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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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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하락세가 세계 경제의 정체·위축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유가 하락세를 방어하지 못한 상황은 중국의 경기 침체를 보여주며, 이것이 세계 경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국제유가, 연이틀 하락세 이어가…하루 새 2%서 4%로 낙폭 키워
1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25달러(4.4%) 하락한 배럴당 70.5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일 이후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2월물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대비 3.21달러(4.1%) 떨어진 배럴당 74.25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중동 정세 악화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후 연이틀 사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2%대로 하락한 데 이어 이날 4%대로 낙폭을 키웠다.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 줄어든 영향"
이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AP통신은 이날 복수의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 또는 석유 시설은 공격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의 방침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 군사·정보시설을 타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란 석유 시설의 타격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이 해소된 것이다.

◆"석유 최대 수입국 中, 소비 진작 실패…세계 경제 정체·위축 가능성"
다만 이 같은 유가 하락세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제시를 통한 수요 심리 자극이 실패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중국이 최근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자, 세계 원유 공급량이 원활히 소화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세계 경제 정체·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를 내어 2025년에 중국의 수요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해 세계 시장에서 석유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에서 강한 산유량 증가가 예상되는 등 상당한 공급 초과가 이뤄지는 반면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석유 수요 부진을 겪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IEA는 "중국이 지난해 수요 상승분의 70%를 뒷받침했으나, 올해는 상승분의 20%만 지지하고 있다"며 중국을 석유 수요 둔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소비를 촉진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재정부는 최근 금리 인하와 국채 발행 확대 등 잇따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으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발표된 부양책에 구체적인 규모·시기 등에 대한 언급이 빠진데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처럼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통한 수요 심리 자극에 실패하자, 석유 공급량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선물거래사 블루라인퓨처스 수석 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라이블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현재로선 석유 가격을 지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파생 거래 플랫폼 기업 닌자트레이더 분석가 톰 슈나이더도 유가 하락은 수요 약화를 의미하며 "세계 경제가 정체되거나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슈나이더는 연말까지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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