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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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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어떤 방송이나 무대에 가더라도 1등이라는 무게 때문에 조금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MBN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 '현역가왕2'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수 박서진(30)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남아 있다. 경연에서 보여준 가창력과 퍼포먼스로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스스로 몸을 낮췄다.
3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서진은 근황을 묻는 말에 "'1등을 하면 무게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게감이 없는 편이라 최대한 무게를 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행도 신경쓰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박서진이 우승한 '현역가왕2'는 올해 방송 예정인 '한일가왕전2'에 나갈 국가대표 현역 가수 7명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박서진을 비롯해 진해성, 에녹, 신승태 등이 일본 트로트 국가대표들과 음악 대항전을 펼친다. 특히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인 만큼 무대의 의미가 남다르다.
박서진은 "처음에는 한국 대표로 나간다는 생각만 했는데 '한일톱텐쇼'를 같이 하면서 일본 가수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더라.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와닿았다"며 "어떻게 무대를 꾸밀지, 일본 분들이 어떤 무대를 좋아하실지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도 내가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가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싶었다"고 전했다.
섬세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 관객을 흡입하는 화려한 장구 퍼포먼스로 '제2대 현역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정상에 오르기까지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부터 투입되면서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박서진은 "사람들이 혹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논란이 빚어진 걸 보고 놀랐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노래를 못한다는 이미지가 컸기에 더 열심히 해서 진심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공정성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박서진은 군 복무와 관련한 홍역을 치렀다.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군 입대 의지를 밝힌 과거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거짓말 의혹이 생겼다. 이 때문에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박서진의 방송 출연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덤덤한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회상하던 그는 "호사다마"라고 말했다. "힘든 일을 겪으니 옆에서 다독여주고 함께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옛날에 알던 분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글을 쓰고 청원을 올리시더라고요. 그런 글이나 유튜브 댓글을 봤을 때 '내가 이렇게 살았나'라고 생각하면서 인생을 되돌아본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가수 인생을 흔들 위기에 박서진은 스스로 다독이며 다시 중심을 잡아갔다. 그렇게 몸으로 버텨내니 비로소 무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박서진은 "아무리 생각하고 머리를 쥐어짜 내도 가수 아니면 뭘 했을까 싶다"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너무 행복하다. 가족들도 무대에 서는 모습을 좋아하니 더 그만두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12년 차인 박서진은 트로트를 알리는 데 관심이 많다. 어린 시절 SBS TV 예능 '스타킹'에 출연해 트로트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여러 경연 프로그램에서 신명나게 장구를 치며 트로트를 열창하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그에게 "트로트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눈을 반짝이며 "멜로디나 가사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다. 나훈아 선생님의 '카톡'이나 제 노래 '꿀팁' 등 시대를 반영하는 트로트가 많아졌다"고 답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이나 노래를 잘 모른다고 할 만큼 매사 트로트에 진심이다.
치열한 서바이벌 무대에서 내려온 박서진은 오는 12~13일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18일부터는 '현역가왕2' 전국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박서진은 멀리서 자신을 찾아주는 팬들을 위해 매일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장구 연주도 하루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팬들은 제게 공기 같아요. 우울하거나 아프거나 문제가 있어도 대중 앞에서 티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모습을 안 보여드리고 싶고, 매사 밝고 활기찬 박서진으로 남고 싶어요. 박서진 하면 딱 떠오를 수 있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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