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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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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왜 지금 또 다시 '노찾사' 공연인가?"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한동헌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클럽806서울에서 열린 공연 '1984-40-2024'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시작했다.
노찾사는 오는 11월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1집 음반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연다. 노찾사가 공연하는 건 2012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한 대표는 그간 40년의 활동이 연속적이지 않았지만 "이번 공연이 이벤트성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찾사의 미래를 위한 공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침이슬' 작곡가 등으로 널리 알려진 '포크 대부' 김민기(1951~2024)와 한 대표를 비롯 대학 노래패 출신들이 1984년 모여 낸 프로젝트 앨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이 팀의 기원이다.
원래는 단발성 프로젝트였다. 이후 노래운동 단체 '새벽'에서 활동하는 등 각자 흩어져 있던 이들이 1987년 6월 항쟁의 승리에 크게 고무돼 같은 해 10월 노찾사의 이름을 내걸고 처음 공연했다. 특히 1989년 발매한 2집에 실린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사계', '그날이 오면' 등이 크게 히트했다. 1991년 내놓은 3집 수록곡 '임을 위한 행진곡'도 크게 회자됐다.
이번 공연엔 노찾사의 대표곡이라고 할 노래들이 망라된다. 또 새로 창작한 노래들도 포함된다. 한 대표는 "현재 멤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를 담은 '당대의 노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별 LP '노래를 찾는 사람들 1.5'도 발매한다. 1987~1989년 라이브 공연 실황과 미발표곡이 수록된 이 앨범에는 고(故) 김광석과 안치환이 함께한 '녹두꽃', 김민기가 작곡한 '도대체 사람들은' 등 음악사적 가치가 높은 곡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정 멤버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게 노찾사의 특징이다. 가수, 연주자는 물론 창작자, 기획자 그리고 평론가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일종의 창작문화 운동집단이었다. 김광석, 안치환, 권진원 등 굵직한 뮤지션들이 거쳐갔다.
특히 이번 LP에 실린 '녹두꽃'은 김광석이 노찾사와 함께했던 마지막 공연에서 부른 노래다. 이 콘서트는 안치환이 노찾사와 함께했던 첫 번째 공연이기도 했다. '녹두꽃'의 기타 연주 주인공이 안치환이다. 두 사람이 극적으로 조우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었다.
'도대체 사람들은'은 김민기의 창작 노래극 음반 '개똥이'에 삽입됐던 곡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한심한 어른 군상을 풍자했다. 그런데 노찾사 정규 음반이 넉 장인데 김민기의 노래는 단 한 곡도 안 실렸다.
노찾사 공연에서 김민기의 조연출로 함께 한 이병철 음반기획자는 "불러야 할 노찾사 노래들이 너무 많았어요. 김민기 선생님을 먼저 보내고 난 뒤 선생님의 노래를 최소한 한 곡은 넣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과도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민기는 특히 노찾사 라이브 콘서트의 '어떤 전형'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 기획자는 "노찾사가 대중 공연을 하는데 있어서 자세, 영상과 함께 하는 공연의 디테일, 남녀 솔로에서 중창·합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턴 변화에 많은 자산들을 남겨주셨다"면서 "가족 관계로 치면 노찾사가 태어나게 해주신 아버지 같은 존재고 음악적으로 보면 멘토이자 스승"이라고 기억했다.
그런데 노찾사의 노래가 절실했던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노찾사의 시대정신이 현 젊은 세대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까.
한 대표도 음악 형식, 질감, 감성이 많이 바뀐 것을 인정했다. 그는 하지만 클래식을 강조하면서 노찾사 노래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학의 시위 현장이나 또는 집회 현장에서 불렀던 심각하고 진지한 노찾사 노래들이 많지만 한편에선 음악으로서 어떤 아름다운 도전의 퀄리티를 담보한다고 생각해요. 노래 집단으로서 전통을 다시 한 번 꽃 피워보고자 노력하는 의미가 있어요. '노래 아름다움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우리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과거 노래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신선함이나 새로움을 좀 가미하려고 노력 중이다. "노래 자체에 울림이 있다면, 과거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넘어서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이번 신곡이 어떤 공감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겁니다."
신지아 음악감독은 "공연의 편곡 방향은 들었을 때 '이 노래구나'라는 걸 알 수 있되 사운드나 연주적인 면에서 신선한 방향성을 추구했다"면서 "30대 초반 연주자를 섭외하고 밴드 음악 감독을 따로 둬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팝과 미분화된 사운드가 대중음악 신을 주름잡고 있는 지금 노찾사의 노래는 다시 울려퍼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도 공존한다. 하지만 노찾사는 최근 유튜브 등에 노찾사 관련 댓글이 늘고 있다며 '팍팍한 삶의 현장'이 자신들의 노래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 대표는 "노찾사 '사계'를 젊은 세대는 혼성그룹 '거북이'가 리메이크해 부른 '사계'로 기억하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창작해서 또 다른 모습으로 전파돼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굉장히 고상하고 멋진 노래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또 같이 힐링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다 더 아름답고 세련되게 포장을 해서 보급하려는 활동을 우리는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3월부터 강도 높은 연습을 해왔다는 노찾사 멤버들은 '사계', '광야에서' 등 스물여섯 곡을 150분간 쉼 없이 들려준다. 김명식·박종홍·송숙환·신지아·유연이·이민관·최문정 등 노찾사 멤버들과 함께 권진원, 윤선애 등 노찾사 출신 뮤지션 그리고 이 단체와 긴밀하게 교류해온 포크 대부 정태춘이 특별 출연한다. 공연 예매는 티켓링크와 네이버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한동헌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클럽806서울에서 열린 공연 '1984-40-2024'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시작했다.
노찾사는 오는 11월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1집 음반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연다. 노찾사가 공연하는 건 2012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한 대표는 그간 40년의 활동이 연속적이지 않았지만 "이번 공연이 이벤트성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찾사의 미래를 위한 공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침이슬' 작곡가 등으로 널리 알려진 '포크 대부' 김민기(1951~2024)와 한 대표를 비롯 대학 노래패 출신들이 1984년 모여 낸 프로젝트 앨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이 팀의 기원이다.
원래는 단발성 프로젝트였다. 이후 노래운동 단체 '새벽'에서 활동하는 등 각자 흩어져 있던 이들이 1987년 6월 항쟁의 승리에 크게 고무돼 같은 해 10월 노찾사의 이름을 내걸고 처음 공연했다. 특히 1989년 발매한 2집에 실린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사계', '그날이 오면' 등이 크게 히트했다. 1991년 내놓은 3집 수록곡 '임을 위한 행진곡'도 크게 회자됐다.
이번 공연엔 노찾사의 대표곡이라고 할 노래들이 망라된다. 또 새로 창작한 노래들도 포함된다. 한 대표는 "현재 멤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를 담은 '당대의 노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별 LP '노래를 찾는 사람들 1.5'도 발매한다. 1987~1989년 라이브 공연 실황과 미발표곡이 수록된 이 앨범에는 고(故) 김광석과 안치환이 함께한 '녹두꽃', 김민기가 작곡한 '도대체 사람들은' 등 음악사적 가치가 높은 곡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정 멤버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게 노찾사의 특징이다. 가수, 연주자는 물론 창작자, 기획자 그리고 평론가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일종의 창작문화 운동집단이었다. 김광석, 안치환, 권진원 등 굵직한 뮤지션들이 거쳐갔다.
특히 이번 LP에 실린 '녹두꽃'은 김광석이 노찾사와 함께했던 마지막 공연에서 부른 노래다. 이 콘서트는 안치환이 노찾사와 함께했던 첫 번째 공연이기도 했다. '녹두꽃'의 기타 연주 주인공이 안치환이다. 두 사람이 극적으로 조우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었다.
'도대체 사람들은'은 김민기의 창작 노래극 음반 '개똥이'에 삽입됐던 곡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한심한 어른 군상을 풍자했다. 그런데 노찾사 정규 음반이 넉 장인데 김민기의 노래는 단 한 곡도 안 실렸다.
노찾사 공연에서 김민기의 조연출로 함께 한 이병철 음반기획자는 "불러야 할 노찾사 노래들이 너무 많았어요. 김민기 선생님을 먼저 보내고 난 뒤 선생님의 노래를 최소한 한 곡은 넣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과도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민기는 특히 노찾사 라이브 콘서트의 '어떤 전형'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 기획자는 "노찾사가 대중 공연을 하는데 있어서 자세, 영상과 함께 하는 공연의 디테일, 남녀 솔로에서 중창·합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턴 변화에 많은 자산들을 남겨주셨다"면서 "가족 관계로 치면 노찾사가 태어나게 해주신 아버지 같은 존재고 음악적으로 보면 멘토이자 스승"이라고 기억했다.
그런데 노찾사의 노래가 절실했던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노찾사의 시대정신이 현 젊은 세대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까.
한 대표도 음악 형식, 질감, 감성이 많이 바뀐 것을 인정했다. 그는 하지만 클래식을 강조하면서 노찾사 노래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학의 시위 현장이나 또는 집회 현장에서 불렀던 심각하고 진지한 노찾사 노래들이 많지만 한편에선 음악으로서 어떤 아름다운 도전의 퀄리티를 담보한다고 생각해요. 노래 집단으로서 전통을 다시 한 번 꽃 피워보고자 노력하는 의미가 있어요. '노래 아름다움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우리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과거 노래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신선함이나 새로움을 좀 가미하려고 노력 중이다. "노래 자체에 울림이 있다면, 과거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넘어서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이번 신곡이 어떤 공감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겁니다."
신지아 음악감독은 "공연의 편곡 방향은 들었을 때 '이 노래구나'라는 걸 알 수 있되 사운드나 연주적인 면에서 신선한 방향성을 추구했다"면서 "30대 초반 연주자를 섭외하고 밴드 음악 감독을 따로 둬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팝과 미분화된 사운드가 대중음악 신을 주름잡고 있는 지금 노찾사의 노래는 다시 울려퍼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도 공존한다. 하지만 노찾사는 최근 유튜브 등에 노찾사 관련 댓글이 늘고 있다며 '팍팍한 삶의 현장'이 자신들의 노래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 대표는 "노찾사 '사계'를 젊은 세대는 혼성그룹 '거북이'가 리메이크해 부른 '사계'로 기억하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창작해서 또 다른 모습으로 전파돼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굉장히 고상하고 멋진 노래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또 같이 힐링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다 더 아름답고 세련되게 포장을 해서 보급하려는 활동을 우리는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3월부터 강도 높은 연습을 해왔다는 노찾사 멤버들은 '사계', '광야에서' 등 스물여섯 곡을 150분간 쉼 없이 들려준다. 김명식·박종홍·송숙환·신지아·유연이·이민관·최문정 등 노찾사 멤버들과 함께 권진원, 윤선애 등 노찾사 출신 뮤지션 그리고 이 단체와 긴밀하게 교류해온 포크 대부 정태춘이 특별 출연한다. 공연 예매는 티켓링크와 네이버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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