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CoinNess
- 20.11.02
- 2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저 고독의 거리에 던져진 채 / 갈 곳 없는 텅 빈 마음으로 / 홀로 선 그대 / 혼자 모든 걸 / 짊어지려 하지 말아요 / 가끔씩 내게 기대도 / 난 무겁지 않아 / 기쁨과 슬픔 그 모든 게 / 삶의 일부죠 긴 세월이 지나가면 / 모두 다 흐릿해질 거예요"
'마왕' 가수 신해철(1968~2014)의 아내인 넥스트유나이티드의 윤원희 대표는 남편의 수많은 명곡 중 최근엔 '잇츠 올라이트(It's alright)'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신해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정규 3집 '크롬스 테크노 워크스(Crom's Techno Works)'에 실린 곡이다. 그의 대표곡 '일상으로의 초대'가 타이틀곡이었던 앨범이다. 신스팝 풍의 '잇츠 올라이트'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곡이지만, 신해철 마니아들 사이에선 '위로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고인의 기일이 있는 10월에 여전히 힘들어하는 이들이 신해철에게 기대고 싶을 때 찾아 듣는 노래다. 그렇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자의 부축을 받으면서 걸어간다.
㈜넥스트유나이티드·㈜드림어스컴퍼니가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오는 10월 26~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를 펼친다.
신해철이 리더로 활약한 밴드 '넥스트(N.EX.T)'(김영석·김세황·이수용)는 물론 싸이,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 김범수, 예성(슈퍼주니어), 솔라(마마무), 넬, 해리빅버튼, 전인권밴드, 이승환, 국카스텐, 에피톤 프로젝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 신해철을 아끼고 존경한 선후배들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진지하고 슬픈 분위기보다 고인의 10주기를 기점으로, 행복한 음악 축제의 장으로서 함께 한다. 신해철이 남긴 어록처럼, 그의 노래와 함께 관객도 뮤지션도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신해철의 대표곡 중 하나인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노랫말처럼 말이다. "난 포기하지 않아요 /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 없겠죠 / 어렵고 또 험한 길을 걸어도 /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로 우승하면서 데뷔했다. 가수 서태지가 존경심을 표한 신해철은 앞서가는 뮤지션이었다. 서태지는 1990년대 초반 신해철에게 샘플러 사용법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넥스트의 음악에서 보듯 신해철의 음악기반은 록이지만 신시사이저나 미디 등 최신장비를 음악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윤상과 함께 만든 프로젝트 그룹 '노 댄스'를 비롯해 솔로앨범 '크롬스 테크노 웍스'와 '모노롬', 또 다른 프로젝트 그룹 '비트겐슈타인' 등을 통해 음악 실험을 지속했다. 2020년 말 하이브(당시 빅히트 레이블즈)가 연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 프레즌티드 바이 위버스(NEW YEAR'S EVE LIVE presented by Weverse)'(위버스콘 전신)에서 신해철 헌정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가수 싸이는 자신의 대표 브랜드 콘서트 '흠뻑쇼' 등에서 신해철에 대한 헌정곡 '드림(DREAM)'을 꾸준히 부르고 있다.
신해철이 당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까닭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정치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 DJ를 맡아 과감하면서 파격적인 발언으로 '마왕'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엘리트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서강대 철학과 출신(중퇴)이다.
정치적인 발언과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과감하게 내뱉는 '독설 논객'으로도 통했다. 사회를 뜻하는 소사이어티(society)와 연예인을 가리키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쳐 만든 신조어인 소셜테이너의 원조 격이다. MBC TV '100분 토론'에 여러 차례 출연해 대마초 비범죄화 주장,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했다.
다음은 윤원희 대표와 서면을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공연 내용은 드림어스 컴퍼니 측이 답변했다.
-10주기 헌정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메시지가 있다면요. 언제부터 준비했고 프로젝트가 구체화된 시점은 언제, 어떻게였나요?
"고 신해철님의 평소 팬들을 향한 마음을 제가 감히 모두 이해하거나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음악과 무대를 함께 즐기자고 자주 얘기하셨었기에, 10주기를 기점으로 더 이상 추모와 슬픔 대신, 고인이 남겨준 음악을 매개체로 함께 어울러지며 행복한 음악의 장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추모콘서트 제안들이 왔었고, 그 추모들을 10주기로 미뤄 의미 있게 진행됐으면 생각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과 노력으로, 올해 초 프로젝트가 구체화 됐습니다."
-이번 헌정 콘서트에 참여하는 뮤지션들 라인업이 화려합니다. 어떻게 이뤄진 라인업입니까? 대부분 자발적 참여를 하셨겠지만 그 가운데 제안을 먼저 하셨는데, 흔쾌히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나요?
"정말 감사하게도 동료 선후배 톱 뮤지션들께서 마음을 내어주시어 저도 감동입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시며, 사실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시기에는 조심스러운 면들이 있으셨을 것으로 짐작만 해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선뜻 손 내밀어주신 싸이님, 이승환님, 김범수님, 김동완님, 홍경민님, 하현우님, 어… 작성하다보니, 출연진 전원 나열하게 될 것 같습니다.(웃음)"
-해철 씨가 생전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셨던 만큼, 이번에 참여한 뮤지션들도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면 해철 씨를 생각하는 마음일 텐데, 이들이 해철 씨를 위하는 마음이 대표님에겐 어떻게 전해지나요?
"저는 비교적 평범한 일반인이라 가늠이 잘 안되는게 송구스러울 따름인데요, 뮤지션 분들끼리의 매우 엄청난 동료애와 존중, 유대감, 그리고 고인의 음악 혹은 고인과의 소통으로 서로 영향을 받은 선에너지가 한 자리에 모시기 어려운 선후배분들을 통해 제게는 전해진 것 같습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되고 있는 고인의 조각들이 있으신 것 같고, 그 조각들을 모아주시며 또 다른 측면의 고인이 비춰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여 뮤지션들이 함께 하면서 하신 말씀 중 몇 가지를 전달해주실지 있는지요.
"모든 아티스트 분들께서 감사히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밟혀 주시고, 뜻 깊고 좋은 자리에 함께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주셨습니다."(드림어스 답변)
-이번에 팬들을 위한 순서 등도 마련되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10주기 공연에서는 고 신해철님의 무대 의상과 책, 음반 등 아티스트 신해철을 추억할 수 있는 전시회가 공연장 내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고 신해철님의 팬분들께 다시 한번 추억을 되돌아보며 고 신해철님이 세상에 남긴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드림어스 답변)
-해철 씨는 생전에도 영향력이 컸지만, 사후에도 영향력이 여전해요. 싸이 씨 콘서트는 물론 하이브 위버스 콘서트 등에서 끊임없이 소환됩니다. 이런 정경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계속 기억해주시며 소환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인이 직접 해줬으면 더 좋았겠지만 본인이 부재이니, 동료분들을 통해 전해지는 음악으로, 또 다음 세대, 다른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힘이 되거나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부터 국내 대중음악계 일변도가 더 심해졌어요. 해철 씨 같은 다양하고 진보적인 음악을 들려준 뮤지션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태지, 윤상 씨 같은 앞서가는 뮤지션들도 해철 씨에게 여전히 존중을 표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보시기엔 신해철 씨의 음악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어느 지점입니까?
"고 신해철의 음악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일상과 인간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철학적 메시지와 개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면서 대중들과 연결을 중요시했고, 그러한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각 곡마다 독특한 감성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런 다채로움이 그의 음악세계에 가장 큰 매력이자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드림어스 답변)
-해철 씨 관련 다양한 제안이 분명 있었을 텐데도 대표님의 행보가 무게감이 있어 더 특별하게 여겨집니다. 해철 씨 이름이 따르는 일들의 부담감이 상당하지요? 일을 진행해나감에 있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고인 생전에는 제가 매니지먼트 쪽 관여를 하지 않았기에, 갑작스러운 고인 연관 권리 보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시는 반면, 권리를 뺏어가거나 무단으로 취득하려는 사례도 왕왕 일어나, 투명하고 합법적 절차에 따른 일 진행을 중시하게 됐습니다."
-뮤지션 신해철 씨를 기억해나가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고인이 평소 전하려던 메시지나 용기… 같은 게 있어서가 아닐지… 조심스럽게 의견 내어봅니다…"
-해철 씨가 없는 10년 동안 대표님의 삶을 보면서 해철 씨가 가장 칭찬해줄 만한 일은 무엇일까요?
"아이들과 웃으며 열심히 지냈습니다."
-우문 같지만 해철 씨가 계속 살아계셨으면 어떤 남편, 어떤 아빠였을까요?
"'내일 행복하려고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면, 그 불행한 오늘이 쭉 이어져서 결국 평생 행복한 날은 오지 않는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행복하고, 또 다음날 맞이한 오늘이 행복하고, 이게 이어져서 행복한 거다.' 이런 얘길 해주는 아빠, 딸바보 아빠, 중2병 아들과 게임도 같이하고 진심으로 같이 싸우는 아빠, 전세계 역사를 정말 재미나게 썰 풀어주는 아빠, 음악이나 토론에 관심 갖는 걸 보면 신나게 꿀팁 던져주는 아빠, 엄마는 내 거니까 이제 돌려달라고 하는 아빠 겸 남편이 됐을 것 같습니다."
-시기마다 다를 거 같은데, 요즘 가장 많이 들은 해철 씨 곡은 무엇입니까?
"시기마다 다른 거 맞습니다!^^ 요즘은 '잇츠 올라이트(It's allright)'를 많이 듣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세상살이에서 가정법이 가장 의미 없는 일이라지만, 가을이 되면 신선한 음악과 따끔한 일침의 고인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해철 씨가 하셨던 말씀 중 요즘 가장 생각나는 게 있다면요. 그가 가장 그리울 때는 언제입니까?
"내가 결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건 '행복'이라고 하셨던 말씀이 가장 생각납니다. '사람들이 각자 이뤄야 할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라 태어난 것 만으로 미션을 다 한 것이고, 살아가는 인생은 보너스 게임인 거다'라는 설명을 하셨던 시기에 집에서 하시던 말씀이라서요… 가장 그리울 때는… 자녀들 얼굴을 바라볼 때, 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마왕' 가수 신해철(1968~2014)의 아내인 넥스트유나이티드의 윤원희 대표는 남편의 수많은 명곡 중 최근엔 '잇츠 올라이트(It's alright)'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신해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정규 3집 '크롬스 테크노 워크스(Crom's Techno Works)'에 실린 곡이다. 그의 대표곡 '일상으로의 초대'가 타이틀곡이었던 앨범이다. 신스팝 풍의 '잇츠 올라이트'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곡이지만, 신해철 마니아들 사이에선 '위로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고인의 기일이 있는 10월에 여전히 힘들어하는 이들이 신해철에게 기대고 싶을 때 찾아 듣는 노래다. 그렇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자의 부축을 받으면서 걸어간다.
㈜넥스트유나이티드·㈜드림어스컴퍼니가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오는 10월 26~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를 펼친다.
신해철이 리더로 활약한 밴드 '넥스트(N.EX.T)'(김영석·김세황·이수용)는 물론 싸이,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 김범수, 예성(슈퍼주니어), 솔라(마마무), 넬, 해리빅버튼, 전인권밴드, 이승환, 국카스텐, 에피톤 프로젝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 신해철을 아끼고 존경한 선후배들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진지하고 슬픈 분위기보다 고인의 10주기를 기점으로, 행복한 음악 축제의 장으로서 함께 한다. 신해철이 남긴 어록처럼, 그의 노래와 함께 관객도 뮤지션도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신해철의 대표곡 중 하나인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노랫말처럼 말이다. "난 포기하지 않아요 /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 없겠죠 / 어렵고 또 험한 길을 걸어도 /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로 우승하면서 데뷔했다. 가수 서태지가 존경심을 표한 신해철은 앞서가는 뮤지션이었다. 서태지는 1990년대 초반 신해철에게 샘플러 사용법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넥스트의 음악에서 보듯 신해철의 음악기반은 록이지만 신시사이저나 미디 등 최신장비를 음악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윤상과 함께 만든 프로젝트 그룹 '노 댄스'를 비롯해 솔로앨범 '크롬스 테크노 웍스'와 '모노롬', 또 다른 프로젝트 그룹 '비트겐슈타인' 등을 통해 음악 실험을 지속했다. 2020년 말 하이브(당시 빅히트 레이블즈)가 연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 프레즌티드 바이 위버스(NEW YEAR'S EVE LIVE presented by Weverse)'(위버스콘 전신)에서 신해철 헌정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가수 싸이는 자신의 대표 브랜드 콘서트 '흠뻑쇼' 등에서 신해철에 대한 헌정곡 '드림(DREAM)'을 꾸준히 부르고 있다.
신해철이 당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까닭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정치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 DJ를 맡아 과감하면서 파격적인 발언으로 '마왕'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엘리트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서강대 철학과 출신(중퇴)이다.
정치적인 발언과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과감하게 내뱉는 '독설 논객'으로도 통했다. 사회를 뜻하는 소사이어티(society)와 연예인을 가리키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쳐 만든 신조어인 소셜테이너의 원조 격이다. MBC TV '100분 토론'에 여러 차례 출연해 대마초 비범죄화 주장,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했다.
다음은 윤원희 대표와 서면을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공연 내용은 드림어스 컴퍼니 측이 답변했다.
-10주기 헌정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메시지가 있다면요. 언제부터 준비했고 프로젝트가 구체화된 시점은 언제, 어떻게였나요?
"고 신해철님의 평소 팬들을 향한 마음을 제가 감히 모두 이해하거나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음악과 무대를 함께 즐기자고 자주 얘기하셨었기에, 10주기를 기점으로 더 이상 추모와 슬픔 대신, 고인이 남겨준 음악을 매개체로 함께 어울러지며 행복한 음악의 장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추모콘서트 제안들이 왔었고, 그 추모들을 10주기로 미뤄 의미 있게 진행됐으면 생각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과 노력으로, 올해 초 프로젝트가 구체화 됐습니다."
-이번 헌정 콘서트에 참여하는 뮤지션들 라인업이 화려합니다. 어떻게 이뤄진 라인업입니까? 대부분 자발적 참여를 하셨겠지만 그 가운데 제안을 먼저 하셨는데, 흔쾌히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나요?
"정말 감사하게도 동료 선후배 톱 뮤지션들께서 마음을 내어주시어 저도 감동입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시며, 사실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시기에는 조심스러운 면들이 있으셨을 것으로 짐작만 해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선뜻 손 내밀어주신 싸이님, 이승환님, 김범수님, 김동완님, 홍경민님, 하현우님, 어… 작성하다보니, 출연진 전원 나열하게 될 것 같습니다.(웃음)"
-해철 씨가 생전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셨던 만큼, 이번에 참여한 뮤지션들도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면 해철 씨를 생각하는 마음일 텐데, 이들이 해철 씨를 위하는 마음이 대표님에겐 어떻게 전해지나요?
"저는 비교적 평범한 일반인이라 가늠이 잘 안되는게 송구스러울 따름인데요, 뮤지션 분들끼리의 매우 엄청난 동료애와 존중, 유대감, 그리고 고인의 음악 혹은 고인과의 소통으로 서로 영향을 받은 선에너지가 한 자리에 모시기 어려운 선후배분들을 통해 제게는 전해진 것 같습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되고 있는 고인의 조각들이 있으신 것 같고, 그 조각들을 모아주시며 또 다른 측면의 고인이 비춰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여 뮤지션들이 함께 하면서 하신 말씀 중 몇 가지를 전달해주실지 있는지요.
"모든 아티스트 분들께서 감사히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밟혀 주시고, 뜻 깊고 좋은 자리에 함께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주셨습니다."(드림어스 답변)
-이번에 팬들을 위한 순서 등도 마련되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10주기 공연에서는 고 신해철님의 무대 의상과 책, 음반 등 아티스트 신해철을 추억할 수 있는 전시회가 공연장 내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고 신해철님의 팬분들께 다시 한번 추억을 되돌아보며 고 신해철님이 세상에 남긴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드림어스 답변)
-해철 씨는 생전에도 영향력이 컸지만, 사후에도 영향력이 여전해요. 싸이 씨 콘서트는 물론 하이브 위버스 콘서트 등에서 끊임없이 소환됩니다. 이런 정경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계속 기억해주시며 소환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인이 직접 해줬으면 더 좋았겠지만 본인이 부재이니, 동료분들을 통해 전해지는 음악으로, 또 다음 세대, 다른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힘이 되거나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부터 국내 대중음악계 일변도가 더 심해졌어요. 해철 씨 같은 다양하고 진보적인 음악을 들려준 뮤지션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태지, 윤상 씨 같은 앞서가는 뮤지션들도 해철 씨에게 여전히 존중을 표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보시기엔 신해철 씨의 음악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어느 지점입니까?
"고 신해철의 음악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일상과 인간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철학적 메시지와 개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면서 대중들과 연결을 중요시했고, 그러한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각 곡마다 독특한 감성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런 다채로움이 그의 음악세계에 가장 큰 매력이자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드림어스 답변)
-해철 씨 관련 다양한 제안이 분명 있었을 텐데도 대표님의 행보가 무게감이 있어 더 특별하게 여겨집니다. 해철 씨 이름이 따르는 일들의 부담감이 상당하지요? 일을 진행해나감에 있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고인 생전에는 제가 매니지먼트 쪽 관여를 하지 않았기에, 갑작스러운 고인 연관 권리 보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시는 반면, 권리를 뺏어가거나 무단으로 취득하려는 사례도 왕왕 일어나, 투명하고 합법적 절차에 따른 일 진행을 중시하게 됐습니다."
-뮤지션 신해철 씨를 기억해나가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고인이 평소 전하려던 메시지나 용기… 같은 게 있어서가 아닐지… 조심스럽게 의견 내어봅니다…"
-해철 씨가 없는 10년 동안 대표님의 삶을 보면서 해철 씨가 가장 칭찬해줄 만한 일은 무엇일까요?
"아이들과 웃으며 열심히 지냈습니다."
-우문 같지만 해철 씨가 계속 살아계셨으면 어떤 남편, 어떤 아빠였을까요?
"'내일 행복하려고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면, 그 불행한 오늘이 쭉 이어져서 결국 평생 행복한 날은 오지 않는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행복하고, 또 다음날 맞이한 오늘이 행복하고, 이게 이어져서 행복한 거다.' 이런 얘길 해주는 아빠, 딸바보 아빠, 중2병 아들과 게임도 같이하고 진심으로 같이 싸우는 아빠, 전세계 역사를 정말 재미나게 썰 풀어주는 아빠, 음악이나 토론에 관심 갖는 걸 보면 신나게 꿀팁 던져주는 아빠, 엄마는 내 거니까 이제 돌려달라고 하는 아빠 겸 남편이 됐을 것 같습니다."
-시기마다 다를 거 같은데, 요즘 가장 많이 들은 해철 씨 곡은 무엇입니까?
"시기마다 다른 거 맞습니다!^^ 요즘은 '잇츠 올라이트(It's allright)'를 많이 듣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세상살이에서 가정법이 가장 의미 없는 일이라지만, 가을이 되면 신선한 음악과 따끔한 일침의 고인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해철 씨가 하셨던 말씀 중 요즘 가장 생각나는 게 있다면요. 그가 가장 그리울 때는 언제입니까?
"내가 결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건 '행복'이라고 하셨던 말씀이 가장 생각납니다. '사람들이 각자 이뤄야 할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라 태어난 것 만으로 미션을 다 한 것이고, 살아가는 인생은 보너스 게임인 거다'라는 설명을 하셨던 시기에 집에서 하시던 말씀이라서요… 가장 그리울 때는… 자녀들 얼굴을 바라볼 때, 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