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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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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랩을 하니 너무 행복해서 암에 걸린 사실을 숨겼습니다."

평균 연령 85세의 8인조 칠곡군 할매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의 서무석(87) 할머니가 래퍼로 활동하기 위해 암 투병을 숨긴 것이 알려졌다.

14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서 할머니는 지난해 8월부터 래퍼로 활동하던 중 몸에 이상 증상을 느껴 지난 1월 대학병원에서 림프종 혈액암 3기와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다.

시한부 3개월 판정도 할머니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의사가 예측한 3개월을 넘어 9개월간 래퍼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암이 폐로 전이돼 의식이 혼미한 상태다.

서 할머니는 암 투병이 알려지면 '수니와칠공주'에서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할 것 같아 가족을 제외하고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매주 화·목요일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경로당에서 연습에 매진하는 등 마지막 남은 열정을 새까맣게 불태워가며 무대에 섰다.

각종 방송과 정부 정책 영상은 물론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보훈 아너스 클럽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최근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정 가득한 공연을 펼치며 '한글주간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어머님의 건강이 걱정돼 래퍼 활동을 만류했으나, 마치 아이처럼 기뻐하며 너무나 행복해하는 모습에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의 장녀 전경숙(65)씨는 "랩을 하시면서 웃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말릴 수가 없었다. 지난 주말 몸져누워 있는 상황에서도 함께 랩을 하는 할머니들과 선생님 등 누구에게도 암 투병을 알리지 말라고 하실 만큼 랩에 진심이셨다"고 전했다.

서 할머니의 입원 소식이 알려지자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니와칠공주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위문품을 보내며 "다시 만나 랩을 하기로 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건강을 회복해 꼭 다시 뵙게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원조 할매래퍼 배우 김영옥씨는 "만나서 랩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렇게 누워계시면 안 된다"며 "하루빨리 병상을 박차고 나와 그토록 좋아하는 랩을 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수니와칠공주 구성원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수니와칠공주는 지난해 8월 칠곡군 지천면에 사는 할머니들이 모여 결성한 최고령 래퍼그룹이다.

주요 외신까지 주목하며 대기업 광고와 정책홍보에도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hs64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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