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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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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 김모(92)씨는 본인 소유의 토지를 자녀들에게 양도한 후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 수십억원을 체납했다. 김씨의 자녀들은 빚을 제외한 양도대금 전액을 자신들의 계좌로 분산 이체해 조직적으로 현금을 빼돌렸다. 자녀들은 수백 차례에 걸쳐 현금을 인출했고 이를 거주지 4곳의 김치통, 서랍 등에 숨겼다. 이렇게 은닉한 현금과 골드바만 총 11억원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김씨의 자녀와 며느리 등 일가족 7명을 고발했다.
#. 건축업자 박모씨는 아파트 분양권을 양도하고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 수억원을 체납했다. 박씨는 세금납부를 피하기 위해 양도대금으로 최근 급등한 약 20여종의 코인을 구입한 후 모친과 사촌의 개인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이전해 은닉했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확인 후 박씨의 모친과 사촌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1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현금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능적인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납부능력이 있어도 세금을 체납한 채 호화로운 생활을 한 고액체납자들 696명에 대한 재산추적을 실시했다.
김씨 사례의 경우, 자녀들이 거래를 주도해 여러 명의 계좌로 분산 이체하거나 번갈아가며 현금을 인출하는 등의 수법을 써 강제징수를 회피했다.
국세청은 은행 CCTV를 통해 수백 차례에 걸친 현금인출을 확인 후 잠복해 김씨가 자녀 명의 주택에 실거주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지방청과 세무서 직원 21명은 체납자 자녀의 주소 4곳을 동시에 불시에 수색에 착수했다. 그 결과, 현장에서는 김치통에만 2억원의 현금다발이 발견됐고, 서랍 등에서 골드바와 현금 등 총 11억원을 징수했다.
이외에도 법인자금으로 고가 차량, 골프장 등 호화생활을 누리는 체납자들의 집을 수색해 체납액 3억원을 징수했고, 자녀 명의로 재산을 은닉해온 체납자를 9회 탐문·잠복해 명품 핸드백 등 6억원을 징수했다.
박씨의 사례처럼 최근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통해 재산을 은닉한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국세청이 하반기에 압류한 가상자산 은닉 재산만 287억원이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을 친인척 명의로 이전·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는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을 활용해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
체납한 채로 슬롯머신 등과 같은 사행성 게임에 참여해 받은 당첨금을 은닉한 부동산분양업체 대표 서모씨의 사례도 있다. 서씨는 강원랜드에서 수억원의 슬롯머신 당첨금을 수표로 받은 후 일부를 달러로 환전하는 등 재산을 은닉했다.
국세청은 이런 체납자에 대해서는 수표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체납자 및 친인척 등에 대한 금융조회를 실시하는 한편, 시중은행에서 달러로 환전해 은닉한 외화 확인 등을 위해 실거주지 또는 은닉장소에 대한 수색을 실시했다.
비뇨기과 의사 조모씨는 사업소득을 빼돌려 배우자 명의의 해외보험상품에 가입해 외화 송금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하기도 했다. 조모씨는 허위로 경비를 계상하는 등 종합소득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수십억원을 체납했다. 그럼에도 자녀에게 수억원을 증여했고,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오피스텔을 취득했다.
국세청은 배우자 명의로 취득한 오피스텔 구입자금, 해외보험사로 송금한 외화 송금액의 자금출처 확인을 위해 재산추적조사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내부조사부터 탐문, 분석 등 통상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조사를 지휘한 안덕수 징세법무국장은 "국세청은 지능적인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은 내지 않은 채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에 대해 재산추적조사를 강화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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