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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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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정진형 기자 = "철도 부지만으로 선(線)형 계획을 하는 것보다 인근 조차장, CY부지를 충분히 활용한 면(面) 단위 계획을 하면 사업성이 나옵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차량사업소 옥상. 점점이 구름이 흩어진 하늘 아래 어지러이 얽힌 철로가 쭉 뻗어있었다.
17개 철도가 지나는 부산역 조차장의 일반철도 기능은 인근 부전역으로 이전하며, 남은 고속철도 위에는 인공지반(덱)을 씌운다는 게 하치덕 부산시 철도시설과장의 설명이다. 부산역 사업지 폭은 최소 27m에서 최대 84m에 달한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경부선 도심구간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선도사업 현장이 공개됐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경부선 '부산진역~부산역', 대전 '대전조차장역', 안산선 '초지역~중앙역' 등 3개 사업을 선도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부산의 경우 부산진역~부산역 구간 2.8㎞ 외에 인접한 부산역 조차장부터 부산진CY 31만7000㎡ 구간 철도부지를 시설 이전을 통해 확보, 통합개발할 계획이다.
사업기간은 2027년부터 2036년까지로, 총사업비는 1조8184억원으로, 이중 철도지하화에 6841억원, 철도부지 개발에 1조1342억원이 들어간다.
'철도 지하화'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과 달리 지상을 지나는 철도는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인공지반을 씌워 부지를 확보한다는 게 부산시와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6만6524㎡, 축구장 9.3개 넓이 공간이 마련된다.
이와 관련, 유삼술 국토부 철도지하화통합개발기획단장은 "철도는 지하 진입과 진출을 급격하게 할 수 없어 굉장히 긴 공간을 확보해야 해, 이렇게 할 경우 사업성이 굉장히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목적은 철도를 지하로 넣는 게 아니라 도심 통과로 인한 단절과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 그 방식은 철도를 지하로 넣는 것 외에도 외국처럼 덱으로 상부를 씌워 개발하는 것도 있다"며 "지하화란 단어 자체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해외에도 철도 위에 인공지반을 조성해 복합개발을 한 사례가 많다. 미국 허드슨야드, 프랑스 리브고슈, 일본 신주쿠 복합터미널이 대표적이다. 부산시의 경우 덱을 씌운 부지에는 공원 등 녹지와 청년임대,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는 복안이다.
하 과장은 "덱 상부에 어떤 시설을 만들어 상부 하중이 어느정도 올라가느냐에 따라 기둥의 면적이나 슬라브 폭이 달라지게 된다"며 "주상복합 등 사업성을 높이는 개발은 덱으로 조성된 구간의 옆에 확보한 부지를 활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찾은 부산진역사 옥상에서 내려다본 부산역CY는 색색깔의 컨테이너가 3층 높이로 쌓여 있었다. CY는 부산항을 통해 운송되거나 해외로 나가는 화물이 집하되는 장소다. 철도 지하화와 함께 CY가 이전되면 단절된 부산 도심도 연결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당초 지난 2019년부터 CY를 비롯한 부산역 일대 철도 시설을 재배치해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해왔다. 이러던 중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제정으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선도사업지인 부산진역~부산역 구간이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지와 가까워 두 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부산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내년(2026년)까지 완료하고 주민 또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 청취,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등 관련 행정절차를 이행해나갈 계획이다.
부산시는 "경부선 도심구간 노선의 철도시설 지하화로 단절된 도심을 연결할 것"이라며 "상부 공간은 복합개발을 통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면서 지역균형발전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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