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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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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이른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적잖은 연예인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가수 임영웅과 그룹 아스트로 멤버 겸 배우 차은우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치 무관심 행보를 보이면서 "한국인 자격이 없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가수 이승환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에 "돌아오는 토요일에는 (윤 대통령이) 꼭 탄핵 되길 바란다"며 시민단체 '촛불행동'에 1213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황동혁 감독은 같은 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에서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보며 분노했다며 "탄핵이든 하야 등 최대한 빨리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져서 행복하고 축복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되돌려줬으면 한다"고 했다.
영화감독 박찬욱과 봉준호, 배우 문소리 등 3007명의 영화인 및 81개 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퇴진 요구 영화인 일동'은 지난 8일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구속하라!'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존립에 가장 위험한 존재는 윤석열이다. 대통령 직무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다. 신속하게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욱 감독은 한 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 "탄핵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더 참여를 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배우 고현정·고민시·고아성·한예리·신소율·가수 이채연·그룹 스테이씨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와 달리 임영웅과 차은우는 비상계엄 상황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이 사태가 자신과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는 반응으로 빈축을 샀다.
임영웅은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 게시물로 인해 입방아에 올랐다. 해당 게시물을 보면, 한 팬이 임영웅에게 "이 시국에 뭐하냐"고 DM을 보내자 임영웅은 "뭐요"라고 답했다.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 앞서 계엄령 겪은 나잇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니냐"고 재차 묻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받아쳤다.
대화 내용을 두고 일부 팬은 "임영웅의 답변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영웅을 '포천시 홍보대사직에서 해촉하라'는 민원이 제기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반대편에선 "왜 임영웅에게 정치적인 행위를 강요하냐"는 반응과 함께 DM 게시물이 가짜·조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임영웅 측이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제 임영웅이 보낸 메시지가 맞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고 있다. 일부 팬은 "돈 좀 벌더니 배가 불렀냐"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차은우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진행되던 지난 7일 오후 8시께 소셜미디어에 보그 화보 여러 장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일부 팬은 "나라 생각 좀 하고 살자" "중차대한 시간에 개인 홍보라니"라고 지적했다. 한편에선 "연예인이 자기 일 하는 건데 그걸 가지고 왜 그러냐" "연예인도 극한직업이다. 왜 밥도 먹지 말라고 하지"라고 맞서는 목소리도 나왔다.
두 사람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선 "위중한 상황에서 불필요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지난 9일 방송된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계엄 사태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자유가 없는 채 생활할 수 있었을 뻔한 사태"라며 "거기에 대해서 '제가 정치인인가요?' '왜 거기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런 태도는 시민 기초 소양이 부족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발언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자기는 빠져나가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면, 어렵게 어렵게 현재까지 한국의 역사를 만들어 온 한국인의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36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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