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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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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일용아, 전화받아라" "내 입 갖고 말도 못할 바에야···"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구만"
25일 별세한 배우 김수미(75·본명 김영옥)가 대표작인 MBC TV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서 선보인 대사다. 그녀가 맡은 '일용 엄니'는 구수한 입담과 시원시원한 성격이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김수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일용' 역)의 노모 역할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22년 동안 '전원일기'에서 열연하며 MBC 연기대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을 차례로 거머쥐었다. 일용엄니 역할을 맡은 당시에 29살이던 김수미는 나이를 뛰어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김수미는 '배우는 작품 속 캐릭터가 돼야 된다'는 신념을 갖고, 연기를 위해 매일 시장에 가서 할머니를 연구했다. 노인 분장을 위해 풋풋한 얼굴에 주름을 그렸다. 머리에는 가발을 붙이고, 아스팔트 타르로 치아를 까맣게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일용엄니의 디테일은 당시로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캐릭터였다.
2021년 방송된 MBC 창사60주년 특집 '다큐플렉스 전원일기 2021'에서 김수미는 드라마 '전원일기' 뒷이야기를 밝힌 바 있다. 김수미는 연기를 위해 할머니의 특징을 많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꼭 할머니들은 주물주물 뭘 잡수신다. 주머니가 고무줄 바지 안에 있다. 한 번 소리 지르면 온 동네, 산천이 흔들리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 목소리가 딱 생각났다"고 했다. 또한 "노인 분장에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할머니의 특징을 연구한 목소리로 연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원일기'의 최초 기획자인 이연헌 전 PD는 당시 김수미에게 "수미야, 너 이런 목소리가 어디서 났냐"며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수미는 "제가 연습했다"고 답했다. "됐어. 좋아"라는 이 전 PD의 말에 김수미는 목소리 톤에 대한 감을 잡았다. 그렇게 일용엄니 캐릭터는 탄생됐다.
또한 김수미는 '전원일기'에 출연하면서 한결같이 도시락을 싸왔다. 지난해 7월 방송된 tvN STORY 예능물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배우 이계인은 "리허설을 하면 김수미가 '계인아~ 와서 밥먹어'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용건 역시 22년간 동료들을 위해 늘 도시락을 싸왔던 김수미를 떠올렸다. 그는 "사람이 좋은 일을 잠시 흉내내는 건 할 수 있어도 22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결같이 '전원일기'에 도시락을 싸고 배려를 했다"며 김수미를 칭찬했다.
김수미는 영화 '맨발의 기봉이'(2006)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였다. 노환으로 혼자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고 귀까지 어두운 팔순의 '기봉 어머니'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의 엄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내 감동을 안겼다.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도 고인의 대표작이다.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지난해 '가문의 영광: 리턴즈'까지 총 6편에 걸쳐 2000만명 넘는 관객이 선택한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영화 시리즈다. 오랜 기간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책임져온 김수미는 지난해 9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간담회에서 "이 작품으로 몇 년치 젊음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근심 걱정없이 좋은 집에 살아도 행복한 곳이 현장이더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뮤지컬 '친정엄마'도 고인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2009년 초연 때부터 함께 해온 김수미는 딸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엄마를 연기했다. 따뜻하고 온정 넘치는 캐릭터다. 김수미는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를 보고 뮤지컬 '친정엄마' 출연을 결심했다. 지난해 4월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수미는 "제가 엄마를 너무 애타게 그리워하니까 이 작품을 보내준 게 아닌가 싶다. 제 인생에서 '전원일기'와 '친정엄마'는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은 애정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한편 김수미는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김수미는 지난 5월부터 피로 누적으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고인의 대표작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국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다. 솔직한 입담과 유쾌한 코미디 연기로 사랑받으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요리 전문가로도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이어나갔다. 2018년 본인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론칭했으며, 음식 사업을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 남편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 등이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했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11시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25일 별세한 배우 김수미(75·본명 김영옥)가 대표작인 MBC TV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서 선보인 대사다. 그녀가 맡은 '일용 엄니'는 구수한 입담과 시원시원한 성격이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김수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일용' 역)의 노모 역할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22년 동안 '전원일기'에서 열연하며 MBC 연기대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을 차례로 거머쥐었다. 일용엄니 역할을 맡은 당시에 29살이던 김수미는 나이를 뛰어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김수미는 '배우는 작품 속 캐릭터가 돼야 된다'는 신념을 갖고, 연기를 위해 매일 시장에 가서 할머니를 연구했다. 노인 분장을 위해 풋풋한 얼굴에 주름을 그렸다. 머리에는 가발을 붙이고, 아스팔트 타르로 치아를 까맣게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일용엄니의 디테일은 당시로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캐릭터였다.
2021년 방송된 MBC 창사60주년 특집 '다큐플렉스 전원일기 2021'에서 김수미는 드라마 '전원일기' 뒷이야기를 밝힌 바 있다. 김수미는 연기를 위해 할머니의 특징을 많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꼭 할머니들은 주물주물 뭘 잡수신다. 주머니가 고무줄 바지 안에 있다. 한 번 소리 지르면 온 동네, 산천이 흔들리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 목소리가 딱 생각났다"고 했다. 또한 "노인 분장에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할머니의 특징을 연구한 목소리로 연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원일기'의 최초 기획자인 이연헌 전 PD는 당시 김수미에게 "수미야, 너 이런 목소리가 어디서 났냐"며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수미는 "제가 연습했다"고 답했다. "됐어. 좋아"라는 이 전 PD의 말에 김수미는 목소리 톤에 대한 감을 잡았다. 그렇게 일용엄니 캐릭터는 탄생됐다.
또한 김수미는 '전원일기'에 출연하면서 한결같이 도시락을 싸왔다. 지난해 7월 방송된 tvN STORY 예능물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배우 이계인은 "리허설을 하면 김수미가 '계인아~ 와서 밥먹어'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용건 역시 22년간 동료들을 위해 늘 도시락을 싸왔던 김수미를 떠올렸다. 그는 "사람이 좋은 일을 잠시 흉내내는 건 할 수 있어도 22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결같이 '전원일기'에 도시락을 싸고 배려를 했다"며 김수미를 칭찬했다.
김수미는 영화 '맨발의 기봉이'(2006)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였다. 노환으로 혼자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고 귀까지 어두운 팔순의 '기봉 어머니'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의 엄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내 감동을 안겼다.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도 고인의 대표작이다.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지난해 '가문의 영광: 리턴즈'까지 총 6편에 걸쳐 2000만명 넘는 관객이 선택한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영화 시리즈다. 오랜 기간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책임져온 김수미는 지난해 9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간담회에서 "이 작품으로 몇 년치 젊음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근심 걱정없이 좋은 집에 살아도 행복한 곳이 현장이더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뮤지컬 '친정엄마'도 고인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2009년 초연 때부터 함께 해온 김수미는 딸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엄마를 연기했다. 따뜻하고 온정 넘치는 캐릭터다. 김수미는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를 보고 뮤지컬 '친정엄마' 출연을 결심했다. 지난해 4월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수미는 "제가 엄마를 너무 애타게 그리워하니까 이 작품을 보내준 게 아닌가 싶다. 제 인생에서 '전원일기'와 '친정엄마'는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은 애정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한편 김수미는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김수미는 지난 5월부터 피로 누적으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고인의 대표작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국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다. 솔직한 입담과 유쾌한 코미디 연기로 사랑받으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요리 전문가로도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이어나갔다. 2018년 본인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론칭했으며, 음식 사업을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 남편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 등이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했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11시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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