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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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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김주희 기자 = 삼성 라이온즈 김윤수(25)의 출현은 그야말로 '깜짝 등장'이었다. 불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나, 마운드에서 역투를 펼칠 때 모두 그랬다.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김윤수는 "친구들에게 영상이 많이 오더라. 화제가 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삼성은 13일 대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7-4로 쫓기던 7회 2사 1, 2루 오스틴 딘 타석에서 구원 투수 김윤수를 호출했다. 6회까지 7-1로 넉넉한 리드를 유지하다 수비 실책 등으로 3점을 헌납해 위기에 몰려있던 때였다.

삼성 벤치에서는 불펜에 설치된 전화를 통해 네 번째 투수 김윤수의 등판을 지시했다. 그러나 관중들의 큰 함성 소리에 묻혀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

이에 투수 김태훈이 전달 내용이 확인하듯 김윤수의 멱살아 잡아 불펜 밖으로 끄집어내 다시 의사소통을 했다. 김윤수도 손을 번쩍 들어 자신이 맞는지를 확인받은 뒤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는 좀처럼 보기 드문 등판 장면인 탓에 큰 화제가 됐다. 김윤수는 "다행히 몸은 풀고 있어서 문제는 없었다"며 웃었다.

깜짝 등장으로 눈길을 모았던 김윤수는 곧바로 놀라운 구위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시속 152㎞의 한복판 초구 직구로 헛스윙을 끌어낸 김윤수는 2구째를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아 넣었다. 이어 3구째 바깥쪽 직구로 다시 오스틴의 방망이를 끌어내 3구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LG의 추격을 차단한 이날의 승부처였다. 김윤수가 위기를 막아내며 삼성은 1차전을 10-4로 이겼다.



"올 시즌 처음으로 중요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잘 막으니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이 있더라"며 웃은 김윤수는 "앞으로 중요한 상황이 오면 어떻게든 막아서 그 짜릿한 느낌을 계속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윤수가 한 구, 한 구를 던질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정도였다. 김윤수는 "자신감도 더 붙더라. 더 좋은 공을 던져야 겠더라"며 웃었다.

워낙 결정적인 삼진을 잡아낸 터라 평소보다 더 크게 포효하기도 했다. "흥분해서 그런 것 같다. 원래 그런 걸 잘 안하는데 중요한 경기다 보니 그렇게 나왔다. 앞으로 중요한 상황이 생기면 아마 세리머니를 할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김윤수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7월 팀에 복귀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9승 4패 평균자책점 2.85로 좋았지만, 팀 합류 후 1군에서 4경기 5⅓이닝 6실점으로 고전했다.

그는 "제대하고 오니 처음엔 긴장이 많이 되더라. 그러다 보니 밸런스도 흐트러지고, 성적도 안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도 확신할 수 없었다. 김윤수는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그래도 후반에는 좀 회복한 모습을 보여드려 운좋게 발탁됐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윤수는 현재 우리 불펜 투수 중 구위가 제일 좋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포스트시즌에서 김윤수가 핵심 투수로 중용될 수 있다.

김윤수는 "시즌 때처럼 긴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내 것만 잘 준비하면 1차전처럼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덜 긴장하고,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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