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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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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을 이끌어 온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2일(현지시각)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오전 겔싱어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와 전무이사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가 임시 공동 CEO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겔싱어는 이번 결정에 대해 "달콤씁슬하다"면서 "현재의 시장 역학 관계에서 인텔을 포지셔닝하기 위해 힘들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새 수장을 찾기 전까지 이사회 임시 의장을 맡은 프랭크 예어리는 "우리는 더 날씬하고, 더 단순하고, 더 민첩한 인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제조 경쟁력을 회복하고 세계적 수준의 파운드리가 될 역량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겔싱어가 엔비디아와의 경쟁에 대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인식과, 겔싱어의 회생 계획에 대한 신뢰 부족 관련 논란이 지난주 이사회 회의에서 일었고 이 회의 이후 사임했다고 한다.

5년 전만 해도 인텔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었으나, 올해 들어 기업 가치가 절반으로 축소됐다. 시가총액은 한때 100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면 AI 반도체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200% 이상 상승해 시가총액이 3조3500억 달러에 달했다.

이사회는 지난해에도 엔비디아의 약진과 경쟁사로 자리매김한 AMD를 언급, 인텔이 AI칩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겔싱어에게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겔싱어는 2021년 CEO로 임명된 이후 인텔을 TSMC와 경쟁하는 칩 제조 강자로 만들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막대한 투자를 통해 고객사를 유치하려 노력했으나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모두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았고, 3분기 예상치도 전망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일 인텔의 주가는 하루만에 26%나 급락하기도 했다.

겔싱어는 미국과 유럽 소재 공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도 추진한 바 있다. 지난주 미국 정부는 반도체과학법(Chips Act·칩스법)에 따라 인텔에 79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최종 확정해 애리조나, 뉴멕시코, 오하이오, 오리건에 새 공장 건설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인텔이 독일에 짓기로 한 300억 유로 규모의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보류됐다.

인텔은 진보적인 제조 공정을 따라잡기 위해 칩 설계 사업을 제조 부문에서 분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임원 이탈, 수천 명 해고, 주가 폭락으로 회사가 흔들리면서 압박을 받았다.

번스타인의 분석가 스테이시 라스곤은 겔싱어의 사임으로 최근 몇 달 간 인텔의 비용 절감 행보를 주도한 진스너 체재 하에서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겔싱어의 사임으로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하고 칩 설계에 집중할 수 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인텔은 경쟁력 회복을 위해 187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자산손상 비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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