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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973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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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끝내 수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통화옵션계약 키코(KIKO)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올해 국회 국정감사는 끝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코와 관련한 이번 국감의 가장 큰 수확은 ‘가격정보’에 관한 이 회장의 증언이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업들에게 키코를 판매하며 “(키코 옵션의)가격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65조는 키코와 같은 파생상품을 판매할 때는 가격정보를 제공해야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2005년에 공기업과 외국계은행 지점 간에 파생상품 거래에서 대형 손실이 났기 때문에 생긴 조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산업은행은 가격 정보를 기업들에게 밝히지 않았고 결국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윤석헌 금융위원장은 23일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규정상 위반”라고 판단했다. 기업이 키코에 가입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핵심 요소인 가격정보 제공이 누락된 것은 산업은행 측의 ‘설명의 의무’ 위반이며 불완전판매라고 본 것이다. 이 회장이 “가격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불완전판매라고 인정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윤 원장을 비롯해 정무위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가격정보를 제시했다, 안 했다 하는 게 핵심은 아니라고 본다”며 가격정보 이슈의 중요성을 뭉갰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논리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존하고 있지만 가격정보와 관련된 이 판결의 내용은 대법원의 오판임이 이번 국감에서 누차 지적됐다. 대법원이 A를 B로 오해했다면 그것이 오해임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끝까지 A는 B라고 고집해야 할 것인가. 우리 사회는 대법원의 판단을 깊이 존중하되 때로는 그 판단이 불완전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기계적으로 대법원의 판단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오류가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데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어떻게 키코 사태의 오류를 바로잡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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