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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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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예상했다. KIEP는 주요 선진국 간 성장세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상반기에 예상했던 전망치인 3.2% 대비 0.2% 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영국, 중국, 인도, 아세안,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국을 포함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종전 대비 0.1%p 상향 조정한 3.1%를 제시했다. 미국의 강한 성장과 인도, 아세안 국가들의 성장세를 고려한 수치다.

KIEP는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전망에선 ▲세계경제 전망 ▲국제금융시장 및 국제상품시장 ▲선진국 경제 ▲신흥국 경제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 중 관세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주요국이 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제약적인 금리 수준으로 인해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고 고부채 문제가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에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화되는 트럼피즘에 글로벌 주요국 성장세 희비 엇갈려

KIEP는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한 것과 관련해 '강화되는 트럼피즘, 심화되는 성장격차'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렸다.

내년도 세계 경제는 코로나 이전인 2015~2019년 평균 경제성장률 3.4% 대비 0.4%p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의 경제성장률도 미국(0.4%), 유로지역(0.7%), 중국(3.6%), 인도(0.1%), 아세안(0.4%) 등의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봤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의 상대적 성장 우위가 지속되면서 유로지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간 성장세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미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1%로 예상했다. 종전 예상치 대비 0.4%p 증가한 수치다.

KIEP는 미국의 관세인상, 세제 개편 등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정책 방향 전환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감세 조치가 빠르게 시행된다는 전제하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지역은 1.3%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독일 0.8%, 프랑스 0.9%, 이탈리아 0.9%, 스페인 2.2% 등이다. 유로지역의 주요 국가들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0.1~0.7%p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은 수출 감소 및 기업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기저효과, 차세대 산업 부문의 투자 증가, 새내각의 경제정책 등으로 인해 종전 예상치와 동일한 1.0%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대중제재 현실화시 中 경제성장률 0.4%↓ 인도는 0.3%↑

주요 신흥국들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거리와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차별적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 등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중국의 경우 내수를 지지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을 실시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도입과 대중제재가 현실화되면 종전대비 0.4%p 하락한 4.1%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보호무역주의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공급망 재편, 유가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견고한 성장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KIEP가 예상한 인도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6.8%로 올해 5월 예상한 6.5% 대비 0.3%p 증가했다.

아세안 5개국은 양호한 민간소비, 정부지출, 외국인 투자 등에 힘입어 내년도 4.7% 성장세를 전망했다. 미중 갈등 및 대외 리스크에 따른 영향을 감안해 당초 예상 경제성장률 대비 0.1%p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각각 1.7%, 2.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노동 가용성 생산능력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률의 소폭 하락을 예상했고 브라질은 민간 부문 구매력 향상 및 신산업 정책 효과로 안정된 성장세를 예상했다.


◆국채금리는 변동성 확대된 후 장기적으론 완만한 하락세

KIEP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추진 강도 및 시기에 따라 미국 등 주요국의 국채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국채금리의 변동성 확대 요인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인상, 불법 이민 차단, 감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 등이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경우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고용시장 및 성장세 둔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5년 100bp(1bp=0.01%포인트), 2026년 50bp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추정했다.

KIEP는 유로 지역도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세 둔화를 고려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6월 기준금리를 0.25%p 내렸고 9월과 10월에도 인하해 3.4% 수준으로 낮춘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실질임금 회복 추이 및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최근 국채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실질성장률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 경제의 흐름은 완만하게 둔화되는 방향으로 지속되고 있는데 미 연준이 예상했던 금리 인하보다 기간이 짧아지고 폭도 약화될 것으로 본다"고 점쳤다.

◆국제유가 평균 65~85불 전망…중동 상황 따라 120불 돌파 가능성도

국제유가는 중동리스크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완만한 하향세를 전망했다. 수요 둔화와 함께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생산량 확대 등이 유가를 낮추는 요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도 원유수요 성장률을 올해와 마찬가지로 1% 미만으로 예측했고 공급은 OPEC+의 공급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비OPEC+ 공급이 늘어나면서 2.04%의 성장률과 일평균 120만 배럴의 초과생산을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의 경우 역대 최고치인 일평균 1330만 배럴을 생산하기도 했다. 친환경 에너지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원유 생산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원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중동분쟁이라는 요인을 제외하면 평균 65~85 달러 구간에 머물면서 완만한 하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 분쟁은 변수다. 중동 분쟁이 확대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에 심각한 차질을 빚어지는 경우에는 유가가 100달러 또는 120달러 이상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달러 강세속 원달러 환율 내년 1400원 밑으로 전환 예상

환율은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 추진 기대로 인해 당분간은 강달러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장기적으론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정책 수위 조절, 추가 금리 인하, 대미 무역흑자국에 대한 환율 압박으로 약세 전환을 전망했다.

주요국 통화 대미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2024년 하반기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 엔화 강세, 미국 국채금리 하락' 등의 이유로 약세를 유지하다가 10월 초 미국의 양호한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기준금리 속도 둔화 기대로 강세로 전환됐다.

향후엔 미국이 경기 둔화 우려를 낮추기 위해 정책 수위 및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측 인사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 무역불균형 완화를 위해 강달러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도 약세 전환의 근거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고환율을 보이다가 미국의 정책 수위 조절 및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국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환율 안정 요인이다.

정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1기에도 강달러 현상이 나타났지만 2017년에 환율조작국 이슈를 들고 나온 이후 달러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약세로 급격하게 떨어졌다"며 "정책이 완전하게 세팅되기 전인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달러 움직임이 지속될 수 있지만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환율 압박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400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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