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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029355




괴물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여진구가 한계 없는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휩쓸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괴물’ 13회에서는 선택의 기로에 선 한주원(여진구 분)의 딜레마가 그려졌다. 아버지 한기환(최진호 분)을 향한 이동식(신하균 분)의 합리적 의심은 한주원을 혼란에 빠뜨렸다. 걷잡을 수 없이 덮쳐오는 혼란 속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날을 세우는 한주원의 고뇌를 깊이 있게 그려낸 여진구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박정제(최대훈 분)가 떠난 지하실에선 이동식과 한주원의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이유연(문주연 분)을 죽였다는 박정제의 자백에는 결정적 오류가 있었다. 사망 당시 이유연이 달려오는 차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는 사체 검식 결과와 달리, 박정제는 ‘쓰러져 있던’ 이유연을 차로 쳤다는 것. 여기에 이동식은 한기환과 도해원(길해연 분), 이창진(허성태 분)의 내밀한 관계를 의심했고 조길구(손상구 분)에게 감정서 바꿔치기를 지시한 배경에 한기환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21년 전 사건을 이례적으로 급하게 종결시킨 사람 역시, 한주원의 아버지 한기환이었다.

한주원은 믿을 수 없었다. 박정제와 도해원을 향해 겨누던 의심의 화살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되돌아왔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박정제를 돌려보낸 사실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 이동식의 멱살을 잡은 채 “당신 진짜 제정신이야? 당신은 미쳤어. 완전히 미친놈이야”라고 분노를 터뜨리는 한주원. 이에 이동식은 “나는 한주원을 믿어도 되나? 진실을 알게 되어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라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그를 혼란에 빠트렸다. 그리고 한주원은 “나는 당신을 믿지 않아. 나는 한기환을 믿지 않아. 나는 나도 믿지 않아. 나는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믿든가 말든가 나하곤 상관없는 일이야”라는 싸늘한 대답만 남긴 채 사라졌다.

한기환은 경찰청장 확정이 유력했다. 한주원은 축하 인사 대신 도해원과 정철문(정규수 분)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아버지가 혼자 조심하신대도 사람은, 머리 검은 짐승은 마음대로 안 되는 법이죠. 청문회, 괜찮으시겠어요?”라고 최후의 경고를 날렸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림뿐이었다. 그런 한주원에게 이동식은 “만약에 당신 아버지가 내 동생 사망에 관련이 있으면 말야, 한 경위는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었고, 두 사람은 거대한 진실을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 가운데 한주원은 자신의 인터뷰를 위해 찾아온 기자에게 경찰의 금품 수수 의혹을 제보하겠다며, 기사는 청문회 직전에 보내줄 것을 제안했다. 한주원의 거침없는 결단에 이동식은 잘 생각하라 당부했지만 “저는 ‘경위 한주원’입니다”라는 그의 대답에선 확고한 의지가 전해졌다.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당일, 한주원의 계획대로 한기환의 금품 수수 방조 의혹을 제기하는 단독 기사가 공개되자 현장이 술렁였다. 하지만 한기환은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 질문 세례가 쏟아졌지만, 미리 준비된 답변은 완벽했다. 교묘히 위기를 빠져나간 그 순간, 이동식이 청문회장에 나타났다. 그는 한주원을 이금화(차청화 분) 살인 사건에 대한 직권 남용 및 방조 혐의로 긴급 체포하며 청문회장을 발칵 뒤집었다. “무슨 짓입니까?”라고 묻는 한주원의 당황한 기색도 잠시,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죠, 한주원 경위”라는 이동식과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날 한주원은 예기치 못한 선택으로 파격 행보를 이어나갔다. 아버지 한기환이 이유연 사건과 연루된 정황들이 그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여진구는 의심과 믿음의 갈래에서 복잡하게 흔들리는 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한주원의 감정에 오롯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믿음보단 진실을, 가족이 아닌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소신 있는 직진은 열띤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특유의 올곧은 눈빛과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한주원의 서사를 완벽하게 빚어낸 여진구. 마지막 순간까지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할 그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괴물’ 14회는 3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제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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