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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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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원자력발전소 설치 초기에 느슨하게 조였던 고정볼트가 지난 5월29일 발생한 신고리 4호기 화재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4호기 콜렉터 하우징 내부 화재 사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이런 조사 결과를 내놨다고 15일 밝혔다.
콜렉터 하우징은 발전기 회전자에 직류 전원을 공급하는 전력 생산 부속 설비를 뜻한다.
화재 발생 설비 점검 결과를 보면 콜렉터 하우징 내부 총 5개소에서 화재로 인한 손상이 확인됐다.
여기에는 발전기 회전자로 전류를 제공하는 설비인 콜렉터링 본체와 콜렉터링에 붙어있는 분배링, 브러쉬 홀더, 콜렉터링을 지지하는 리깅 하부, 발전기 축이 포함된다.
화재는 분배링, 브러쉬 홀더, 리깅 하부, 콜렉터링 본체, 발전기 축 방향으로 진행됐다.
화재 감식 외부 전문가는 콜렉터링 및 분배링이 용융·파손된 지점에서 절연 파괴로 최초 아크(불꽃)가 발생했고 열속(熱速)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콜렉터 하우징 내부 아크로 전력 생산 부속 설비 일부가 손상됐고 해당 설비의 고진동으로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했다.
화재의 원인이 된 불꽃은 느슨한 고정볼트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발전기 측 분배링 고정볼트 22개 가운데 일부 볼트의 조임력이 제작사 작업지침서 기준값(24.2~27.6kgf.m)에 미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1kgf.m의 조임력은 1m 길이의 토크렌치로 1kgf의 힘을 가해 볼트를 회전시키는 힘을 뜻한다. 아크 발생의 원인이 된 고정볼트 조임력은 22kgf.m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분배링 고정볼트 체결이 미흡해 접촉 저항이 증가했고 콜렉터링 내부 온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접촉 부위에서 용융이 발생했고 절연 저하로 불꽃이 튀었다.
원안위는 "관련 외부 전문가도 분배링에 조임 흔적이 관찰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설치 초기 고정볼트 조임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주요 안전 설비 작동 과정을 보면 터빈 정지 초기에는 증기우회제어밸브(SBCV)가 자동 개방돼 잉여 증기를 복수기로 방출했다. 이후 터빈밀봉증기 압력 저하로 복수기 진공 압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증기우회제어밸브가 자동으로 닫혔다.
과압 방지를 위해 주증기안전밸브(MSSV) 3대가 자동 개방됐고 잉여 증기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소음도 발생했다. 이후에는 주제어실 운전원이 주증기대기방출밸브(MSADV) 4대를 수동 개방해 주증기 배관 압력을 정상 복구했다.
다만 터빈 정비 발생 과정에서 복수기 진공 압력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한 터빈밀봉증기압력유지가 미흡했다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화재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화재 대응 절차서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인지 이후 외부소방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이번 화재의 경우 자체 소방대에는 9시30분에 신고했지만 외부 소방대 신고 시간은 9시45분으로 15분가량 늦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외부소방대 출동 시 발전소 입구 청원경찰의 안내 방법 등도 절차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단기 재발 방지 대책으로 콜렉터 하우징 내부에 연기 감지기·경보를 새로 달았다. 아울러 운전원 현장 점검 주기를 주 1회에서 일 1~2회로 단축하고 계획예방정비마다 콜렉터 분배링 고정볼트 조임력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중장기 재발 방지 대책으로는 고지능형 CCTV를 활용해 원전종합상황실과 발전소 주제어실 화재 징후를 상시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콜렉터 관련 설비에 대한 예방 정비 기준 개발도 추진하고 외부소방대 출동과 관련된 절차서도 바뀐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신고리 4호기의 터빈 베어링 설비 조립 등 정비 작업을 완료하는 7월 말께 발전소 안전성 확인 이후 재가동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한수원이 수립한 재발 방지 대책 이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0715_00015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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