀'(2014)을 시작으로 '치외법권'(2015), '덕구'(2018)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89년생인 김 감독은 이 작품 촬영을 시작하던 2020년엔 31세였다. 주연인 신혜선과 동갑이고 변요한과 이엘보다는 각각 3살, 7살이나 어리다.

배우들은 입을 모아 김 감독을 '천재'로 불렀다. 변요한과 신혜선은 "천재보다 더 높은 칭호가 있다면 붙여주고 싶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과 의도를 영화에 그대로 녹여내는 천재들의 능력을 가진 것 같다"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에 "쥐구멍에 숨고 싶다"며 민망해 한 김 감독은 "당초 예정보다 개봉이 2년 정도 밀렸는데, 오히려 원래대로 순조롭게 개봉했다면 스스로 건방져졌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시간이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됐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돌아보니 (영화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기적이었따"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변요한을 캐스팅한 이유를 팬심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변요한 배우의 팬이에요. 출연하셨던 영화 '들개'(2014)랑 '소셜포비아'(2015)를 보면서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나' '눈으로 다 얘기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팬이 되고 변요한 배우가 출연한 작품들을 다 찾아보기까지 했었는데, 제 각본을 재밌게 읽어 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성덕'이 됐어요."


◇ 비정상적 캐릭터, 경쾌한 스릴러

김 감독은 영화를 소개하며 "캐릭터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수차례 말했다. 변요한 역시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김 감독은 내레이션 사용과 공간 연출에 집중했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내레이션을 많이 썼다. 캐릭터들이 정상적이지 않고 음흉한데다 끊임없이 자기 행동을 합리화는 비호감 캐릭터다. 그들의 행동을 미화하려는 생각은 없었고, 구정태와 한소라에게 관객분들이 상황적 이입들을 할 수 있도록 내레이션을 통해 '저 사람의 변명을 계속 들려주자, 그래서 그들의 생각을 알게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또한 김 감독은 구정태만이 알고 있는 그의 창고를 '한눈에 봐도 뜨악스럽고 소름끼치는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김 감독은 "저는 이 창고를 구정태의 일기장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는 일기를 쓸 때 누가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문장을 다듬는다. 그래서 구정태도 누가 볼거라 생각하고 가져다 놓은 1차 공간이 있는데, 창고는 아무도 못 봐서 자신이 신성시 하는 2차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벽지를 가져오는 것도 그때 자기가 방문한 집을 기억할 수 있게 가져오는 거다. 그 창고를 저는 '구정태의 컬렉션 룸'이라 본다"고 말했다.

'무겁지만은 않은 경쾌한 스릴러.' 자기 영화에 남긴 김 감독의 한 줄 평이다. 김 감독은 "어쨌든 스릴러라는 장르다보니 톤다운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변요한 배우가 유머러스하고 특이한 시도를 많이 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이상한 웃음이 나는 테이크가 있었는데 그게 구정태와 너무 찰떡이었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변요한은 "김세휘 감독이 왜 천재인지 영화로 증명하겠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녀가 죽었다'는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lrkdtks3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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