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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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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선정 오정우 기자 = 한밤중 강남 도로에서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낮 12시부터 1시20분께까지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오후 1시23분께 수갑을 찬 채 법원을 나선 김씨는 "혐의를 어떻게 소명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멈춰 서서 "죄송하다. 반성하겠다"며 짧게 대답한 후 다시 이동했다.

이어 "매니저한테 직접 증거인멸을 부탁했는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 안 한 이유가 있는지" "소주 3병 마셨다는 진술이 나왔는데 정확히 그날 몇 잔을 마신 건지" 등 질문에는 모두 "죄송하다"란 답변으로 일관했다.

심사에 앞서 11시께 법원에 도착했을 때도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이유가 무엇인가" "공연을 강행한 이유는 뭔가" "공연 때문에 구속 심사 연기를 신청했나" 등 취재진의 사건 관련 질문에 김씨는 죄송하다는 말로 일관했다. 출석부터 심사 종료까지 '죄송하다'는 답변만 총 10차례 반복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광득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심사는 오전 11시30분에, 본부장 전모씨에 대한 심사는 오전 11시45분에 시작됐다. 이들은 1시간 가량 심문을 받은 뒤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임일수)는 지난 22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김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에게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에게는 범인도피 교사,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 9일 밤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 매니저는 김씨의 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김씨 옷으로 갈아입고 자기가 운전한 것이라며 허위 자백을 했다.

이를 의심한 경찰이 사실을 추궁하면서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드러났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대표는 자신이 김씨의 운전 사실을 숨기고자 매니저에게 허위자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김씨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인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훼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토대로 소속사가 이번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보고 소속사 관계자들을 입건해 조사해 왔다.

한편 당시 김씨는 사고 직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매니저와 연락한 뒤 경기도에 있는 한 호텔에 잠적했다. 이후 음주 측정이 어려운 17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씨 측은 사고 이후 김씨의 유흥주점 출입 등 의혹이 커지자 "술잔을 입에 댔을 뿐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동선이 공개되며 음주 정황이 짙어지자 지난 19일 거짓말을 인정하며 음주했다고 고백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3시간가량 조사했다. 이날 경찰은 김씨의 음주 경위, 음주량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동석자, 주변인 진술, 영상 자료 등을 통해 파악한 김씨의 음주량과 김씨 진술에는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직접 집에서 나와 비틀거리며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는 CCTV 영상을 확인했으며, 아울러 유흥주점 직원, 술자리 동석자 등으로부터 김씨가 혼자서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씨 측은 당시 만취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때까지 파악된 정황을 토대로 김씨 등의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담당 검사가 이례적으로 송치 전 단계 사건의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해 의견서를 제출하고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 frie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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