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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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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박결 인턴 기자 = 그룹 '뉴진스(NewJeans)' 소속사 어도어(ADOR)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HYBE) 경영진과 정면충돌의 맥락엔 '제작의 자율적 보장'과 '경영의 지배적 통제'라는 두 프레임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대표(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문화연대 긴급토론회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민희진 개인을 배임 행위로 고발하고 주총에서 해임안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일단락되지 않을 듯하다"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의 이면엔 K팝의 제작시스템 지배구조 상장 주식을 포함한 파생자본, 음악 스타일 제작 창작 향유 과정에서의 세대와 젠더 등 여전히 복잡한 문제들이 숨어 있다고 봤다.
특히 "하이브 경영진의 권력이 자율감각의 압도적 크리에이터(민희진) 한 명을 제거한다고 그 갈등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듀서가 뮤지션을 압도하고 자본이 크리에이터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K팝의 건강한 시장 환경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경영 없는 콘텐츠, 냉정한 현실 인식 없는 감각의 충만한 신체도 K팝의 본격 글로벌 시장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해당 분쟁을 '서스펜스 멜로 서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당 분쟁을 이해하는 방식도 극단으로 나뉜다고 봤다.
잘 나가는 하이브와 어도어가 한 지붕에 살면서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감정 서사와 두 진영은 구조적으로나 주체적으로나 이미 태생적으로 헤어질 미래일 수밖에 없다는 이성 서사로 구분했다.
이 교수는 "어도어의 훌륭한 우산 즉 방시혁은 민희진의 멋진 내조의 주군이라는 희망, 반대로 어도어는 하이브의 훌륭한 빅히트 브랜드, 즉 민희진은 방시혁의 멋진 외조의 여왕이라는 기대는 이 분쟁 사태를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버린 억압가설이자 케이팝의 검은 피부를 감싸는 흰 가면 효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의 교훈들 ▲K팝 레이블의 수직계열화 ▲방시혁 VS 민희진 전쟁 ▲뉴진스와 아일릿 관련 표절과 레퍼런스 사이 ▲하이브·어도어 분쟁의 법적·경제적·문화적 흐름 ▲출구전략은 있는가 등 여섯가지 토픽으로 해당 사태를 들여다봤다.
그르면서 "하이브·어도어 분쟁 사태가 오래가면 갈수록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컴백을 앞둔 뉴진스와 다른 레이블에 속한 뮤지션들일 것이다. 그리고 뉴진스이건 아일릿이건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일 것"이라면서 "사태가 장기화되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동요도 예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왜곡된 K팝 팬덤 문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강혜원 성균관대학교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초빙교수는 현재 K팝 팬덤의 '몰입적 소비'가 팬들의 온전히 즐거움에 의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짚었다.
K팝이 본격적인 산업화 영역에 들어간 K팝 3세대 아이돌부터는 '팬 활동 유지'를 위해 써야 하는 비용이 증대됐다는 게 강 교수의 분석이다. 특히 현재 K팝 인기 아이돌 지표 중 하나인 초동(앨범 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경쟁이 심화되면서 팬덤 역시 굉장히 반복되는 소비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고 짚었다.
강 교수는 "국제적으로 K팝이 성공하면서 앨범 판매량이 5~6배 늘었다. 하지만 밀리언셀러 같은 앨범 판매량이 자연스러운 건 아니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코어 팬덤의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전략 중 하나가 '랜덤 포토카드' 같은 확률형 비즈니스 모델(BM) 등이다. 이 BM이 활성화되면서 2000년대 초반 팬덤 문화와 달리 코어 팬덤 내에서 가성비 팬을 배척하는 문화가 탄생했다. 팬싸컷(팬 사인회에 당첨되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최소 음반의 수량) 같은 팬덤 내 위계관계나 생겼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수백만원 어치 앨범을 사야 팬사인회를 가야 하는 문화가 심각해진 상황"이라면서 "팬들이 이걸 위해 듣지도 않는 앨범을 사면 죄책감이 드니 관련 기관에 기부하는 식의 문화가 만연해있다"고 했다. "K팝 내의 줄세우기나 확률에 대한 회의감을 함께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K팝을 사랑하는 팬들과 아티스트들의 음악 활동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종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외래교수는 아이돌 트레이닝 환경에서 이들이 과연 주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 돌봄에서 벗어나 오디션 보고 기획사 하에서 자라는 아이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나 생각이 든다"면서 "그런 균열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 아버지'(방시혁 하이브 의장), '뉴진스 맘'(민희진 어도어 대표)으로 가족관계를 비유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슈가 발생했을 때 부모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하이브 사태의 중요 문제점 중 하나로 지목되는 '멀티 레이블' 관련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자회사의 크리에이티브함을 모회사가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생각해야할 것 같다"면서 "크리에이티브는 엔터업에서 거의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성공가도를 달려온 'K팝 신화 프레임'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최근 초등학생들이 포토카드 중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템을 거래하면서 트리마제(고가 고급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많다"면서 "K팝의 성과주의가 모방되고 있다. 민희진 대표도 말했지만 우상향 그래프를 계속 그려야 하는 압박감이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음판 판매량 숫자가 이렇게 가다가는 2025년엔 1000만장이 나올 수도 있다. K팝 불패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신화는 신화일뿐 현실이 아니다. 정말 이렇게 계속 갈 수 없다. 신화를 깨부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 대표와 하이브 경영진은 '경영권 찬탈 시도 의혹', '풋옵션·스톡옵션' 적용,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 등 다양한 사안에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임총)가 열리면 민 대표의 해임은 수순이 된다. 다수 지분권자인 하이브의 의결로 대표 해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법원이 하이브의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임총) 허가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본다. 이재경 건국대학교 교수(변호사)도 이날 토론회에서 "어도어 이사회가 거부하더라도 결국 법원에서 대주주의 임시주총 권한을 인정해줘서 허가해줄 가능성 높다"고 봤다. 하이브는 경영진 교체까지 2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도어 측도 이를 감안해 지난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하이브의 어도어 임시 임총 허가 심문기일에서 "5월10일까지는 이사회 열리고 5월 말까지는 주총이 열릴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pakkyul@newsis.com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대표(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문화연대 긴급토론회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민희진 개인을 배임 행위로 고발하고 주총에서 해임안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일단락되지 않을 듯하다"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의 이면엔 K팝의 제작시스템 지배구조 상장 주식을 포함한 파생자본, 음악 스타일 제작 창작 향유 과정에서의 세대와 젠더 등 여전히 복잡한 문제들이 숨어 있다고 봤다.
특히 "하이브 경영진의 권력이 자율감각의 압도적 크리에이터(민희진) 한 명을 제거한다고 그 갈등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듀서가 뮤지션을 압도하고 자본이 크리에이터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K팝의 건강한 시장 환경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경영 없는 콘텐츠, 냉정한 현실 인식 없는 감각의 충만한 신체도 K팝의 본격 글로벌 시장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해당 분쟁을 '서스펜스 멜로 서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당 분쟁을 이해하는 방식도 극단으로 나뉜다고 봤다.
잘 나가는 하이브와 어도어가 한 지붕에 살면서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감정 서사와 두 진영은 구조적으로나 주체적으로나 이미 태생적으로 헤어질 미래일 수밖에 없다는 이성 서사로 구분했다.
이 교수는 "어도어의 훌륭한 우산 즉 방시혁은 민희진의 멋진 내조의 주군이라는 희망, 반대로 어도어는 하이브의 훌륭한 빅히트 브랜드, 즉 민희진은 방시혁의 멋진 외조의 여왕이라는 기대는 이 분쟁 사태를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버린 억압가설이자 케이팝의 검은 피부를 감싸는 흰 가면 효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의 교훈들 ▲K팝 레이블의 수직계열화 ▲방시혁 VS 민희진 전쟁 ▲뉴진스와 아일릿 관련 표절과 레퍼런스 사이 ▲하이브·어도어 분쟁의 법적·경제적·문화적 흐름 ▲출구전략은 있는가 등 여섯가지 토픽으로 해당 사태를 들여다봤다.
그르면서 "하이브·어도어 분쟁 사태가 오래가면 갈수록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컴백을 앞둔 뉴진스와 다른 레이블에 속한 뮤지션들일 것이다. 그리고 뉴진스이건 아일릿이건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일 것"이라면서 "사태가 장기화되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동요도 예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왜곡된 K팝 팬덤 문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강혜원 성균관대학교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초빙교수는 현재 K팝 팬덤의 '몰입적 소비'가 팬들의 온전히 즐거움에 의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짚었다.
K팝이 본격적인 산업화 영역에 들어간 K팝 3세대 아이돌부터는 '팬 활동 유지'를 위해 써야 하는 비용이 증대됐다는 게 강 교수의 분석이다. 특히 현재 K팝 인기 아이돌 지표 중 하나인 초동(앨범 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경쟁이 심화되면서 팬덤 역시 굉장히 반복되는 소비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고 짚었다.
강 교수는 "국제적으로 K팝이 성공하면서 앨범 판매량이 5~6배 늘었다. 하지만 밀리언셀러 같은 앨범 판매량이 자연스러운 건 아니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코어 팬덤의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전략 중 하나가 '랜덤 포토카드' 같은 확률형 비즈니스 모델(BM) 등이다. 이 BM이 활성화되면서 2000년대 초반 팬덤 문화와 달리 코어 팬덤 내에서 가성비 팬을 배척하는 문화가 탄생했다. 팬싸컷(팬 사인회에 당첨되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최소 음반의 수량) 같은 팬덤 내 위계관계나 생겼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수백만원 어치 앨범을 사야 팬사인회를 가야 하는 문화가 심각해진 상황"이라면서 "팬들이 이걸 위해 듣지도 않는 앨범을 사면 죄책감이 드니 관련 기관에 기부하는 식의 문화가 만연해있다"고 했다. "K팝 내의 줄세우기나 확률에 대한 회의감을 함께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K팝을 사랑하는 팬들과 아티스트들의 음악 활동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종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외래교수는 아이돌 트레이닝 환경에서 이들이 과연 주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 돌봄에서 벗어나 오디션 보고 기획사 하에서 자라는 아이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나 생각이 든다"면서 "그런 균열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 아버지'(방시혁 하이브 의장), '뉴진스 맘'(민희진 어도어 대표)으로 가족관계를 비유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슈가 발생했을 때 부모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하이브 사태의 중요 문제점 중 하나로 지목되는 '멀티 레이블' 관련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자회사의 크리에이티브함을 모회사가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생각해야할 것 같다"면서 "크리에이티브는 엔터업에서 거의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성공가도를 달려온 'K팝 신화 프레임'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최근 초등학생들이 포토카드 중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템을 거래하면서 트리마제(고가 고급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많다"면서 "K팝의 성과주의가 모방되고 있다. 민희진 대표도 말했지만 우상향 그래프를 계속 그려야 하는 압박감이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음판 판매량 숫자가 이렇게 가다가는 2025년엔 1000만장이 나올 수도 있다. K팝 불패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신화는 신화일뿐 현실이 아니다. 정말 이렇게 계속 갈 수 없다. 신화를 깨부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 대표와 하이브 경영진은 '경영권 찬탈 시도 의혹', '풋옵션·스톡옵션' 적용,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 등 다양한 사안에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임총)가 열리면 민 대표의 해임은 수순이 된다. 다수 지분권자인 하이브의 의결로 대표 해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법원이 하이브의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임총) 허가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본다. 이재경 건국대학교 교수(변호사)도 이날 토론회에서 "어도어 이사회가 거부하더라도 결국 법원에서 대주주의 임시주총 권한을 인정해줘서 허가해줄 가능성 높다"고 봤다. 하이브는 경영진 교체까지 2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도어 측도 이를 감안해 지난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하이브의 어도어 임시 임총 허가 심문기일에서 "5월10일까지는 이사회 열리고 5월 말까지는 주총이 열릴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pakky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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