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장관 "쿠팡 택배 종사자 근로여건, 타사 수준 개선 예정"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쿠팡 택배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이른바 '클렌징 조항'을 타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클렌징 조항은 쿠팡 택배 근로자가 배송수행률 등 일정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배송구역을 회수하거나 변경하도록 하는 쿠팡 내 자체 제도를 말한다.

박 장관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 상정 및 현안보고에 출석해 "쿠팡 소속 택배 종사자의 연이은 사망 사고로 쿠팡의 열악한 근로 여건에 대해 여러 위원님들의 우려와 지적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쿠팡의 위수탁계약서와 서비스 수행 목표, 구역 조정 제도 등 일명 클렌징 조항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쿠팡 측과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현행 법령 체계 내에서 가능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우선 쿠팡의 위수탁계약서는 생활물류법에 따른 정부의 표준계약서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정토록 조치했다"며 "택배 종사자의 과로를 초래하는 클렌징 조항도 다른 택배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기존 위수탁 계약서상 기재돼 있는 클렌징 조항 10개 중 6개를 지난 9월 말 삭제했고, ▲월 수행률 95% 이상 ▲반품회수율 90% 미만 ▲고객불만율 0.5% 이상 ▲파손율 0.08% 이상 등 나머지 구체적인 평가 기준도 이달 중 계약서에서 삭제할 예정이다.

또 "이에 더해 정부는 택배 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해 택배 기사의 소분류 작업 제외, 표준계약서의 주요 사항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을 차질없이 추진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택배 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해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쿠팡 택배근로자로 일하던 정슬기씨는 지난해 3월부터 쿠팡 퀵플렉스 기사로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해오던 중, 지난 5월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으로 숨졌다. 이 질환은 과로사의 대표적 원인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지난 10월 정씨 유족이 신청한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승인하자, 업계에서는 쿠팡의 클렌징 제도 등 과로사를 유발하는 사내 조항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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