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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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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박은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다음(8월) 회의부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7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현재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두 달이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5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의 견실한 회복세가 지속할 수 있도록 당분간은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이라는 표현이 없는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현재의) 그런 상황을 보면 '당분간'이라는 표현은 안 쓰는 것이 낫겠다는 논의가 오늘 금통위에서 있었다"며 "이에 따라 문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이 가시화되자 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그해 5월 0.50%로 추가 인하한 뒤 7월, 8월, 10월, 11월과 올해 1월, 2월, 4월, 5월에 이어 이번까지 아홉번째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 4차유행 본격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감안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은 아니었다. 금통위원 1명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고승범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수의견을 낸) 위원 입장에서 보면 경제상황을 전혀 모르고 오늘 소수의견을 낸 게 아니다"며 "한은 조사국 전망을 토대로 해서 소위 금통위가 금융안정에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금리정상화의 당위성에 기초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자산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의 누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과도하게 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가계빚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2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021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41조6000억원 늘었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폭은 200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하는 것은 부채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라며 "경제 주체의 수익추구행위가 상당히 과도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과도한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는 시급히 해소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연시킬 것이 아니다"며 "빨리 개선해나가는 노력을 보이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통화정책 방향도 그걸 중시해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오늘 금통위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위원들이 사실상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될 때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 상반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보였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현재 주택가격을 평가해 보면 상당히 고평가되어있다고 판단한다"며 "임대료 기준, 수익측면에서 봐도 과거의 장기 평균치와 비교해 보면 소위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은 상당히 높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의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있고, 주택가격을 낮추는 압력이 혼재되어있다"며 "현재 경제주체들 사이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강하게 형성돼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5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감염병 전개양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백신접종 확대 등에 따른 소비개선세 강화, 국내외 추가 경기부양책 등은 상방 리스크로, 감염병 확산 지속에 따른 소비개선 지연, 일부 제조업의 생산 차질 지속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으나, 금년 중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4%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 보고 있다"며 "물론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감염병 전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은게 사실이지만, 방역조치 효과가 점차 나타난다면 코로나 확산이 성장흐름에 크게 영향 줄 정도는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본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확산기 때와는 달리 대규모 백신 접종이 예정돼 있고, 백신의 중증 방지 효과가 상당히 입증돼 있다"며 "그런 영향으로 경제 주체의 감염병에 대한 학습효과가 높아졌다. 어떻게 보면 수출과 투자가 지금까지 회복세를 상당히 뒷받침했는데 이런 견조한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경기 활성화 대책도 틀림없이 일정부분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조정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그는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완화기조를 너무 오랫동안 끌고 간다면 소위 금융불균형 누적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커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중앙은행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며 "언제 할지 속도를 어떻게 할지는 경제 상황이나 코로나 상황을 점검하면서 주의를 기울여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것과 관련해서 이 총재는 "코로나19 전개상황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방역당국의 전망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보고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금리를 무조건 올리겠다는 타임테이블을 정해놓은 게 아니다"고 부연했다.

또 이 총재는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코로나 백신접종이 확대되면 진정되지 않을까 싶다"며 "코로나가 진정된다면 소비가 곧바로 회복되고, 경제활동이 원활히 돌아간다면 (금리인상을) 늦출 수 없다. 코로나가 그런 식으로 전개된다면 연내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라고 하는 게 경제 흐름을 보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연내 무조건 금리를 올리겠다는 시간표를 짜놓고 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추진 중인 5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생각도 밝혔다.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모든 재정정책이 그렇지만, 재난지원금도 기본적으로 재원이 한정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코로나 상황이 지금 1년 반이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분명히 피해입은 계층이 있고, 부가 늘어난 계층도 병존해 있다. 재정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피해입은 계층에 대해 중점적으로 지원하는게 설득력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silverline@newsis.com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0715_0001514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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