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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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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자동 폐기 등으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공직사회는 상황을 예의주시며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민감한 시기 공직기강이 해이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송년회와 회식 등을 취소하면서 정부청사 인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때보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가 일대는 점심시간에도 비교적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점심식사를 위해 청사 밖으로 나온 공무원들로 북적였지만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등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저녁 장사를 하는 식당들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세종청사 바로 옆인 어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기자의 질문에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렵다"며 "다른 때 같으면 12월은 거의 만석인데 예약이 많이 줄었고 오늘 저녁만 해도 예약이 단 1건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평년보다 예약 건수가 60%가량 줄었다"며 "점심 장사는 그나마 유지 중인데, 단체 예약도 없고 비싼 식사도 전혀 안 하고 있어서 전체 매출로 보면 형편없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중식당 직원 B씨는 "원래 이맘때면 저녁에 회식 예약이 많았는데 올해는 거의 없다"며 "평년 같으면 지금쯤 예약이 꽉 차야 하는데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C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는 "예전에 예약했던 걸 최근 들어 취소하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분위기가) 심각하다고 들어서 일반 손님이 아닌 공무원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 관가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연말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양새다.
각 부처에서도 장관들이 공직기강 해이를 유념하란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부에 전하면서 직원들이 연말 회식 등에 더욱 소극적이다.
주말 사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직무대행인 고기동 차관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공직기강 확립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공직자를 비롯한 유관기관 관계자들 모두 복지부동 등 공직기강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들은 공식적인 대외 행사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되, 직원들 송년 모임이나 연말 회식 등은 신년회 등으로 날짜를 조정하고 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내부망에 '흔들림 없이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라'는 장관의 내부 지침이 있었다"며 "송년회 등을 자제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 다들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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