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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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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 품 없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누군가를 위해서 남겨두겠소 ♪♬"
입추가 지났으나, 여전히 뜨거운 여름밤이던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잔디마당. 그룹 사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이 팀의 대표곡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을 부르자 어느새 땅거미가 진 뒤 찾아온 밤공기에서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최정훈의 후반부 팔세토 보컬 음파가 귓가까지 살랑거리며 날라와 땀방울을 덜어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잔나비의 유산은 그런데 볼품이 뛰어났다. 최근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등 청춘을 대표하는 국내 상징적인 밴드가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잔나비를 알아본 이들 중 하나가 EBS '스페이스 공감'이었다. 2016년 10월 잔나비의 첫 정규 앨범 '몽키 호텔(MONKEY HOTEL)'(2016) 발매를 기념해 이들은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올랐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은 당시에도 불렀던 곡이다.
최정훈은 '스페이스 공감' 20주년을 기념한 이날 공연에서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덕분에 공감이 저희를 알아봐 주셨고 그 덕분에 이 자리에서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게 됐다"며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인디 밴드인 저희는 2016년 '공감' 출연 전 너무 떨려서 잠을 설쳤다. 그랬던 저희가 '공감' 20주년 기념 공연까지 함께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잔나비의 정규 2집 '전설'(2019)은 '스페이스 공감'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음악전문가 11인과 함께 뽑은 '스페이스 공감 선정 -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포함됐다.
박정용 선정위원(벨로주 대표)은 "이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끝내주는 라이브를 하는 팀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었고, 소문대로 잔나비의 라이브는 대단했다. 그리고 라이브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그들에게 이 앨범은 날개가 됐다. 무엇보다 전곡이 고른 완성도를 가진 '앨범'"이라고 들었다.
박 위원의 말마따나 잔나비의 라이브는 이날도 대단했다. '더 시크릿 오브 하드록'으로 시작한 이날 잔나비 무대는 '투게더'를 거쳐 팬덤 '잔팬'과 밀고 당기기가 일품인 '사랑하긴 했었나요'에서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기타 김도형을 위해 최정훈과 팬들은 "김도형" 이름을 거듭 연호하기도 했다. 김도형은 "이 맛에 밴드를 한다"며 평소와 다름 없는 기타 연주를 들려줬다.
잔나비는 이날 노들섬 야경과 딱 맞아 떨어지는 '밤의 공원'을 비롯 '꿈나라 별나라' '정글' '시 유어 아이즈(see your eyes)'를 연이어 들려주며 화끈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잔나비에 앞서 공연한 모던록 밴드 '브로콜리너마저'(브너)와 사이키델릭 록밴드 '서울전자음악단'(서전음)의 라이브도 관객들을 사로잡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6시 매미의 울창한 울음소리를 배경을 삼아 '춤'으로 공연을 시작한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들은 더운 여름날의 안식과도 같았다. 특히 '요즘 애들' 등 내달 발매 예정이라는 정규 4집 수록곡들을 미리 들려줘 호응을 얻었다.
브로콜리너마저는 '스페이스 공감 선정 -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정규 1집 '보편적인 노래'(2008)와 정규 2집 '졸업'(2010) 두 장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이 밴드는 스페이스 공감의 주요 프로그램인 '헬로 루키'엔 함께 하지 못했었다. 브로콜리너마저 베이스·보컬 덕원은 "저희는 헬로 루키, 대학가요제는 물론 여러 가요제에서 탈락했던 팀이에요. 그럼 의미에서 '공감' '헬로루키'가 열려 있는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한국 록음악의 대부'인 신중현의 둘째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이 이끄는 연주력이 일품인 팀이다. 이날도 들려준 '고스트 라이터스(Ghost Writers)'로 올해 2월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노래를 받는 등 여전히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규 2집 '라이프 이스 스트레인지(Life Is Strange)'가 '스페이스 공감 선정 -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꼽혔다.
이날 '따라가면 좋겠네'로 자신들의 공연 문을 열었는데 후주의 드럼 강대희, 베이스 김엘리사의 티키타카 연주가 마치 신들린 듯했다. 신윤철이 몸 담았던 70년대 복고 사운드의 펑크 밴드 '원더버드' 시절의 '옛날 사람'은 노들섬을 로큰롤 파티 현장으로 치환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서로 다른'을 마지막곡으로 들려줬다. 매미 소리와 절묘한 화음을 이루며 여름날 저녁의 근사한 사이키델릭 정경을 선사했다.
브로콜리너마저·서울전자음악단·잔나비 세 팀으로 묶은 이날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공연은 2000년대 20년의 음악 역사를 압축한 기록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자연스레 2000년대 음악 풍경의 서술이 됐고, 우리 인디 음악의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톺아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세 팀의 공통된 특질 중 하나는 낭만이다. 각각 애틋하고 그립고 아련한 무엇인가를 선사한다. 우리가 왜 음악을 기억하고 기록해나가야 하는지 증거들이다.
이날까지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무료로 열리는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전시 '20:04-20:24' 또한 2004년 개관한 이래 한국 대중음악을 성실히 기록한 레코더(RECORD:er)였던 '스페이스 공감'의 이름에 걸맞은 현장이다.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끊임없이 시도되고 탄생한 2000년부터 한국 대중음악의 반짝이던 지난 20년을 '위 아 스페이스 레코더(We are SPACE RECORD:er)라는 슬로건 아래 기록한 흔적이다.
그간 록, 팝, 재즈, 클래식, 힙합, 국악 등 장르와 관계없이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부터 신인 뮤지션까지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올랐다. 스페이스 공감이 '한국 대중음악의 성실한 목격자이자 기록자'로 통하는 이유다.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뮤지션 등용문 프로젝트 '헬로루키'는 장기하와 얼굴들, 데이브레이크, 설(SURL), 국카스텐, 실리카겔 등 내로라하는 인디스타를 발굴했다.
이번 전시에선 이런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연 배너와 4개의 주제(거장·루키(Rookie)·내한·추모)로 엮은 무대·이야기들이 소개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인 싱어송라이터 정재일의 앳된 모습이 반가운 배너 등 귀중한 기록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잔나비 팬이라는 대학생 김영서 씨는 "잔나비는 비교적 최근에 좋아하게 됐는데 알고리즘 덕분에 '스페이스 공감' 출연도 알게 됐고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좋았다. 작년 인디 신의 중요한 플랫폼인 네이버 문화재단 온스테이지가 서비스를 종료해 아쉬웠는데 '스페이스 공감'은 오래 오래 방송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정원 '스페이스 공감' PD는 "이번에 20주년 기념 공연과 전시를 준비하면서 ’스페이스 공감‘이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느꼈다"고 했다.
지난 2주 동안 열린 전시회는 제작진과 인턴들이 돌아가며 현장을 지켰는데 오랜만에 관객들을 실제로 만나 반갑고 좋았다고 했다. 특히 "시청률 등 방송국의 데이터상에서는 좀처럼 확인되기 어려웠던 젋은 관객분들이 이토록 오래된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공감하고 즐겨주시는 것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황 PD는 무엇보다 "공감 20주년 공연이라며 선뜻 기쁜 마음으로 출연해주신 아티스트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이 대단한 프로그램은 저희 제작진뿐만 아니라 '공감이니까'라며 늘 선뜻 출연해주신 수많은 아티스트분들, 그리고 먼거리임에도, 늦은 방송시간대임에도 '공감이니까' 와주시고 봐주셨던 수많은 관객과 시청자분들이 함께 이뤄낸 20년의 역사"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연은 정말 멋진 20:24(20시 24분)이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하며 우리 대중음악을 성실히 기록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공연과 전시는 EBS와 서울문화재단의 협업물이기도 하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달 노들섬에서 '문화예술 바캉스'를 펼치는데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공연은 '케이컬처 특별주간'에 포함됐다. 서울문화재단, EBS 같은 공공영역의 기관이 힘을 모아 예술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역사가 쌓인 예술 현장이 한번 더 멋지게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것이다. EBS와 서울문화재단은 지난달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공동기획·제작 및 홍보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날 노들섬 공연 현장은 추후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방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입추가 지났으나, 여전히 뜨거운 여름밤이던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잔디마당. 그룹 사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이 팀의 대표곡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을 부르자 어느새 땅거미가 진 뒤 찾아온 밤공기에서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최정훈의 후반부 팔세토 보컬 음파가 귓가까지 살랑거리며 날라와 땀방울을 덜어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잔나비의 유산은 그런데 볼품이 뛰어났다. 최근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등 청춘을 대표하는 국내 상징적인 밴드가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잔나비를 알아본 이들 중 하나가 EBS '스페이스 공감'이었다. 2016년 10월 잔나비의 첫 정규 앨범 '몽키 호텔(MONKEY HOTEL)'(2016) 발매를 기념해 이들은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올랐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은 당시에도 불렀던 곡이다.
최정훈은 '스페이스 공감' 20주년을 기념한 이날 공연에서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덕분에 공감이 저희를 알아봐 주셨고 그 덕분에 이 자리에서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게 됐다"며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인디 밴드인 저희는 2016년 '공감' 출연 전 너무 떨려서 잠을 설쳤다. 그랬던 저희가 '공감' 20주년 기념 공연까지 함께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잔나비의 정규 2집 '전설'(2019)은 '스페이스 공감'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음악전문가 11인과 함께 뽑은 '스페이스 공감 선정 -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포함됐다.
박정용 선정위원(벨로주 대표)은 "이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끝내주는 라이브를 하는 팀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었고, 소문대로 잔나비의 라이브는 대단했다. 그리고 라이브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그들에게 이 앨범은 날개가 됐다. 무엇보다 전곡이 고른 완성도를 가진 '앨범'"이라고 들었다.
박 위원의 말마따나 잔나비의 라이브는 이날도 대단했다. '더 시크릿 오브 하드록'으로 시작한 이날 잔나비 무대는 '투게더'를 거쳐 팬덤 '잔팬'과 밀고 당기기가 일품인 '사랑하긴 했었나요'에서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기타 김도형을 위해 최정훈과 팬들은 "김도형" 이름을 거듭 연호하기도 했다. 김도형은 "이 맛에 밴드를 한다"며 평소와 다름 없는 기타 연주를 들려줬다.
잔나비는 이날 노들섬 야경과 딱 맞아 떨어지는 '밤의 공원'을 비롯 '꿈나라 별나라' '정글' '시 유어 아이즈(see your eyes)'를 연이어 들려주며 화끈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잔나비에 앞서 공연한 모던록 밴드 '브로콜리너마저'(브너)와 사이키델릭 록밴드 '서울전자음악단'(서전음)의 라이브도 관객들을 사로잡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6시 매미의 울창한 울음소리를 배경을 삼아 '춤'으로 공연을 시작한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들은 더운 여름날의 안식과도 같았다. 특히 '요즘 애들' 등 내달 발매 예정이라는 정규 4집 수록곡들을 미리 들려줘 호응을 얻었다.
브로콜리너마저는 '스페이스 공감 선정 -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정규 1집 '보편적인 노래'(2008)와 정규 2집 '졸업'(2010) 두 장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이 밴드는 스페이스 공감의 주요 프로그램인 '헬로 루키'엔 함께 하지 못했었다. 브로콜리너마저 베이스·보컬 덕원은 "저희는 헬로 루키, 대학가요제는 물론 여러 가요제에서 탈락했던 팀이에요. 그럼 의미에서 '공감' '헬로루키'가 열려 있는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한국 록음악의 대부'인 신중현의 둘째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이 이끄는 연주력이 일품인 팀이다. 이날도 들려준 '고스트 라이터스(Ghost Writers)'로 올해 2월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노래를 받는 등 여전히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규 2집 '라이프 이스 스트레인지(Life Is Strange)'가 '스페이스 공감 선정 -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꼽혔다.
이날 '따라가면 좋겠네'로 자신들의 공연 문을 열었는데 후주의 드럼 강대희, 베이스 김엘리사의 티키타카 연주가 마치 신들린 듯했다. 신윤철이 몸 담았던 70년대 복고 사운드의 펑크 밴드 '원더버드' 시절의 '옛날 사람'은 노들섬을 로큰롤 파티 현장으로 치환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서로 다른'을 마지막곡으로 들려줬다. 매미 소리와 절묘한 화음을 이루며 여름날 저녁의 근사한 사이키델릭 정경을 선사했다.
브로콜리너마저·서울전자음악단·잔나비 세 팀으로 묶은 이날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공연은 2000년대 20년의 음악 역사를 압축한 기록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자연스레 2000년대 음악 풍경의 서술이 됐고, 우리 인디 음악의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톺아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세 팀의 공통된 특질 중 하나는 낭만이다. 각각 애틋하고 그립고 아련한 무엇인가를 선사한다. 우리가 왜 음악을 기억하고 기록해나가야 하는지 증거들이다.
이날까지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무료로 열리는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전시 '20:04-20:24' 또한 2004년 개관한 이래 한국 대중음악을 성실히 기록한 레코더(RECORD:er)였던 '스페이스 공감'의 이름에 걸맞은 현장이다.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끊임없이 시도되고 탄생한 2000년부터 한국 대중음악의 반짝이던 지난 20년을 '위 아 스페이스 레코더(We are SPACE RECORD:er)라는 슬로건 아래 기록한 흔적이다.
그간 록, 팝, 재즈, 클래식, 힙합, 국악 등 장르와 관계없이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부터 신인 뮤지션까지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올랐다. 스페이스 공감이 '한국 대중음악의 성실한 목격자이자 기록자'로 통하는 이유다.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뮤지션 등용문 프로젝트 '헬로루키'는 장기하와 얼굴들, 데이브레이크, 설(SURL), 국카스텐, 실리카겔 등 내로라하는 인디스타를 발굴했다.
이번 전시에선 이런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연 배너와 4개의 주제(거장·루키(Rookie)·내한·추모)로 엮은 무대·이야기들이 소개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인 싱어송라이터 정재일의 앳된 모습이 반가운 배너 등 귀중한 기록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잔나비 팬이라는 대학생 김영서 씨는 "잔나비는 비교적 최근에 좋아하게 됐는데 알고리즘 덕분에 '스페이스 공감' 출연도 알게 됐고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좋았다. 작년 인디 신의 중요한 플랫폼인 네이버 문화재단 온스테이지가 서비스를 종료해 아쉬웠는데 '스페이스 공감'은 오래 오래 방송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정원 '스페이스 공감' PD는 "이번에 20주년 기념 공연과 전시를 준비하면서 ’스페이스 공감‘이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느꼈다"고 했다.
지난 2주 동안 열린 전시회는 제작진과 인턴들이 돌아가며 현장을 지켰는데 오랜만에 관객들을 실제로 만나 반갑고 좋았다고 했다. 특히 "시청률 등 방송국의 데이터상에서는 좀처럼 확인되기 어려웠던 젋은 관객분들이 이토록 오래된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공감하고 즐겨주시는 것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황 PD는 무엇보다 "공감 20주년 공연이라며 선뜻 기쁜 마음으로 출연해주신 아티스트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이 대단한 프로그램은 저희 제작진뿐만 아니라 '공감이니까'라며 늘 선뜻 출연해주신 수많은 아티스트분들, 그리고 먼거리임에도, 늦은 방송시간대임에도 '공감이니까' 와주시고 봐주셨던 수많은 관객과 시청자분들이 함께 이뤄낸 20년의 역사"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연은 정말 멋진 20:24(20시 24분)이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하며 우리 대중음악을 성실히 기록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공연과 전시는 EBS와 서울문화재단의 협업물이기도 하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달 노들섬에서 '문화예술 바캉스'를 펼치는데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공연은 '케이컬처 특별주간'에 포함됐다. 서울문화재단, EBS 같은 공공영역의 기관이 힘을 모아 예술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역사가 쌓인 예술 현장이 한번 더 멋지게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것이다. EBS와 서울문화재단은 지난달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공동기획·제작 및 홍보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날 노들섬 공연 현장은 추후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방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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